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

법화현의,문구, 마하지관

통융 2020. 3. 25. 15:42

법화현의(法華玄義)

 

이 책의 정식 이름은 《묘법연화경현의(妙法蓮華經玄義)》인데 그 이름이 말하는 바와 같이 법화경의 본지(本旨)를 직접 설시하고자 저술한 책이다. 물론 앞의《법화문구》도 그런 종류의 책이지마는 그것과는 주석의 형식을 달리하고《법화경》의 경제(經題)를 해석하는 체제를 취하여 그 경의(經意)의 본지(本旨)를 설시하고자 한 것이 이 책이다. 또한 이 책은《법화문구》와 서로 어울려서 대사의 법화경관(法華經觀) 더 나아가서는 자신의 교학사상의 기본을 표시하는 것이기도 한데 내용면에서 두 저서를 비교해볼 때 이 책이 보다 중후(重厚)하게 깊어진 대사의 사색내용을《법화문구》이상으로 농밀(濃密)하게 전해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 책의 성립은 이제까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개황(開皇) 13년(서기593) 하안거(夏安居)때로부터 같은 해 연말까지의 사이로 추정되고 또한 대사 생존 중에 저술로서의 형태가 갖추어지도록 정리되어 있었던 것 같다. 다만 현존하는《법화현의》는 제자 관정에 의해 손질되고 종합된 것으로서 이것은 개황 17년 가을부터 인수(仁壽) 2년(서기602) 8월경 사이에 완성된 듯하다.
이 책은 구마라습 번역의《묘법연화경》다섯 자의 경제(經題)를 차례로 해석하는 구성으로 저술되어, 이것 또한 대사의 독자적인 구성을 가진 법화석인데 이러한 석풍(釋風)이 채용된 것은 경제가 경의 뜻을 집약적으로 응축하여 나타낸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 조직을 보건대
     ① 경제의 명의(名義)를 해석하는 <석명(釋名)>
     ② 경의 체(體)의 본의(本意)를 변술(辯述)하는 <현체(顯體)>
     ③ 경의 종지(宗旨)를 밝히는 <명종(明宗)>
     ④ 경이 지니고 있는 공덕을 논하는 <논용(論用)>
     ⑤ 권(權)ㆍ실(實)ㆍ추(추)ㆍ묘(妙)의 교상을 판별하는 <교판(敎判)>
의 5장(五重玄義라고 함)으로 되어 있고 이 5장이 통석(通釋)과 별석(別釋) 두 항목에 나뉘어지고 이로 하여 경의(經意)의 총합적인 표출을 기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먼저 통석이란 앞에 말한 5장 중에서 개별적으로 자세히 논술해나간 경의의 해설 나아가서는 스스로 구상한 교학사상을 개진하기에 앞서 미리 일반적으로 그러한 해설을 해놓은 한 항목이다.
여기서는 
     ① 표장(標章)
     ② 인증(引證)
     ③ 생기(生起)
     ④ 개합(開合)
     ⑤ 요간(料簡)
     ⑥ 관심(觀心)
     ⑦ 회이(會異)
의 7항목을 세워서 그 개요를 설명한다. 이 부분은 <칠번공해(七番共解)>라 일컬어지는 것인데, 여기서의 설명을 통하여 법화경의 주제가 모든 사물의 <실상>을 전시(詮示)함에 있고 그리하여 그 미묘한 이치를 체득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고 그 목표를 실현시켜주는 것은 일승(一乘)이고 또한 그 길을 지시해 주는 것이 곧《법화경》이라는 점이 간결 명료하게 논술되어 있다.
다음 별석이란, 이 항목이《법화현의》의 중심을 이루고 있고 양적으로도 가장 많다. 석명(釋名)ㆍ현체(顯體)ㆍ명종(明宗)ㆍ논용(論用)ㆍ판교(判敎)의 5장 아래 상세하게 논술된다. 특히 처음의 석명장(章)은 법ㆍ묘ㆍ연화ㆍ경의 4절로 나뉘어《묘법연화경》다섯 자의 경제(經題)해석을 주제로 삼은 장으로서 이 책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이 장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보인 부분인 <법>과 <묘(妙)>두 글자의 해설을 추진하는 각 절(節)인데 이 부분의 해설은 자그마치 이 책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천태대사의 교학사상의 골격이 여러 각도로 자세히 설해져 있다.
