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글

이.뭐.꼬 !

통융 2014. 5. 21. 12:25

 

열면 밝은 世上

가 있는 풍경

<세계불교세심종 황룡사포교원 주지 통융 시인 화가>

 

..!

 

양사 사문 앞에 이르니 돌에 새겨진 이뭐꼬,’

! 가슴에 걸어와 앉는 그놈

 

부모 미생전에 본래면목이라고

몇 겁생 풀풀 육도를 오가며 걸어온 송장을 내 몸이라고

일러라 일러라!

 

살아서 펄떡이는 그놈 멱살을 잡고 업어치기 한 판수를 걸어보지만

한 여름 밤의 소낙비 같은 꿈,

골똘하게 참구하라는 퍼포먼스 같은 그놈을

바랑에 넣고 몇 겨울을 삭혔는데

 

점심 공양을 가는데

늙은 스님 햇볕에 기대앉아 양파 껍질 벗기고 있어

스님께 이뭐꼬,’ 하니 지금 양파 다듬고 있지,

양파는 껍질 볏겨도 또 껍질 양파는 어디에 있습니까,

스님 주먹을 쥐고 내 얼굴에 들이대며 이거나 처먹어 하길레

허물虛物을 입안에 넣고 콱 깨무니

스님 아야! 아야! 하더라.

 

 

*백양사

*시심마(是甚磨)이뭣고란?불교에서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參究(참구)하는데 疑題(의제)로 하는 것을 話頭(화두)라 하고 話頭는 천칠백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父母未生前(부모미생전) 本來面目(본래면목) 是甚磨(시심마)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뜻은 父母에게서 태어나기 전에 나의 "" 모습은 무엇인가 라는 疑題疑心(의심)하기 위하여 "이뭣고"하며 골똘히 參究하면 本來面目 卽() 眞我(참나)를 깨달아 生死(생사)解脫(해탈)하게 됩니다.-백양사 입구 이뭐꼬 비석옆에 해석을 적어놓았다.

그렇다. 양파는 온전하게 볼 때는 하나의 양파이지만 껍질을 벗겨내면 결국 알맹이가 없다. 그렇다고 양파가 없는 것이 아니다. 결국 인드라망의 그물처럼 존재는 삶(시간)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그렇다고 삶의 굴레에 속박된 것은 아니다. 즉 인과에 의한 업연은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그 업연에 껍질은 헛깨비 임을 알면 본성의 성품을 바로 알게 될 것이다.

누가 허물을 말하고 허물을 물을 것인가.

꽃 한 송이 들어 보임에 미련한 소가 눈먼 소를 보고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