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간화선) 집중수행

적양화 적양화(摘楊花摘楊花) 선문염송집 권12 제430칙

통융 2022. 2. 27. 12:12

四三○】 조주가, 중이 고별함으로 인해 이에 이르되 유불처(有佛處)엔 머묾을 얻지 말고 무불처(無佛處)엔 급히 달려 지나가거라(走過). 3천 리 밖에서 사람을 만나거든 잘못 들지 말아라. 중이 이르되 이러하다면 곧 가지 않겠습니다. 스님이 이르되 적양화(*摘楊花), 적양화(摘楊花).

 

조주 선사 회상(會上)에서, 한 수좌(首座)가 석 달 동안 공부를 잘 해오다가 해제일(解制日)에 이르러 하직인사를 드리니, 조주 선사께서 이르셨다.
"부처 있는 곳에서도 머물지 말고 부처 없는 곳에서도 급히 달아나라. 만약 삼천 리 밖에서 사람을 만나거든 잘못 듣지 말라."
이에 그 수좌가,
"스님, 그렇다면 가지 않겠습니다."
하니, 조주 선사께서는
"버들잎을 따고, 버들잎을 딴다.[摘楊花摘楊花]"
라고 말씀하셨다.

 

* 적양화(摘楊花)- 이별의 가곡(歌曲) 이름. 염송설화에 이르되 적양화(摘楊花) 운운이란 것은 도잠(陶潜)의 시에 이르되 치자(稚子; 어린이)가 양화(楊花)를 따는데/ 동서(東西)의 곁에 양류(楊柳)/ 가히 우습구나 노옹옹(老翁翁)/ 그를 따라감을 얻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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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승이 이 적양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엮어 보고자 한다. 

 

한 수죄스님이 동안거 해제를 하고 만행을 떠날 채비를 했다.

산문을 나설 때는 본래 산중에 어른 스님을 찾았뵙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라

조수 스님이 산문에 가장 어른 스님이니 스님을 찾았다.

마침 스님은 한가하게 연못가를 거닐고 계셨다. 

 

수죄스님이 조주스님께 다가가서 만행을 떠나겠다고 인사를 올렸다.

이 때 조주스님이 수죄를 보고 노파심에 한마디 일렀다.

안거 때는 좌선을 하고 수행을 했지만 

만행 때는 행선으로 수행을 잘 하라고.....

 

"부처 있는 곳에서도 머물지 말고

부처 없는 곳에서도 급히 달아나라.

만약 삼천 리 밖에서 사람을 만나거든 잘못 듣지도 말라."

<뜻은 무상무주(無相無住)하여 언어도단(言語道斷)하고 심행멸처(心行滅處)하라는 말이다.>

 

그 깊은 말 뜻을 알아 듣지 못한 수좌가

"스님, 그렇다면 가지 않겠습니다."
하니,

조주 선사께서는 마침 봄기운에 연못가에 바람에 흔들리는 버들꽃을 피우고 있는 것을 보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적양와 적양화(摘楊花摘楊花)" 라고 했다.

 

적(摘) 자가 딸 적, 혹은 가리킬 적으로 해석된다. 

대부분 '버들나무 꽃을 딴다'라고 설명하는데

꽃을 따는 것이 아니라 '꽃을 가리킨다'는 뜻이 더 재미 있을 것이다.

버들꽃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말고 꽃을 보라는 말로 해석해 본다. 

수좌야 너는 어찌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을 보느냐'고 질책하는 비유라고 본다. 

 

즉 조주스님이 자상하게 수좌가 만행을 하면서 바르게 수행을 하라고 했는데 

수죄는  부처 있는 곳도 없는 곳도 다니면서 사람들과 말을 석지 말라는 뜻은

한 발짝도 가지 말고 있으라는 뜻으로 이해 했던 것이다. 

 

물론 수죄의 '가지 않겠다'는 말도 이미 스님의 말씀을 다 이해했습니다라는 말로도 설명할 수 있고

조주스님도 그렇고 그렇구나 라는 '버들꼴을 딴다'는 말로도 충분히 설명이 된다.

 

하지만 좀더 구체적인 상황 설정이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살아 있는 현실의  화두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사족을 달아 봤다.

