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
ㅡ 아를에는 고흐가 없다 ㅡ
그를 만나러 지중해 건너
삼나무 숲길을 지나 아를에 왔다.
만나서 그의 골똘한 눈빛 마주보면 뭐라고 할까?
질문까지 준비했다.
왜
그리도 작은 캠퍼스에
모두의 영혼을 설레게 담을 수 있었냐고.
론강에 비친 노란 별빛과
해바라기를 어떻게 만난냐고.
밀밭 사이로 함께 걷던 까마귀와 테라스의 정원은 어디에 있냐고.
그런데 천리향 덩굴로 닫힌 창문
사방으로 들어선 회색 건물 사이
기웃대며 고흐를 찾아 걷던
생각이 답했다.
아를에는 고흐가 없다.
점심 때 들은
조지 식당점원의 흰 웃음만
그래도 다행인 건
그가 수용된 정신병원에
쉼 없는 분수와 붉은 꽃들을 만났으니.
*빈센트 반 고흐가 마지막 생을 보내면서 그림 활동을 했던 프랑스 남부 아를 마을을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