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융스님
우리민족은 수 천 년 내려오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민족의 자랑스러운 효사상이 있다. 선조들은 족보를 만들어 가문을 중시하고 선대의 얼을 기리며 제사를 지내고 추도를 하도록 했던 것이 우리 고유의 효사상과 선비정신을 이은 정신문화로 민족성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문화나 가풍이 훈습 되고 면면히 이어오는 가운데 조상과 부모에 대한 효 뿐 만 아니라 이웃 어른들에게도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며 집안과 형제간에 질서가 만들어지고 사랑과 우애를 나눔 하는 사회가 되었던 것이다.
유명한 사회학자인 아놀드 토인비(1889~1975)는 “한국이 인류 문명에 기여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는 효 사상이다”라고 말하며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으로 갈 때 지구에서 한 가지를 가지고 간다면 한국의 효 사상을 가져가겠다.”고 했다.
또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게리 베커 교수는 ‘한국인은 전통적인 대가족 제도와 효(孝)사상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앞으로 이 두 가지를 잃어버린다면 한국의 재도약은 어려울 것이다.’ 고 말 했듯이 우리 민족 DNA속에 자자손손 조상으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문화와 예절의 보배가 있었기에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두뇌의 민족이 되었고 세계10대 경제 부국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사회가 변해도 조상 없이 내가 존재 할 수 없고 그 조상이 나이기도 하지만 내 자식이기 때문에 조상을 예경하고 모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요즘은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부모는 자식을 죽이는 참극이 벌어지고 가족 형제간에 우애는커녕 원수가 되어있는 집안들을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왜 이러한 효의 근본이 깨어지고 가족과 형제간에 갈등으로 우리 사회가 멍들어가고 있는가,
이는 핵가족사회와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해 삶의 가치관이 바뀌고 사회집단의식의 변화가 문제라고들 한다.
소승은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우리의 전통 예절문화 단절과 서양 종교를 신앙하는 사람들의 '제사와 절'에 대한 바르지 못한 가치의식의 문제라고 본다. 우리의 전통예절 문화경시현상이 조상과 부모에 대한 효의 근본을 무너뜨리고 가족과 형제간에 화목을 저해하는 큰 원인 이라고 본다.
소승이 며칠 전에 초상집을 다녀왔다.
형제가 많은 집안이라 누구보다 다복하고 우애가 많던 집안이었다고 알았는데 초상집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죽은 부모를 앞에 놓고 빈소를 차리는 것부터 서로 자신들의 종교의식으로 상을 차려야 한다며 형제간에 편이 갈라지고 갈등을 빚으며 분위기가 냉냉 했다.
이러한 상황이 이 집안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나라 대부분의 집안과 가족들이 겪는 제사의 문제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살아 있던 내 부모가 오늘 죽어서 귀신이라고 절도 안하고 고개만 숙이고 서 있는 것이 우리 전통 예절은 아닐 진데 말이다.
이러한 문화는 서구의 외세문화와 종교들이 들어오면서 그들의 우월적 신앙관에서 우리 고유문화의 가치와 의미를 바르게 이해를 하지 못하고 절하시키거나 미신으로 취급한 대서 문제가 된 것이다.
절은 상대에게 혹은 서로 간에 존경과 예를 갖추는 형식으로 나라마다 특색이 다르다. 서양인들은 동양인들의 생사 연기를 이해하지 못한 것 뿐 만 아니라 절을 굴복의 의미로 절대자에게 복종한다는 뜻으로 이해한다. 그러다 보니 유일신이 아닌 조상신에게 절을 하고 제사를 모시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절을 예의 근본으로 삼기 때문에 ‘예절‘이라고도 하며 절의 횟수로 예경의 깊이를 나타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한번 씩 하나 큰 스승이나 성자들에게는 삼배 혹은 사배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죽은 사람에게는 꼭 두 번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위나 높은 벼슬을 하다 죽은 망자에게는 삼배 사배도 한다.
일반적으로 두 번을 하는 것은 부모가 죽었으니 오래 모시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하면서 살아 있을 때보다 한배 더하는 것이다. 고개를 숙이는 것은 조금 죄송합니다. 몸을 굽히는 것은 좀 더 죄송합니다. 무릎을 꿇고 하는 절은 많이 죄송하다. 그보다 더 낮추는 것이 오체투지가 우리 절문화이다.
제사는 먼저가신 조상님들에게 아랫사람들이 행하는 존경의 도리인 효의 실천이며 이를 계속 봉행함으로써 자식들에게 효가 이어지는 것으로 이해했다.
기복적인 복을 구하기보다는 선대 조상들을 기리는 엄숙함과 음식을 정성 드려 만들고 차려서 예를 올리고 나눠먹는 의식을 통해 조상을 기억하게 하고 심리적 일치감을 얻는다. 윤리적으로는 자손의 도리를 극진히 하는 모습을 통해 아랫사람에게 효 사상을 훈육하는 효과를 얻고 친척 형제간에 만남과 우애가 만들어 졌던 것이다.
이렇듯 우리의 고유 전통인 예절과 제사문화는 그들이 생각하는 미신적이거나 우상의 대상이 절대 아니다. 얼마나 인간다운 삶의 깨달음인가, 현대를 사는 우리는 조상들의 고유한 정신과 전통예절문화가 충분한 삶의 방식에 가치가 있는 것이기에 실생활에 접목해서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요즘은 핵가족이라 그러한 문화를 만들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핵가족일수록 재사나 명절 등을 장려 하고 권장해서 조상부모를 기리는 명절이나 제사 날에 형제사촌 집안 간에 모두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서로 소통하고 우애를 다지는 문화가 필요하다.
그런 환경이 되 살아 날 때 우리 사회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고귀한 별칭을 찾을 것이라고 본다.
신앙과 종교는 사람들에게 정신적으로 행복함을 주고 가족 간에 사랑과 이웃 간에 평화를 위해서 존재 하는 것이다.
그런데 신앙과 종교가 가족과 사회에 갈등의 씨앗으로 존재 한다면…….通
대경일보 dkilb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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