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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는 지금, 숨 한 번 들이키는 것이 기적임을 알자!

통융 2015. 9. 20. 15:02

 

[門열면 밝은 世上] 깨어있는 지금, 숨 한 번 들이키는 것이 기적임을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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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7 10:40 입력 | 2015.11.16 13:40 수정

 

통융 스님


작은 시골 마을 어렵게 세 식구가 사는 가정에 치료 한 번 받지 못하고 병이 깊어져 가는 어린 막내를 바라보며 엄마는 "기적이라도 있었으면... 제발" ​간절한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소년은 엄마 몰래 돼지 저금통을 가지고 나왔다.​ 모두 7천6백 원. ​소년은 그 돈을 들고 십 리 길을 달려 시내에 있는 약국으로 갔다.​

숨이 찬 목소리로 "동생이 아픈데 '기적'이라는 약을 주세요."​

약사는 난감해 하며 "여기는 기적이란 걸 팔지 않는 단다." 꼬마야!

그 모습을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던 옆의 신사가 물었다."꼬마야, 네 동생한테 어떤 기적이 필요하지?" ​

"어, 나도 몰라요. 동생이 많이 아픈데 돈은 없어 수술 할 수 없고 기적이 있으면 살릴 수 있대요. 그래서 기적을 사야 하는데..."​

신사는 7천6백원으로 기적을 사겠다는 소년의 집으로 갔다.그리고 소년의 동생을 진찰한 뒤 병원으로 옮겨 수술까지 해 주었다.그는 큰 병원의 유명한 의사였다.수술이 무사히 끝나고 소년의 엄마가 수술비용을 물었을 때 그 의사가 말했다.​

"수술비용은 7천6백원입니다.“

 

이 글은 기도의 기적을 이야기하려는 글로 읽혀지겠지만 그것보다는 기적의 원리에 더 의미를 둬야할 것이다. 기적은 꼬마처럼 신이나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 오직 스스로 행함으로 인연되어 일어나는 현상임을 알게 하는 내용이다.

어떤 종교적 기적이나 도깨비 요술방망이의 요행을 기대하고 우리가 모르는 어떤 힘에 의해서 일어나는 현상을 기적이라 하지만 이 세상에는 그러한 기적은 없다. 다만 일어나는 현상을 모를 때 기적이라고 말할 뿐이다. 만약 그대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생각이나 의식들이 기도의 기적이나 염불의 주문으로 다 해결 해 준다면 이 세상에 가난과 병들고 죽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중국 당나라의 선승인 임제선사는 '물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 아니라 지금 그대가 땅위를 걷고 있는 사실이 기적이다'라고 했다. 

기적은 과거나 미래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벗어나서는 일어날 수가 없다. 오직 지금 내가 숨 쉬고 살고 있는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한 나의 기적 같은 삶인 것이다.

 

세계 4대 생불 중 한명으로 추앙받으며 명상과 정신문하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틱낫한 스님도 ‘의식적인(mindful) 호흡과 보행’인 걷기명상을 통해 숨 쉬는 기적을 이야기 하고 있지 않는가. 숨 한 번 크게 쉬고 푸른 하늘을 처다 보라. 내가 지금 얼마나 기적 같은 순간을 살고 있는지를. 지금 당장 목숨을 막아보면  몇 분도 않되 당장에 죽을 것 같은 고통으로  괴로워 할 것이다. 우리 생사가 한 호흡간이라고 하지 않던가.

 

늘 기적을 행하고 있는 자신의 숨소리에 귀 기우려 듣고 대지 위를 걷고 있는 당신이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구별을 여행하는 어린왕자임을 안다면 그대는 그대 삶이 얼마나 위대하고 소중하고 즐거운 기적임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듯 우리의 삶은 과거에도 미래에도 있지 않다. 오직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늘 지나버린 과거 생각에 80%, 오지도 않은 미래에 15%, 정작 살아서 깨어있는 현재의 의식은 5%정도 밖에 쓰지 못한다고 한다.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과거나 미래생각에 빠져 지금을 놓치고 있을 때가 허망한 번뇌 망상이며 꿈 속 놀이 임을 알아야 한다. 잠자면서 꾸는 꿈만 꿈이 아니듯 그러한 꿈속에서 깨어나야 한다. 지금 살아있는 현재의 매 순간을 지혜작용으로 한 순간도 우주와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자신과 하나의 존재로 서로 교감하고 나눔하며 삶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존재, 그대가 이 세상의 주인공임을 바로 알고 성성하게 마음 챙김을 통해  깨어있는 지금, 숨 한 번 들이키는 것이 기적임을 알자...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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