 

그러면 왜 조주 스님은 손가락으로 버들꽃을 가리키며 적양와 적양화라 했는가?

참구 할 간화선의 화두가 된다.

 

 수좌야 화롯불을 가져 오너라.

봄꽃 좋은날 화전을 부쳐 먹게.

 

 

 

 

아래의 내용은 태고종 종정 지허 스님
출처 : 뉴스렙(http://www.newsrep.co.kr)
조주(趙州) 스님이 수행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 있는 곳에 머물지 말고 부처님 없는 곳에서 급히 달아나라. 삼천리 밖에서 사람을 만나더라도 잘못을 일으켜 세우지 마라”고 하니, 어떤 수행자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나가지 않겠습니다” 이에 조주 선사가 “적양화(摘楊花)여, 적양화여!” 하였다. 적양화는 버들꽃을 땄다는 말이다. 수행자가 나가지 않겠다는 말에 조주 선사가 “버들꽃을 땄구나” 했는데 이 무슨 도리일까.

조주 선사가 열반한 백여 년 뒤에 운문문언(雲門文偃, 864~949) 선사가 이와 같이 송(頌)하였다.

有佛處不得住(유불처부득주)하니
生鐵秤錘蟲蛙(생철칭추충와)요
無佛處急走過(무불처급주과)하니
撞着嵩山破竈墮(당착숭산파조타)로다.
三千里外莫錯擧(삼천리외막착거)라 하니
兩箇石人(양개석인)이 相耳語(상이어)로다.
伊麽則不去也(이마즉불거야)라 하니
此語己行徧天下(차어기행편천하)로다.
摘楊花摘楊花(적양화 적양화)

부처님 있는 곳 머물지 말라 하니
무쇠 저울추에 벌레와 개구리가 살아나고
부처님 없는 곳 급히 달아나라 하니
숭산에서 파조타를 만나게 되는구나
삼천리 밖에 잘못 드러내지 말라 하니
돌사람 둘이 서로 귓속말하는구나.
가지 않겠다 한즉, 이 무엇이냐
이 말이 천하를 덮어버림이로다.
“버들꽃을 땄구나, 버들꽃을 땄구나”라 하였다.

이 운문문언 선사의 송(頌) 끝 부분에 숭산파조타(嵩山破竈墮)라는 구절이 있다. 숭산은 중국의 산 이름이고 파조타는 세상에 널리 알려진 노안(老安) 파조타(破竈墮) 화상을 말한다. ‘노안’은 선사의 법호이고 ‘파조타’는 조왕단(竈王壇)을 때려 부쉈다는 뜻이다. 숭산 부근의 숭악(嵩岳)에 사당이 하나 있었고 그 사당 안에 조왕단이 있었다. 이 조왕단에 공을 드리면 곧 영험이 나타나서 바라던 소원이 놀랄 만한 결과로 성취되곤 했다.

어느 날 노안 화상이 대중을 데리고 그 사당을 찾아갔다. 화상이 주장으로 조왕단을 세 번 때리고 크게 돌돌(咄)한 후에 말씀하셨다. “조왕단은 진흙과 기왓장으로 이루어진 것인데 성스러움은 어디 있고 영은 어디서 생기는 것이기에 성령(聖靈)으로 삼느냐” 하면서 다시 주장자를 들어 세 번 치자 조왕단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그 자리에 푸른 옷을 입고 높은 관을 쓴 노인이 나타나 노안 화상에게 큰절을 올리었다. 노안 화상이 “너는 누구냐” 하니 그 푸른 옷 입은 형상이 “나는 본래 이 사당의 조왕대신으로 오랫동안 한마음으로 견성의 길을 가지 못한 업보를 받아오다가 오늘 큰 스님께서 무생법문(無生法問)을 들려주셔서 홀연히 깨달아 이곳을 벗어나 천상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큰 스님께서 내려 주신 법문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노안 화상이 “이는 내가 본래 가지고 있는 성품을 가르쳤을 뿐 내가 말을 이른 것이 아니다”라고 이르자 조왕대신은 합장으로 세 번 절하고 사라졌다. 이와 같이 조왕대신을 성불의 길로 제도하였으므로 후세까지 파조타 화상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