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16도만 숙이면 행복해 진다.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이며 대유학자인 맹사성이 스무살의 나이에 경기도 파주현감으로 부임하여 무명선사를 찾아가 물었다.
"고을을 다스리는 내가 최고의 덕목으로 삼아야 할 좌우명을 말씀해 주십시오"무명선사가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베푸시면 됩니다"
"그런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치인데 먼 길을 온 내게 해 줄 말이 고작 그 것 뿐이오?" 맹사성은 거만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러자 무명선사가 차나 한 잔 하고 가라며 자리에 앉히고 스님은 차를 다려 그의 찻잔에 차를 따뤘다.
찻물이 넘치는데도 자꾸 따르는 것이 아닌가,
"스님, 찻물이 넘칩니다."맹사성이 소리쳤다. 하지만 스님은 태연하게 계속 찻잔이 넘치도록 차를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는 황당해 하는 맹사성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스님의 이 한 마디에 맹사성은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졌고 황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 그러다가 문에 세게 머리를 부딪치고 말았다 그러자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습니다" ....
일찍이 큰 스승을 만나서 그랬을까. 맹사성은 청빈과 겸손으로 고불(古佛)이라는 호에 걸맞게 한세월을 풍미한 위대한 선각이었다.
요즘은 방문이 높아서 방에 들고나며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드물다. 고개를 숙이는 행위가 얼마나 자신의 삶에서 귀중한 스승이 된다는 것을 안다면 늘 실천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산승은 늘 사람들에게 말한다.
그대가 진정 행복을 원한다면 "고개를 15도만 숙이고 세상을 봐라"고 한다.
고개를 16도만 숙이는 것은 하심(下心) 즉 마음을 낮추라는 말이다. 고개 숙이는 습관 첫째가 절을 많이 하라고 권한다. 절이란 결국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존중하고 감사하는 마음일 때 일어나는 행위인 것이다.
우리는 늘 고개를 들고 위를 처다 보기 때문에 모든 조건이나 삶이 나 보다는 잘 살고 잘 난 사람만 보일 것이다. 그러니 나는 늘 부족하고 못났다고 생각 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능력과 분수는 알지 못하고 탐욕과 욕심을 부리게 된다. 또한 위에서 무명선사가 지적했듯이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자만과 아상이 고개를 숙일 줄 모르게 한다.
이러한 번뇌망상이 탐진치심(貪嗔癡心)인 삼독이 되어 늘 불행해 진다. 그런데 고개를 숙여서 세상을 아래로 내려다보면 어떠한가, 모두가 나보다 더 어려운 환경과 조건 속에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보일 것이다. 그러면 자신이 그들보다는 좀 더 났다는 생각이 들게 되며 스스로가 귀하고 소중한 존재로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자만과 우월감으로 상대를 무시하고 교만해서는 않되겠지만 오히려 그러한 마음을 일깨워 겸손으로 고개를 낮추는 하심의 지혜를 증득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 하심이 생기면 스스로 나와 인연된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고 자비심과 보살심(菩薩心)의 본질인 나눔의 마음이 생기게 된다.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도 있듯 행복한 삶을 사는 한 방편이 16도의 고개 숙임의 마음으로 행동할 때 시작 된다는 것을....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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