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나 답게' 살고 있는가!
[문열면 밝은 세상]통융스님
- 대경일보
- 승인 2016.12.18 20:47
내 생의 마지막이
저 아궁이 안에
장작처럼 따스함을 주려나. -장작2-
소승의 졸시다. 추운 연말이 되면 가끔 장작불 같은 따스한 소식이 들린다. 한 평생을 시장노점에서 어렵게 모은 돈을 불우한 이웃을 위해 조건 없이 선뜻 희사하는 생불들의 소식을 만난다. 요즘같이 참담하고 서글픈 때에 중생들한테 얼마나 귀한 감로수 같은 법문이 아닌가.
나라의 대통령이 탄핵소추를 당하고 그와 인연된 일부 사람들과 위정자들이 직위와 권력을 남용해서 개인의 사리사욕을 챙긴 비리들이 드러났는데도 거짓말과 남 탓으로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그들과 너무나 비교되는 삶이 아닌가.
“인생은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바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며
‘너 자신을 알라’고 했던 소크라테스는 불합리적인 죄목으로 사약을 받으면서 까지도 당당하게 자신에게 거짓 없는 삶을 바르게 살다간 참인이다.
우리 인간은 사고하는 인식의 동물이다.
그러다보니 누구나 어떤 어려운 상황이 부딪치면 그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고 풀어갈 것인지를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럴 때 그 사람의 인격이 나타나고 됨됨이를 가름 할 수 있다.
‘처음처럼’이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일을 자신의 약속과 신의를 지키며 처음과 끝이 분명하고 한결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이해득실을 따져서 위선과 권모술수로 시작과 끝이 다른 사람들이 있다. 오직 자신의 이기와 안위만을 위해서는 약속이나 신뢰도 저버리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하고 변명하는 속된말로 뒤통수 때리는 사람들이다.
특히 위정자나 사회의 지도자가 신의를 갖추지 못하고 한 입으로 두 말하는 위선자들이 있다면 그들을 믿고 따르는 사람이나 국민들이 불행해 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임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왜 우리 사회에서 도덕성과 신의가 상실되고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자들이 팽배하고 있을까?
우리나라 같이 신자본주의 사회에서 급속한 경제성장에 비해 정신문화가 동반 성장하지 못한 부조화로 인한 후유증일 것이다. 남들보다는 부자가 되어야 하고 더 많은 학식과 더 좋은 직장과 더 높은 명예를 누려야 한다는 우월주의, 지나친 경쟁에서 오는 일등주의와 패권주의, 남들보다 빨리 출세해서 권세를 누려야한다는 권력주의 등이 역기능적 사회현상인 것이다.
참된 인성(人性)의 덕목을 갖추지 못한 자들이 개인의 욕망을 성취하려는 의욕이 앞서게 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온갖 갑질의 만용을 부리고 권력과 힘을 이용한 비리와 부조리를 범하게 된다.
또한 인권과 자유 의지를 방패막이로 앞세워 자신들의 집단이기의 목적을 쟁취하려고 민주사회의 정의와 질서를 파괴하며 각종 범죄를 일으키기도 한다.
대학(大學)에 보면 ‘격물치지(格物致知) 성의정심(誠意正心)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라는 말이 있다. 사물의 이치를 극진하게 터득하면 모든 생각과 마음이 참되고 그 후에 행동이 바르며 집안과 나라가 편안하게 다스려진다고 했다.
격물(格物)의 이치(理致)를 안다는 것은 우리가 인간으로 살면서 가장 근본이 되는 참된 진리를 바르게 앎이다.
즉 ‘너 자신을 알라’는 것이며 ‘내가 누구인가?’를 깨닫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가? 내가 우주의 모든 에너지와 하나가 되어 숨 쉬며 지금 깨어서 행동하는 존재(本性), 모든 만물이 나와 동등한 존재(無相), 나의 본성은 본래 늘 머문바 없이 머무는 지혜의 존재(無主)이다.
이러한 도리(道理)가 바탕이 되면 이웃을 나와 같이 바라보게 되고 개인적인 탐욕이나 어리석음이 없어진다. 오직 이웃을 위해서 봉사하고 나눔하는 자비와 사랑으로 충만한 위대한 ‘나’라는 존재(妙有)가 된다.
그러한 내가 ‘오직 할뿐!’으로 행하는 삶이 바르게 ‘나 답게’ 사는 진리이다.
참 진리는 말씀이나 말법으로 세상을 구제하려는 교당이나 법당에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성성하게 살아있는 각자의 삶의 현장이 교당이며 법당이고, 일하는 모든 것이 이웃을 위해 온 몸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그들이 예수이고 부처가 아니겠는가.
과연 나는 장작처럼 온 몸을 태워서 불사를 하고 자비 행을 실천하고 있는지, 먹물 옷 입고 모습만 내고 앉아서 성직이니 수행자라는 기득권을 챙기는 귀족이 되어 있지 않는지를 반조해 본다.
또한 우리 모두 각자가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스스로 ‘나 답게’ 살고 있는지를 참구 해 보자…….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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