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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내가 아니고 우리인가? ...소설 연재. 초고 12

불교는 무엇입니까? 불교(佛敎)는 부처님이 깨달은 진리를 공부하고 깨달아 자비를 나눔 하는 종교다. 불법(佛法)은 부처님의 가르침이나 진리(法, dhamma)인 연기작용인 중도를 말한다. 붓다가 깨달은 진리는 사성제(四聖諦), 팔정도(八正道)라 하며 중도(中道)=연기법(緣起法)이라고도 한다. 붓다는 누구입니까? (도솔래의兜率來儀…. 도솔천에서 내려오다.) 참 진리를 깨달아 불교를 만든 성자를 석가모니, 佛(부처), 붓다(buddha), 세존(世尊) 등의 10가지 호칭으로 부른다. 붓다의 어머니인 마야부인의 태몽은 하얀 코끼리가 그녀의 옆구리를 통해서 자궁 속으로 들어오는 꿈을 꾼다. 전생에 부처님으로 도솔천 내원궁에 계시다가 내려오신 것이다. 언제 어디서 태어났습니까? (비람강생毘藍降生…. 룸비니..

나는 왜 내가 아니고 우리인가? ...소설 연재. 초고 11

일단 출발하면 뒤돌아갈 수 없다. 오직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위빠사나 걷기 명상을 하듯, 발을 들면 드는 것을 알아차리고, 발을 내디디면 나아감을 알아차리고, 놓으면 놓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매 순간 깨어 있어야 한다. 나는 몸을 암벽에 바싹 붙이고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내디뎠다.  몸과 마음이 한곳에 집중되고 몇 걸음 떼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대략 10미터쯤 갔을까. 다행히 암벽의 경사가 완만해지고 돌계단의 폭이 넓어져 발을 디디기가 수월해졌다. 하지만 다리는 후들거렸다. 조금의 여유가 생기자 바위에 몸을 붙이고 잠시 숨을 골랐다. 아직 남은 거리는 10미터가량. 어느 순간부터 뻐꾹새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적막한 산중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위로가 되었다. 다..

카테고리 없음 2025.04.13

나는 왜 내가 아니고 우리인가? ...소설 연재. 초고 10

************ 동굴 벽에 커다란 그림자가 벽화처럼 드리워졌다. 내 움직임에 따라 그림자는 일렁였다. 그 순간, 그림자를 바라보며 이데아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플라톤의 대표적 철학 사상인 ‘이데아(Idea)’. 이데아는 모든 존재와 인식의 원형으로, 변하지 않는 초월적 실재(實在)를 뜻한다. 이는 단순한 관념이나 이념으로는 볼 수 없으며, 오직 순수한 이성(本性)으로만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즉, 내가 지금 존재하는 이 현실이 이데아라면, 빛에 따라 동굴 벽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허상에 불과하다. 그림자는 곧 우리의 감각과 생각이 만들어낸 관념일 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데아인 ‘참된 나’를 보지 못한 채, 감각기관을 통해 인식한 그림자와 같은 허상을 실재라고 착각하며 살아간다.플라톤은 동굴..

카테고리 없음 2025.04.11

나는 왜 내가 아니고 우리인가? ...소설 연재. 초고9

- 2부-계룡도원(鷄龍桃園)> 계룡도원의 만남> 소낙비가 후드득! 후드득! 나뭇잎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바랑을 멘 채 바위에 기대앉았다. 소나기는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이다. 잠시 기다리며 바위 안쪽을 살펴보았다. 그곳에는 한 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정도의 틈이 있었고, 그 사이로 깊은 동굴이 이어져 있었다. 보통 바위굴은 햇빛과 물이 부족해 풀이 자라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동굴 안쪽에는 내 키만 한 수풀이 무성했다. ‘무언가 특별한 곳인가?’ 나는 바랑을 내려두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은 예상보다 깊었고, 안쪽 끝에서 반대편의 빛이 희미하게 보였다. ‘통과할 수 있는 곳인가?’ 천천히 기둥 사이 잡풀을 헤치며 나아갔다. 그러나 동굴 끝에 다다랐을 때, 나는 숨을 삼켰다. 눈앞에는 수십..

