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부-계룡도원(鷄龍桃園)> 계룡도원의 만남> 소낙비가 후드득! 후드득! 나뭇잎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바랑을 멘 채 바위에 기대앉았다. 소나기는 오래 머물지 않을 것이다. 잠시 기다리며 바위 안쪽을 살펴보았다. 그곳에는 한 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정도의 틈이 있었고, 그 사이로 깊은 동굴이 이어져 있었다. 보통 바위굴은 햇빛과 물이 부족해 풀이 자라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동굴 안쪽에는 내 키만 한 수풀이 무성했다. ‘무언가 특별한 곳인가?’ 나는 바랑을 내려두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은 예상보다 깊었고, 안쪽 끝에서 반대편의 빛이 희미하게 보였다. ‘통과할 수 있는 곳인가?’ 천천히 기둥 사이 잡풀을 헤치며 나아갔다. 그러나 동굴 끝에 다다랐을 때, 나는 숨을 삼켰다. 눈앞에는 수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