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산문 보기/일반시

화장역(火葬驛)

통융 2017. 8. 11. 09:43

화장역(火葬驛)

    

 

돌아가시는 길이외다.

 

이 장 저 장 기웃거리다 파장하고

빈손 들고 가는 장돌뱅이 역이외다.

 

3등 열차 타고

굴을 지나 간이역 코스모스 길

막걸리 같은 시간들

철커덕 철커덕 저물녘에 도착한 역이외다.

 

참말로 한세상 길다지만 한숨이 끝이외다.

 

한 줌 골탄 난망 그 속 뒤져도

그리 애착하던 이내 몸은 어디 있소.

 

탐진치 꽃단장한 몸뚱어리

흰 소식 한 줌으로 돌아가는 역이외다

 

빈손 쥐고 울며 왔다

빈손 펴고 울며 가는

 

그리그리 살다

저리저리 가는 길이 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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