나는 왜 내가 아니고 우리인가? ...소설 연재. 초고8

반가사유상의 미소>  오늘 길을 나선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하나는 오랫동안 미뤄왔던 어르신을 찾아 뵙고 확실한 내가 왜 ‘우리’인가를 듣기 위해서다. 다른 하나는 지금까지 내가 공부해 온 것들을 다시 점검하고, 더 깊은 깨달음을 체험하기 위한 구도(求道)의 여정이었다. 신원사를 지나 고왕암까지는 큰 무리 없이 올 수 있었다. 암자에 들러 약수 한 잔을 마시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길을 재촉했다. 그러나 고왕암을 지나자 본격적인 가파른 산길이 펼쳐졌다. 다행히 요즘은 위험한 구간마다 목재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그나마 수월하게 산 고개까지 오를 수 있었다. 천왕봉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에는 군사시설인 레이더 기지가 있어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다. 하지만 내가 가야 할 길은 정해진 등산로가 아니었다. 나..

나는 왜 내가 아니고 우리인가? ...소설 연재. 초고7

노인은 다시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요즘 기후 변화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도 인간의 오만 때문이지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생각으로 자연을 정복하려 하고, 동물을 학대하며, 환경을 파괴한 결과가 지금의 이상기후와 각종 재해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신이 뿌린 씨앗을 돌아보지 않고, 그저 운이 나쁘다고만 하지요. 하지만 인과(因果)의 법칙은 절대 오차가 없습니다. 다만 빠르게 혹은 늦게 나타날 뿐이지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하지만 세상을 보면 온갖 나쁜 짓을 하면서도 부귀영화를 누리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 어르신은 조용히 웃으며 대답했다. “그들은 아마도 과거에 저축해 놓은 복이 있어서 지금 찾아서 쓰느라고, 잘살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나는 왜 내가 아니고 우리인가? ...소설 연재. 초고6

*********** 이 광대한 우주 속에서, 나는 과연 누구인가? 전생이 있다면,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이었을까? 나는 왜 이 세상에 태어났으며,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가? ‘우리’라는 관계는 왜 존재하며, 그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그리고 내생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끝없는 질문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의 사상가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나는 누구인가?’ 를 탐구해 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나의 존재는 무엇인지, 나를 둘러싼 세계는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깊이 고민하게 된다. 이러한 ‘나’를 찾는 질문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러면 이러한 궁금증과 질문은 나만의 사치스러운 생각일까?깊이 사고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철학적 물음..

나는 왜 내가 아니고 우리인가? ...소설 연재. 초고5

*********** 그런데 어르신 말씀처럼 진리는 굳이 찾을 필요가 없다면, 내가 그동안 궁금해하고 찾아왔던 진실은 무엇이란 말인가?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문득 ‘왜 일어난 모든 것이 진리라고 하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노인을 바라보며 다그치듯 다시 물었다. “세상 모든 것이 진리라면, 굳이 진리를 찾을 필요가 없겠네요?” 어르신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요. 이제 답을 아셨네요. 진리는 찾고 자시고 할 것이 없어요. 그냥 바르게 알아차리면 됩니다.” ‘알아차린다’는 말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세상 사람들 누구나 알아차리면서 살고 있지 않은가? 내가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을 계속 궁금해하는 것도 일종의 알아차림이 아닌가? “바르게 알아차린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뭘 알아차려야 한다는 말씀..

