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다
봄비가 내리니 난리다.
어제만 해도 대전은 가뭄으로 난리더니
퇴미공원 벚꽃들이 난리다.
비바람에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갑천 도랑물은 불어 청개구리알들도
떠 내려가네, 어쩌지
클났네! 서울 청와대 주인도
감방에 갔다는데
온 나라가 나리다.
벚꽃
확, 하늘을 덥었다.
분홍치마 밑에서 숙덕 거리는 걸 보면
봄은 봄 인겨,
그렇게 흥분된 발자욱들과 태극기들이
화전놀이를 하는 건가
아니야,
꿈 인겨!
고향 밤
산비탈 작은 마실에
밤이되면 다닥다닥 반디불이 켜진다.
다랭이 논 들길에 개구리들이 짝찾는 합창
까막까막 진등산에 걸린 초승달이 가면
긴 밤새 소낙비 같이 쏟아지는 별빛들
추억의 마음이 가물거리는 그 곳
고향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