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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생활불교신문 연재-문열면 밝은 세상

통융 2012. 9. 9. 09:04

 

 

◉ 門열면 밝은 世上 ◉

詩가 있는 풍경

<세계불교세심종 황룡사포교원 주지 통융>

 

 

장작

 

 

 

내 생의 마지막이

저 아궁이 안에

장작처럼 따스함을 주려나...

 

 

 

 

 

 

 

 

<시작노트> 추운 철이 되면 가끔 장작불 같은 따스한 소식이 들린다. 한 평생을 시장에서 어렵게 모은 돈을 불우한 이웃을 위해 조건 없이 선뜻 희사하는 생불들을 만난다. 요즘같이 메마르고 각박하게 사는 중생들한테 얼마나 귀한 감로수 같은 법문인가. 부처나 법이 어디 법당에 불경 속에만 있겠는가. 만유제법이 여여하여 앉은 자리가 법당이고 삼라만상이 법 아닌 것이 없지만 이웃을 위해 온전히 실행하는 그 마음자리가 생불이지 먹물옷 입고 모습 내며 앉았다고 부처는 아닐 진데 나는 저 장작처럼 남을 위해 몸을 태우고 있는가,,..

 

 

 

 

 

 

 

◉ 門열면 밝은 世上 ◉

詩가 있는 풍경

 

 

 

                                      <세계불교세심종 황룡사포교원 주지 통융>

 

 

화엄장경華嚴場景

 

 

 

 

연못이 퉁기는 콘트라베이스 안에 대금소리

연잎이 두드리는 꽹과리

물위 엿장수 가위질

솔 숲 엇박자 추임새의

화음장경和音場景

 

喝,

못 안을 비워내는

길을 가던 늙은 저녁종의

기침소리

 

여여의

화엄장경華嚴場景

 

 

 

 

 

 

<시작노트>

若人慾了知 三世一切佛 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 (약인욕요지 삼세일체불 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 ‘만약 사람들이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진리)를 알고 싶거든 마땅히 법계의 성품을 일체가 오직 마음으로 지어졌음을 관 할 지니라‘고 했다. 부처님이 출가하여 6년 고행 끝에 지금의 보드가야 대탑이 있는 보리수 아래에서 정각을 이루시고 최초로 설(說)하신 화엄경(華嚴經)의 핵심사상이다. 즉 불교는 심법(心法)이듯 화엄의 세상은 삼라만상에 두루하여 충만하고 여여함이며 한 송이 꽃(世界一花)인 것이 부처의 법신이요 법문이 아니겠는가. 어스름 비가 내리고 멀리서 들리는 저녁 예불 종소리, 연잎이 가득한 연못에는 황소개구리가 울고 물위를 총총거리는 엿장수벌레 휘둘러 솔 숲에서 바람소리까지 어우러진 화음(和音)의 세계가 그 어느 오케스트라에 견줄 것인가. ....通

 

 

 

 

 

◉ 門열면 밝은 世上 ◉

詩가 있는 풍경

<세계불교세심종 황룡사포교원 주지 통융>

 

 

개밥그릇

 

 

                               쭈그렁 양은 밥그릇 앞에 놓고

                               땅바닥에 털썩 배 깔고 턱을 괸

                               누렁이가 졸고 있는 듯

                               먹다 남은 쟁개비 안을 쓰윽 햇살이 핥고 가면

                               그릇 안에 호수가 생겨

                               그릇은 호수를 먹고

                               호수는 하늘을 먹고

                               하늘은 산을 먹고

                               산은 온갖 양염 비벼 그릇 안에 담아 놓으니

                              혹 호수에 잉어 몇 마리 들어온다 치면

                              덤으로 보양탕까지

                              놈은 늘 잠을 자는 척 호수 낚고 있는가

                              하늘이 밥인 줄 아는

                              미구 같은 놈

                              밥그릇이 컹컹 짖는다

 

 

 

<시작노트> 오뉴월 개 팔자라는 말이 있다. 팔자가 좋다는 말로 쓴다. 하지만 개는 자유가 없이 주인을 따라야 하는 종임을, 우리는 모두가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으로 존엄한 대 자유인이며 주인공임을 알아야 한다. 팔자는 누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대부분 어떤 신(神)이, 부모가, 혹은 조상 등 남의 탓에 자신의 팔자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팔자는 절대 타의에 의해서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자신이 전생(前生)에 행한 일(業)에 따라 만든 업장(業障)이다. 전생은 어제도 나에게 전생이고 10년 전도 전생이듯 오늘 내가 하는 일(業)이 내일을 결정하는 것이고 내일에 오늘은 전생(前生)이 되어 있는 것이 인과법(因果法)이다. 성경 시편126장5절에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즉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말이 세상만사가 인과(因果)에 대한 과보(過報)임을 안다면 오늘 내가 어떤 시절인연으로 살아야 할지를 알 것이다. 이것이 불법(佛法)의 중심사상이다.

인과(因果)에는 한 치의 오차도 없다 다만 시차가 있을 뿐임을....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