나는 왜 내가 아니고 우리인가? ...소설 연재. 초고4

*********** 마음을 다잡고 약재상으로 갔다. 오래된 듯한 여닫이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자, 문에 달린 풍경이 요란하게 울렸다. 약재 냄새가 가득한 가게 안은 서늘하고 어두컴컴했다. "계십니까?" "어서 오세유~" 사십 대쯤 되어 보이는 중년 남성이 특유의 충청도 사투리로 가게 뒤편에서 걸어 나왔다. 몸집보다 머리가 보통 사람의 두 배는 될 만큼 커서 순간 놀랐다. 나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려 옅은 미소를 지었다. "주인장 되십니까?" "그렇게 돼유~" 주인이면 주인이지 ‘그렇게 돼유’는 뭔 뜻인가. 속으로 중얼거리며 다시 물었다. "조금 전에 들어오신 어르신을 좀 뵙고 싶어서 왔습니다." 주인은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의아한 듯 서성이다가 "잠깐 기다리시유, 여쭤보고 올게유."라며 뒷간으로 들어갔..

나는 왜 내가 아니고 우리인가? ...소설 연재 ,초고3

*********** 오늘은 평일이라 그런지 등산객들이 보이지 않았다. 혼자서 호젓하게 흙길을 밟는 기분이 참 좋다. 자연으로 나오면 늘 느끼는 것이지만, 열린 학교로 등교하는 기분이다. 그리고 ‘자연은 펼쳐진 경전’이다. 한순간도 머물지 않고 진실의 책장을 넘기며 생생하게 살아 있는 진리다. 모든 알음알이를 내려놓고 경전 속으로 걸어 들어가 가만히 하나가 되어 보면, 자연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존재하지 않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태어나고 소멸하며, 시작도 끝도 없이 변화하는 인과의 바퀴는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굴러간다. 흐르는 강물을 보며 세월의 무상함을 깨닫고, 수백 년을 도도하게 지켜온 소나무를 보며 인내와 끈기를 배운다. 눈보라의 추위를 견디고 핀 꽃 한 송이가 우주를 깨우는 기적임을 알게 된..

나는 왜 내가 아니고 우리인가? ...소설 연재, 초고2

첫 번째로 기억에 남는 것은 유년 시절, 내 인생의 좌표를 정하는 계기가 되었던 만남이다. 텔레비전에서 본 청소년 범죄 드라마였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늘 말썽을 일으키는 문제 소년과 그를 지도하는 교도관이었다. 문제아는 교도소를 마치 자기 집처럼 드나들었고, 어느 날 교도관은 그를 사무실로 불렀다. 여러 가지 교육적인 훈시를 했지만, 소년은 무반응이었다. 화가 난 교도관은 책상 위의 꽃병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꽃을 봐라. 아무 쓸모없는 들꽃 같지만, 이웃에게 향기와 기쁨을 주는 가치가 있다. 그런데 너는 인간으로 태어나서도 저 꽃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지 않았느냐? 늘 이웃에게 피해를 주고 악취를 풍긴다면, 얼마나 한심한 인생이겠느냐!" 그 문제 소년은 그 순간 마음이 움직였고, 이후 모범수로 생활..

나는 왜 내가 아니고 우리인가? ...소설 연재.초고1

- 제1부 -     대자유를 찾아 만행을 나섰다. 묵직한 바랑을 메고 산길을 오른다. 공주 계룡산이다. 산의 형세가 용의 모습과 닭의 볏 모양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예언서로 유명한 에 등장한 계룡산은 한때 많은 도인이 수행했던 명산인 만큼 계곡이 깊고 산세도 수려하다. 특히 바위가 많은 산이라 산세가 험하고 기운이 좋다고 한다. 나는 계룡산 서남쪽에 있는 천년고찰인 신원사에서 점심을 먹고 길을 나섰다. 신원사는 갑사, 동학사와 함께 계룡산의 3대 사찰이다. 백제 의자왕 651년에 보덕 화상이 세운 사찰로 알려져 있다. 삼국시대부터 한반도 전체 산신들에게 제를 올리던 3곳이 있다. 북쪽에 묘향산은 상악, 남쪽의 지리산은 하악 그리고 가운데 중악은 계룡산 신원사에 있다. 특히 조선 시대에 명성 황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