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글

그대 마음그릇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는가.

통융 2015. 9. 11. 16:11
그대 마음그릇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는가
페이스북
2015.10.07 15:55 입력

 

 

고승이 제자 한사람을 다과회에 초대했다. 한동안 담소하던 중, 차 마실 시간이 됐다. 스승은 제자의 찻잔에 차를 따라줬다. 찻잔 가득히 차가 찼는데도 여전히 계속 따르고 있었다. 차는 잔에서 넘쳐 바닥에 흘렀다. 마침내 제자가 말했다.“이제 그만 따르십시오. 차가 넘치고 있습니다.…… 이제는 찻잔에 차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스승이 말했다. “잘 발견했구나. 너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해줄 수 있다. 누군가에게서 무엇인가를 느끼려고 한다면 먼저 아집이라는 머리의 찻잔을 비워야 한다." 오쇼 라즈니쉬의 삶의 기조 중에 나오는 말이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하고 있다.

 

아무리 귀한 말이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조건들이 많아도 담을 수 있는 내 마음의 그릇이 작거나 무엇인가로 가득 채워져 있다면 받아 지닐 수 없다는 것이다. 통일신라시대의 고승 의상대사가 불법의 가장 방대하고 심오한 화엄경전을 210자로 요약한 법성게(法性偈) 에 보면

'우보익생 만허공 중생수기 득이익(雨寶益生滿虛空 衆生隨器得利益).' 중생을 이익케 하는 보배비가 허공에 가득하나 중생이 자신의 그릇에 맞게 이익을 얻는구나. 즉 중생들은 각자가 공부한 지식이나 식견인 아집(我執)과 나라는 아상(我相)때문에 참된 진리가 늘 가까이에 있는데도 받아들이지 못한다. 각자 아집의 그릇은 참된 진리에는 귀를 닫게 하고 눈을 멀게 해 탐내는 욕심과 분노하는 마음과 어리석음의 삼독심(三毒心)으로 온갖 고통을 담게 된다.

 

특히 요즘 시대는 홍수처럼 넘쳐나는 지식과 정보를 돈으로 사고파는 지가시대(知價時代)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습득한 지식이나 정보에 지나치게 함몰되어 사량분별(思量分別)하는 아집으로 자신과 다른 견해를 인정하거나 이해하고 경청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집단이기나 개인주의로 문화적 지역적 인종과 세대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특히 일부 종교들까지도 사상과 믿음이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이단시하고 적대와 대립으로 테러, 종교 전쟁 등으로 지구촌은 늘 안타까운 소식이 끊이지 않는 현실이다.

 

그런데 과연 그들이 주장하는 진리가 보편적인 평화와 사랑 나눔으로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객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나와 뜻이 다르고 생각이 다른 사상과 종교 그리고 인종과 사회 빈부계층간의 환경을 어떻게 수용하고 바라보고 있는지, 혹 이기적인 아집으로 채워진 자신의 그릇이 아닌지를 점검하고 또 점검해 그러한 편견과 아집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그릇을 키워야 한다. 그러한 그릇을 키우고 수승한 의식 확장을 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본성과 존재의 바른 진리를 알아야 한다. 

 

세계적인 명상수행공동체 프럼빌리지를 이끌고 있으며 세계4대 생불로 추앙받는 틱낫한 스님이 ‘그대가 꽃과 나무에 물을 줄 때, 그것은 지구 전체에 물을 주는 것이다. 꽃과 나무에 말을 거는 것은 그대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들과 연결되어 있다.’ 또한한 송이 꽃을 깊이 들여다볼 때 우리는 그것이 꽃이 아닌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것은 햇빛, , , 거름, 공기, 그리고 시간 같은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다.

 

이 세상은 그물처럼 서로 연결된 인드라망으로 어느 것 하나라도 독립된 개체가 없이 모두가 상호관계성을 갖고 있다. 즉 나와 남이 다르지 않고 자연과 인간이 별개가 아니며 나무와 내가 따로 있지 않다는 진리를 알아차림 하게 될 때 길가에 풀 한 포기조차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상과 아집의 분별경계는 허물어지고 우주가 나와 하나 됨을 깨달게 된다. 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게 되고 스스로 대자비의 여여한 자유를 얻게 된다.

 

그러한 의식 확장을 통해 자아성찰이 되면 삼독심(三毒心)을 완전히 태워버리고 마음그릇을 비워버리게 된다. 자신만을 위한 이기심과 아집에서 여유로워져 나와 다른 것을 적대시하는 배타심과 이분법적인 분별심 또한 없이 지게 되며 늘 깨어있게 된다.

 

그럴 때 내 마음그릇이 커지며 비워져서 사랑과 자비라는 말도 특별히 필요없다.

오직 행할 뿐!  이웃과 하나 되는 이웃 나눔 실천 운동과 어울림의 소통으로 늘 넉넉하고 여유로운 행복한 삶이 되는 것이다. 지금 그대가 숨 쉬며 땅위를 걷고 있는 기적을 행하고 있음을 깨닫는가, ...通 



대경일보 dkilb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