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불교

진리의 노래1

통융 2022. 3. 16. 21:02

 

바닷물을 모두 마셔 봐야 짠맛을 아는 것이 아니라

한 컵만 마셔도 짠맛을 안다네.

 

피 한 방울로 내 몸의 모든 병을 찾아내고 세포 하나만 있어도

수 천년의 세월을 알아낼 수 있듯

 

진리란 이와 같다네.

팔만사천 경전을 다 읽어야 불법을 아는 것이 아닐지나.

 

진리 강을 건너는데 반야선을 타는 것은 방편인 수단이

배를 짊어지고 가는 어리석음 되어서야 어찌, 부처님도 말씀하셨네.

 

부처님 손 하나 들어 올리는 데서

맨발로 땅 위를 걸어 탁발하고 공양을 드시는 데서

 

오른손으로 뺨을 괴고 사자처럼 열반에 드시는 것에서

이미 불법은 모두 전하고 마친 것이라네.

 

그 어는 것 하나에도 이미 모든 법이 그러하여 완전한데

다만 보고 듣는 자에 근기에 따라 다르게 보일 뿐 진리는 한 치의 오차 없이 나투고 있다네.

 

야단스럽게 진리를 쪼개고 나눠서 사람들 헷갈리게 펼쳐봐야!

그림자 없는 한 평 땅 위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다네.

 

숟가락이 밥맛을 알 수 없듯 말과 글로는 온갖 진리를 설명하지만

정작 그 진리의 맛을 모르니 어찌 안타깝지 않으리오.

 

법의 성품이 본래 원융하여 일체 모두가 부처님인데

자신이 부처이면서 또 부처를 찾으려 하니 그것이 전도 몽상이네.

 

참 진리는 모든 존재가 나타나 있는 그대로가 이미 완전한 성불인데

뭘 또 더 있을 거라 찾으려고 하는가.

 

그런 욕심 내지 말고 있다. 없다는 생각도 하지 말며

'오직 모를 뿐'이라는 선사의 말을 믿고 다 내려놓으면 문득 한 소식을 만나니.

 

그때가 되면 이 세상이 모두 훤히 밝아 모두가 사랑스럽고 자비하게 되는 것인데.

억지로 바라밀 행이니 사섭이니 따질 것 없다네.

 

이미 내가 우리로 하나 되어 있는데 누가 누굴 배려하고 자비한다 하겠는가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온 세상 모든 것이 또 다른 나이고 우리인 동체대비심으로

 

상구보리와 하화중생이고

이고득락과 자비희사가 무시로 일어난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