신문 연재글 59

당신의 똥에는 장미향내가 나요

[門열면 밝은 世上]당신의 똥에는 장미향내가 나요 통융스님 대경일보 승인 2018.10.30 21:14 '당신의 똥에는 장미향 내가나요.' 그의 아내는 암으로 죽었다. 투병 이년하고도 삼십팔일 만에 내가 문상을 갔을 때 텅 빈 빈소에는 몇 송이 국화꽃과 그의 눈물만 장맛비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오가는 생사가 뭣이 대수겠습니까! 만 우리 만남이 너무 짧아서요. 둘 다 험난한 전생을 접고 뒤늦게 재혼한지 4년 째, 이제 겨우 사랑 꽃을 피우려는데……. 절절이 울부짖는 수사슴의 곡성이 질펀한 빈소 안은 슬픈 인생 극을 보는 무대였다. ''당신 똥에는 장미 향내가 나네.'' 아내가 피똥을 싸놓은 것을 치우면서 혹여 아내가 부끄러워 할까봐 어떤 날은 ''오늘은 재스민 향내가 나 여보!'' 그러면 아내도 화안하게 ..

신문 연재글 2018.03.27

신은 어디에 있는가? 지금 그대 발밑을 조고각하(照顧脚下)하여 살펴보라.

[門열면 밝은 世上] 신은 어디에 있는가? 지금 그대 발밑을 조고각하(照顧脚下) 살펴보라 통융스님 대경일보 승인 2017.11.26 20:51 "주님의 발아래 / 묵묵히 오체투지 공양(供養)하던 저 늙은 수행자는 / 한 평생 하늘을 모르고 살아도 온전한 神 !" (소승의 졸시 ‘신’) 새 신발에 밀려나 버려..

신문 연재글 2017.09.29

자연은 가장 훌륭한 경전이다.

자연은 가장 훌륭한 경전이며 스승이다 봄이 왔다. 봄꽃들은 경계 없이 피고 들녘 자연의 경전이 겨울 책장을 넘기고 있다. 가만히 봄 햇살에 기대 봄의 말씀에 귀를 열어보라. 모진 추운 겨울을 견디며 인내한 봄 싹들이 쑥쑥 입을 열고 한 소식들 전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가장 수지맞는 행운이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이라고. 그 어느 경전보다, 그 어떤 스승보다 치우침 없는 자연을 가까이 하라고 하지 않는가. 사람 사는 세상 이야기들이 아무리 복잡하고 탐진치(貪嗔痴)심으로 시끄러워도 자연은 때와 장소 어떤 상황에서든 항상하며 만물을 평등하게 나타낸다. 그러한 자연 속에서는 모두가 평화로워 진다. 그리고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자유와 지혜의 깨달음으로 나아..

신문 연재글 2017.03.05

스스로 그러함(自然)으로 살고 있는가!

스스로 그러함(自然)으로 살고 있는가! 문열면 밝은 세상 - 통융스님 오랜만에 찾아온 법우와 차를 한 잔 했다. 자연(自然), 스스로 그러함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벗이 “스님은 스스로 늘 자연처럼 그러한 마음을 느끼며 사십니까?”라고 질문을 했다. 마침 그분의 잔이 비어서 차를 한 잔 따라 드리며 "차 한 잔 드시지요!" 하니 그 분은 내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른 듯 차를 마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 연 차 맛은 어떻습니까?” 질문을 던졌다. 조금 망설이는가 싶더니 찻잔을 내려놓으며 차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 했다. 그분은 차에 해박한 지식을 갖춘 분이라 설명 또한 맛을 느낄 정도로 논리가 있었다. 지금 저에게 차 맛에 대한 설명을 잘 하셨습니다만 차 맛을 ..

신문 연재글 2017.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