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無智) 역무득(亦無得) 또한 같은 설명이다.
지혜가 따로 없기에 얻을 수 있는 지혜도 없다.
반야바라밀이 지혜를 증득하는 말씀인데
어찌 또 없다고 하십니까?
연기작용은 공성이기에 얻을 수도 없고
단지 말이나 글로 가짜로 이름을 붙인다고 했다.
그러면 반야는 무엇입니까?
‘반야’입니다.
언어적 답은 됩니다만 아직 설명이니
참 반야의 알아차림은 아니지요.
‘도리도리’ 고개를 젓는다.
갓난아기가 어느 정도 고개를 가누고 보고 들을 줄 알면
도리도리 하면서 좌우로 고개를 흔들게 시킨다.
왜냐면 ‘도리도리’의 뜻이 진리의 뜻인
도(道)와 이치인 리(理)로 ‘진리의 참뜻’이라는 말인데
범어로는 도리(忉利)가 33을 설명한다.
도리천(忉利天)은 불교에서 깨달음의 6욕천(六欲天) 중에 네 번째 하늘궁이다.
수미산(須彌山)의 정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붓다가 계셨고 미래 부처님인 미륵보살이 있는 곳이다.
우리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 부정의 뜻의 표현이지만
인도나 쓰리랑카, 그리스, 불가리아, 터키 등은
고개를 좌우로 도리도리하면 옳다. 맞다는 긍정의 표현이다.
옛 선조들이 아기들에게 도리도리하는 것은
참 진리의 이치를 깨달으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말없이 고개를 도리도리하는 그 행동 자체가
이미 참 진리의 깨달음이기 때문이다.
없다(無)고 해서 있는 무엇을 없애거나
비워내서 없는 것이 아니라 공(空)하다는 뜻이다.
마음을 두지 않는다.
집착하여 분별하거나 억메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일어나되 일어난 그대로 알아차린다는 것으로
행하되 행함이 없이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공은 유무(有無) 존재의 차원이 아니라
청정(淸淨)하다는 것이다.
제가 이 도리도리를 잘못 저어서
황당한 일을 겪은 적이 있다.
스리랑카에 갔을 때 일이다.
스리랑카에 알고 있는 스님불자님 집에 초대를 받고
점심을 먹는데 주인이
음식 맛이 어떠냐고 입맛에 드느냐고 물었다.
나는 네, 맛있다는 표현으로
힘차게 고개를 아래위로 끄덕였는데
그때 주인의 당황해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왜냐면 그들은 고개를 아래위로 끄덕이면 싫다는 부정의 표현이고
도리도리 고개를 좌우로 젓으면 좋다는 긍정의 뜻이다.
인도나 쓰리랑카, 그리스, 불가리아, 터키 등은
우리 하고는 고개 젓는 것이 반대의 표현으로 쓰는데
그걸 모르고 고개를 끄덕였으니…….
외국 여행을 할 때는 그 나라의 문화나 풍습을 조금 알고 가면
황당한 일이 덜하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혹시 우리가 몸짓 언어인 고개 돌리고 흔드는
뜻이 잘 못 사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왜냐면 우리 민족의 역사는 물론 한글까지
인도의 불교와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인 것을 볼 때
잘못된 의미로 전달되었지 않냐는 생각도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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