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역(火葬驛)
돌아가시는 길이외다.
이 장 저 장 기웃거리다 파장하고
빈손 들고 가는 장돌뱅이 역이외다.
3등 열차 타고
굴을 지나 간이역 코스모스 길
막걸리 같은 시간들
철커덕 철커덕 저물녘에 도착한 역이외다.
참말로 한세상 길다지만 한숨이 끝이외다.
한 줌 골탄 난망 그 속 뒤져도
그리 애착하던 이내 몸은 어디 있소.
탐진치 꽃단장한 몸뚱어리
흰 소식 한 줌으로 돌아가는 역이외다
빈손 쥐고 울며 왔다
빈손 펴고 울며 가는
그리그리 살다
저리저리 가는 길이 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