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산문 보기/일반시 25

화장역(火裝驛)

화장역(火裝驛)  한세상 길다지만 숨한번 끝이외다 꽃단장한 몸뚱어리애착하던 이내마음 그리살자 애원해도저승목자 못피하니 흰 소식 한줌으로 돌아가는 역이외다. 백골난망  찾아봐도이내몸은 어디있소 홍등가 소매자락젖어든 그리움도 뱃고동 소리같이늴리리 로맨스요 이장저장 기웃대다파장하는 장돌뱅이 오셨던곳 다시돌아 그곳으로 가시는길 오는길은 웃음꽃 기는길은 눈물꽃  빈손쥐고 울며왔다빈손펴고 울며가네. 한 세상 그리그래한 숨에 끝나는데 뭐이그리 욕심내어이웃형제 등돌리고 억처스레 재산모아버려두고 가시는고 무지몽매 중생들아죽어봐야 철드는가 살아생전 부모효도자비이웃 공덕쌓소. 인연따라 일어났다인연따라 흩어지는 중도진리 공부하고부지런히 수행하소. 이세상의 참진리는그누구도 거역못해 오욕칠정 내지말고마음비워 살아가며 이내목숨 누..

꽃 속엔 그리움이 숨어있다.

꽃 속엔 그리움이 숨어있다.  누가 내게 물었다.어떤 꽃을 좋아하냐고 순간도 주저 없이나는 목백일홍이라고 했다. 그 꽃만 피면 한 가슴 설레는 그리움에 온 몸에 사리가 들 듯 꽃 몸살을 한다고  가장 아름다운 내 정열이 숨어 있는 꽃  지워지지 않는  싱그런 참마음이 서성인다고 했다. '그대 고운 미소는 향그런 바람'이라는 노랫말처럼그리움이란 깨어 있는 지금이 아름다움일까. 늘 그날이 지금인 둣 붉게 피는 꽃바람 속으로 달려가고 싶다고  번진다 미소

이비자의 노래

ㅡ 이비자의 노래 ㅡ낮 밤이 바뀌어춤추는 섬이 있다고온 세상 사람들이구경오는 곳이라고 한다.그래서 밤은 홍등의 축제가아니라 폭풍의 도가니라며한 번쯤 신명이 발동하면기어이 오고야 만다는 섬데스바르다 에너지 볼텍스가 있어서 그럴까.지중해 남쪽 작은 섬이비자에는오늘도 넘치는  추억이산호처럼 쌓인다고 한다. * 스페인의 남쪽 지중해의 작은 휴양지의 섬. 세계의 유명인들이 모인다.데스바르다의 에너지 볼텍스(세계21 곳의 지자기장이 강한 곳 중에 하나)가 숨어 있는 곳

올라! 바르셀로나

ㅡ 올라! 바르셀로나 ㅡ 사람과 시간의 역사가 숨쉬는 듯 바르셀로나에가우디가 서서 비를 맞고 있다.이방인들에게 투우처럼돌진하는 담블라 거리 구일공원 가우디의자에 앉아 피카소가 구상한 게르니카를 알겠다.오! 성령의 빛으로 104년 동안 생각을 다듬고 있는 성가족 성당시간을 꺾어 놓은 달리그 때 만든 코카콜라 로고가 지금도도전과 환희 슬픔의 만행을느끼게하는 개선문 너머살아있네.성성한 눈빛 도시그라시아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를 방문하면서 *20세기 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태어나고 자란 곳. 그가 104년전에 설계하고 시공한 성가족성당은 지금도 공사 중이다.  초현실주의자 살바도르 달리(1909-1989)가 활동한 곳

사보나의 빛

ㅡ사보나의 빛ㅡ진짜야.지금도 그렇게지중해는 파랗게물드린 청춘이란 말이야.반짝이는 해빛과 별빛에기억이 너무 투명하게 쌓여진 거라서그럼긴 역사들은모든 빛를 품었기에아름다운거라지.미지의 꿈을  희망으로 만든 콜롬보스가성경하며 잠든 이 곳지금도진주빛 향기가 춤을 추고플렌탈레탑 위로떠오르는아침의 해가 참 맑다.물길의 시작과 끝인사보나여!* 이탈리아의 작은 해양도시로 12세기에 번성하였다. 콜롬보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출항한 항구이며 말년을 보냄.프렌탈레탑 ㅡ당시의 유럽의 해양을 탐험하려는 탐험가들이 모이던 광장에 세워진 탑.사보나대성당인 씨스티나성당이 유명하다.

체팔루

ㅡ 체팔루 ㅡ알파치노가 반기는대부의 도시팔레르모항에 내리면영화 시네마 천국의 마을 체팔루를갈 수 있다.토토가 뛰어놀던 작은 해변마을뒤에 큰 바위산이 도올하게 서 있고수 백년 전에 세워진 건물들 사이로필름처럼 이어진 좁은 골목 세트장이된 거리마다주인공이 된 여행배우들이독립 영화를 찍는다. 헐리우드 같은세기의 호기심들이 이름 모를 바닷가 작은 시골 마을을 밀물처럼 점령하고 간다. 아버지와 그 아이들이지중해 바람에 기대어자유롭게 고기잡고평화롭게 살던 천국은...  *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팔레르모(마피아의 본거지) 항구에서 가까운  영화의 도시 체팔루는 씨네마 천국의 영화로 유명해 지면서 세계유네스코 등제된 작은 어촌마을이다.

