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글

한 방울의 물이 영원한 마르지 않는 진리의 스승이다.

통융 2016. 12. 6. 08:38

한 방울의 물이 영원히 마르지 않는 진리의 스승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신다.

잠자는 동안 많이 소모된 수분을 보충하고 밤새 몸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여 혈액 순환을 돕는다. 또한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속 쓰림과 신장결석 등 독소를 배출해 주는 효과까지 있다고 한다.

이렇듯 마신 한 잔의 물이 1초당 1,866km를 달려서 우리 몸의 총 핏줄 112000km1분에 돌아서 내 몸에 피와 살이 된다. 현대 과학으로는 아직까지 몸 속 물의 여행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물의 고마움과 존재를 기억해 보자.

컵에 담기기 전에 이 한잔 물은 정수기에 수돗물이다. 그 수돗물은 수도관을 통해서 정수장을 거쳐 식수 댐에서 왔다.

댐에 담긴 물은 각 상류의 산과들에서 내린 빗물이 모여서 강과 하천을 흘러들어 왔다. 한 편으로는 내 몸에서 나간 대변이나 오줌이다. 그 오물이 변기에 버려지고 다시 하수구를 통해 정화조나 하수종합처리장을 거쳐 강으로 흘러들어가 댐에 담긴다.

 

대지를 적시며 내린 빗물들은 저 멀리 북극이나 수 천 년을 간직한 바이칼 깊은 호수에서 왔거나, 혹은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이름 모를 초원에서 왔다. 대서양의 태풍이 구름들을 몰고 와 식수 댐에 눈비로 내려 담긴 물이기도 하다.

 

이런 물의 기억들이 모여서 오늘 내가 마신 물 한 잔 속에 담겼다. 시공을 초월해서 다시 돌고 돌아 내 입으로 들어와 기적 같은 피돌기로 내 몸을 살리고 있는 것이다. 이 지구별 위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도 이와 같이 물을 섭취하고 버리는 순환연기(循環緣起, circulation interdependent arising )로 공생공존 한다.

 

또한 물이 바다에 있으면 바닷물이 되고 강에 있으면 강물이 되고 수도관에서 나오면 수돗물이 된다. 이렇듯 물의 본성은 본래 변하지 않지만 어떤 환경과 조건에 따라서 이름을 달리하는 것처럼 내가 살면서 먹고 입고 잠자고 생활하는 그 어느 것 하나라도 물의 이치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

저 들판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돌멩이 하나 까지도 그 어느 때는 내가 그들 이었을 것이고 지금은 그들이 내가 되어 있으니 말이다.

 

결국 ''라는 존재는 우주 전체의 나인 '한 몸 한 생명'인 법화(法華)의 운명공동체임을 안다.

 

우리가 이러한 진리를 가슴 깊이 깨닫게 되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달라진다.

개인적인 지식과 논리로 세상을 분석하고 말로써 설명하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안목과 통찰로 깨어서 성성하게 된다.

스스로 바른 수용을 통해 상대에 대한 감사와 존경으로 자신을 낮추어 행동하며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사랑과 자비심을 실천하게 된다.  

목마른 자에게는 물을 주고 배고픈 자에게 밥을 나누며 병들고 아픈 자에게는 위로와 치료를 제공해 준다. 그것이 타인에게 봉사와 희사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나에게 나눔 한다는 이치를 아는 것이다.

 

우리는 물 한 잔 속에 우주 법계가 다 들어 있음을 알아차릴 때 물이 영원히 마르지 않는 진리를 일깨워주는 스승임을 깨닫는다.

그 한 방울의 물에게 진리의 길을 물어보라!

위 없이 바르고 평등한 바른 깨침[無上正等正覺]으로 회향하는 것을 안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