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산문 보기/일반시 25

비가흥(雨歌興)

비가흥(雨歌興) 문 밖이 소란스럽다. 밤 새 양철지붕 위에서 한바탕 난타공연이 펼쳐진다. 잠 못 이룬 관객이 나 혼자, 아니야! 가뭄에 속 탄 마음들이 있지 가로수 마음 농부 마음 샘 마음 산 들 마음 강 마음 열대야 마음 가뭄 마음까지 흥이 나는 거지 두두물물(頭頭物物) 온 마음들이 흥을 흔건히 적시는 거지 그렇게 비심(雨心) 공양에 열린 문(門)이 흥!

난리다

난리다  봄비가 내리니 난리다.어제만 해도 대전은 가뭄으로 난리더니 퇴미공원 벚꽃들이 난리다.비바람에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갑천 도랑물은 불어 청개구리알들도떠 내려가네, 어쩌지  클났네!  서울 청와대 주인도감방에 갔다는데 온 나라가 나리다.    벚꽃 확, 하늘을 덥었다.분홍치마 밑에서 숙덕 거리는 걸 보면봄은 봄 인겨, 그렇게 흥분된 발자욱들과 태극기들이화전놀이를 하는 건가아니야, 꿈 인겨!  고향 밤  산비탈 작은 마실에밤이되면 다닥다닥 반디불이 켜진다.다랭이 논 들길에 개구리들이 짝찾는 합창 까막까막  진등산에 걸린 초승달이 가면긴 밤새 소낙비 같이 쏟아지는 별빛들 추억의 마음이 가물거리는  그 곳고향의 밤.

야단법석

야단법석  하늘 별山 일주문을 들어서니 삼신할멈 삼태三台의 석가탑으로 앉아 화엄세상 열고   황금 가사장삼 수한 다보탑 노옹은  도올하게 팔만장경 펼치며 옹골찬 법문 한마디!  천년을 함께 걸어온  범종 소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고?' 허허 저리 계곡물 산새들 산빛 허리춤에 기웃대는 구름까지 귀동냥에 한 소식들 인데 어찌 그대는 無...    *야단법석(野壇法席): 야단(野壇)이란 야외에 세운 단이란 뜻이고, 법석(法席)은 불법을 펴는 자리 라는 뜻이다. 즉, 야외에 자리를 마련하여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자리 라는 뜻이다. 부처님이 영취산에서 법화경(法華經)을 설법했을 때 수 천명의 사람이 모이다 보니 질서가 없고 어수선하여 쓰게 된 말인데, 경황이 없고 시끌벅적한 상태를 가리켜 비유적으로 쓰이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