빈센트 반 고흐 ㅡ아를에는 고흐가 없다ㅡ

빈센트 반 고흐     ㅡ 아를에는 고흐가 없다 ㅡ그를 만나러 지중해 건너삼나무 숲길을 지나 아를에 왔다.만나서 그의 골똘한 눈빛 마주보면 뭐라고 할까?질문까지 준비했다.왜그리도 작은 캠퍼스에모두의 영혼을 설레게 담을 수 있었냐고.론강에 비친 노란 별빛과해바라기를 어떻게 만난냐고.밀밭 사이로 함께 걷던 까마귀와 테라스의 정원은 어디에 있냐고. 그런데 천리향 덩굴로 닫힌 창문사방으로 들어선 회색 건물 사이 기웃대며 고흐를 찾아 걷던 생각이 답했다. 아를에는 고흐가 없다.점심 때 들은 조지 식당점원의 흰 웃음만 그래도 다행인 건그가 수용된 정신병원에쉼 없는 분수와 붉은 꽃들을 만났으니. *빈센트 반 고흐가 마지막 생을 보내면서 그림 활동을 했던 프랑스 남부 아를 마을을 갔다.

봄 꽃 같은 사람

봄 꽃 같은 사람오늘 아침에 눈을 뜨면서 문득사람이 그리웠어요.봄꽃처럼가슴 설레게 하는 사람늘그렇게한 가슴 가득하게 다가오는 사람내 모든 것을 말해도허물이 되지 않는 그런 사람생각만 해도가슴 따스하게 느껴지고향기로운 추억들로 가득한 사람이생의 인연들 속에 정말그런 소중한사람이내게그런 사람이있었을까.그런사람이 보고 싶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고마운그 사람에게 어제 산행하면서몰래 꺾어온봄꽃 향기를 보내고 싶다고.그랬어요.

박헌목 헌시

생 불 28 -직녀성(織女星)에- 직녀성 칠월에남도에서 나뭇잎 하나 가져왔다는 신부(新婦)는나뭇잎 갈아 만든 색감으로남도 바람 그리라 하더이 밤새워 파도와 이야기 나누며소주 몇 잔 건넸다는 그하얀 파도무늬 달고 있는 조개비도 몇 개바지 주머니에서 건져내더라. 늘 마르지 않는 시를 삼키던 신부는서성거리는 사람들 눈빛이 싫어마실 떠나고 싶다며이자도 없는 만원돈 빌려 떠나가더라. 퍼덕퍼덕 소리내는 나뭇잎들송정리 백사장에 쏟아내는 별을 주우러 간다고소금 내음새 배어난 아이들 웃음 있는남도땅이 그립다며 깜깜한 절벽을 쪼아대는 까치들과붉은 입술 위 떠밀려 가는 직녀성에떠난다고 하더이. 덧말> 박 시인이 98년 『주변인과 시』에 ‘송정리’를 발표할 때 함께 발표한 졸시다.그해 여름 시에 취한 신부는 송정리에서 택시를..

새해 아침에 기도

♡ 새해 아침에 기도 ♡ 그날이 늘 오늘 같이 고요가 잠든 새벽을 깨우는 종을 칩니다. 새벽을 쓰는 것은 무명에서 벗어나 진리를 마주하는 것이듯 종소리에 깨어난 밝음이 어둠을 밟고 새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오늘이 경자년 새해 첫 날! 온 누리에 지혜와 자비광명이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나와 인연된 모든 당신들 이웃과 더불어 함께 하는 뭇 생명들까지 경자년 새해는 모두가 함께 화평하고 행복하길 소원하며 뜻하는 모는 일들이 소원 성취하시길 기도합니다. 또한 병고와 시련으로 아파하는 몸과 마음에는 건강과 희망으로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한 번 쯤 자비의 마음을 낼 수 있게 기도합니다. 한 마음 여여한 사랑으로 기도합니다. 늘 지금! 알아차리며 깨어 있는 주인공으로 참 삶을 살아가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ㅡ..

화장역(火葬驛)

화장역(火葬驛)     돌아가시는 길이외다.  이 장 저 장 기웃거리다 파장하고빈손 들고 가는 장돌뱅이 역이외다. 3등 열차 타고굴을 지나 간이역 코스모스 길막걸리 같은 시간들철커덕 철커덕 저물녘에 도착한 역이외다. 참말로 한세상 길다지만 한숨이 끝이외다. 한 줌 골탄 난망 그 속 뒤져도그리 애착하던 이내 몸은 어디 있소. 탐진치 꽃단장한 몸뚱어리흰 소식 한 줌으로 돌아가는 역이외다  빈손 쥐고 울며 왔다빈손 펴고 울며 가는 그리그리 살다저리저리 가는 길이 외다.

"당신의 똥에는 장미 향내가 나네"

"당신의 똥에는 장미향내가 나네" 그의 아내는 암으로 죽었다. 투병 이년하고도 삼십팔일 만에 내가 문상을 갔을 때 텅 빈 빈소에는 몇 송이 국화 꽃과 그의 눈물만 장맛비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오가는 생사가 뭣이 대수겠습니까! 만 우리 만남이 너무 짧아서요. 둘 다 험난한 전생을 접고 뒤늦게 재혼한지 4년 째, 이제 겨우 사랑꽃을 피우려는데... 절절이 울부짓는 수사슴의 곡성이 질펀한 빈소안은 슬픈 인생극을 보는 무대였다. ''당신 똥에는 장미 향내가 나네'' 아내가 피똥을 싸놓은 것을 치우 면서 혹여 아내가 부끄러워 할까봐 어떤 날은 ''오늘은 쟈스민 향내가 나 여보!'' 그러면 아내도 화안하게 웃으며 내 마음을 안아 줬다고 또 어떤 날은 아내가 똥을 누는 시간에 맞춰 그가 밥을 먹었다고 그런 그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