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門열면 밝은 世上 ◉ 詩가 있는 풍경 |
<세계불교세심종 황룡사포교원 주지 통융 시인 화가> |
이.뭐.꼬 !
백양사 사문 앞에 이르니 돌에 새겨진 ‘이뭐꼬,’ 턱! 가슴에 걸어와 앉는 그놈
부모 미생전에 본래면목이라고 몇 겁생 풀풀 육도를 오가며 걸어온 송장을 내 몸이라고 일러라 일러라!
살아서 펄떡이는 그놈 멱살을 잡고 업어치기 한 판수를 걸어보지만 한 여름 밤의 소낙비 같은 꿈, 골똘하게 참구하라는 퍼포먼스 같은 그놈을 바랑에 넣고 몇 겨울을 삭혔는데
점심 공양을 가는데 늙은 스님 햇볕에 기대앉아 양파 껍질 벗기고 있어 스님께 ‘이뭐꼬,’ 하니 지금 양파 다듬고 있지, 양파는 껍질 볏겨도 또 껍질 양파는 어디에 있습니까, 스님 주먹을 쥐고 내 얼굴에 들이대며 이거나 처먹어 하길레 허물虛物을 입안에 넣고 콱 깨무니 스님 아야! 아야!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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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 *시심마(是甚磨)이뭣고란?불교에서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禪(선)을 參究(참구)하는데 疑題(의제)로 하는 것을 話頭(화두)라 하고 話頭는 천칠백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父母未生前(부모미생전) 本來面目(본래면목) 是甚磨(시심마)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뜻은 父母에게서 태어나기 전에 나의 "참" 모습은 무엇인가 라는 疑題를 疑心(의심)하기 위하여 "이뭣고"하며 골똘히 參究하면 本來面目 卽(즉) 眞我(참나)를 깨달아 生死(생사)를 解脫(해탈)하게 됩니다.-백양사 입구 이뭐꼬 비석옆에 해석을 적어놓았다. 그렇다. 양파는 온전하게 볼 때는 하나의 양파이지만 껍질을 벗겨내면 결국 알맹이가 없다. 그렇다고 양파가 없는 것이 아니다. 결국 인드라망의 그물처럼 존재는 삶(시간)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그렇다고 삶의 굴레에 속박된 것은 아니다. 즉 인과에 의한 업연은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그 업연에 껍질은 헛깨비 임을 알면 본성의 성품을 바로 알게 될 것이다. 누가 허물을 말하고 허물을 물을 것인가. 꽃 한 송이 들어 보임에 미련한 소가 눈먼 소를 보고 웃는다...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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