이 책을 통해 설시되는 대사가 이해한 《법화경》의 경지(經旨), 나아가서는 그의 교학사상의 근간을 이 법ㆍ묘를 해석한 각 절의 설명에 따라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법>을 해석한 1절부터 보건대, 여기서는 모든 사물의 <실상>을 교시하는 것으로서《법화경》을 규정하고 그러한 인정 위에 서서 대사의 독자적인 방법으로 실상의 내적 구조의 개진(개진)에 최대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설명방법은 남악ㆍ혜사가 시도했다는 마음ㆍ부처ㆍ중생 3법에 따라 일체법을 해석하는 방법을 따른 것으로서 이 3법에 의거하여 <법> 한 자를 해석하고, 그리하여 일체법의 존재하는 상(相;實相)을 밝히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그 논술의 과정에서 《묘법연화경》방편품에 말하는 <십여시(十如是)>의 설이 주목되고 또한 그것이 대사에게 그의 독자적인 방법으로 이해되어, 모든 사물의 존재가 독특한 방법으로 논술된다.
이 방면의 대사의 목표나 설명방법은 이미 말한 바와 같다. 아무튼<법>한 자를 해석하여 <실상(實相)>을 교시하는 것으로서의《법화경》의 성격 그리고 스스로 해석한 실상의 내적 구조가 이론적으로 논술되어 있는 것이다.
다음 <묘>자의 해석을 통해 명시(明示)되는 바를 일별한다. 통ㆍ별 두 가지의 해석이 시도되는데 처음 통석(通釋)에서는《법화경》의 유래없는 절묘한 성격과 거기에 설시되는 절대의 경계의 내적 양상이 개설된다. 다시 계속되는 별석에서는 <적문의 십묘> <본문의 십묘>양면으로 <묘>의 뜻이 자세히 논구(論究)된다.
먼저 적문 십묘의 항목에서는 묘란 구체적으로는 경(境)ㆍ행(行)ㆍ위(位)ㆍ삼법(三法)ㆍ감응(感應)ㆍ신통ㆍ설법ㆍ권속ㆍ이익의 10묘로서 나타나는 의취(意趣)를 포함하는 것이라 하고 그들 10묘의 의미의 명확화(明確化)를 통하여 <묘> 한 자가 나타내는 바가 총괄적으로 제시된다.
그러므로 묘의 뜻의 논구(論究)는 대사가 이해한 실상의 경지의 내적 구조(境妙), 그것의 득지(得知)를 실현하는 방법(智妙ㆍ行妙), 그리고 실상의 경의 득지가 깊어지는 과정(位妙), 거기에다 이들 4묘에 의해 얻어지는 과덕(果德;三妙法)을 밝혀 주게 된다. 또한 그러한 것은 다시 중생의 교화를 둘러싼 이론적 문제를 분명하게 하기도 한다.
우선 중생에 있어서의 깨달음에의 길의 성립관계(感應妙), 이어서 불타에게 갖추어져 있는 중생구원을 위한 모든 능력(神通妙), 중생제도를 위해 주어지는 불타의 설법의 내적 성격(說法妙), 그리고 교익(敎益)을 입은 중생의 여러 가지 양태(眷屬妙)또한 부처의 교화로 얻는 중생들의 갖가지 공덕(利益妙), 이러한 것들을 밝히게도 된다.
아무튼 적문의 10묘(十妙)를 통하여 교시되는 교법(敎法)의 세계는 모든 사물의 실상의 존재의 구체상과, 그것이 중생에게 있어서 득지(得知)되는 이론적 관계와 그 실현의 경위 그리고 실상을 관득(觀得)하여 획득하는 종교적 경지 등 이러한 점들이다. 
적문의 10묘에 이어 본문의 10묘가 논술되는데 이 항목에서 주되는 관심은 적문의 10묘를 통하여 자세히 설해온 실상의 구극(究極)에의 길의 배후에 실은 그 전체의 진실성을 완전히 보장하는 부동(不動)의 진리의 당체가 엄연히 가로놓여 있음을 명시하는 점이다. 깨달음에의 길을 배후에서 지탱해 주고 실상에의 길임을 확실하게 보장을 주어 포착될 것으로서 말하자면 우리들의 경험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진리를 보이고자 하는 것이 본문 10묘를 논술하는 주제인 것이다.
《법화현의》의 내용의 중심을 차지하는 오중현의, 별석의 석명의 항목 중의 법ㆍ묘의 해석에 있어서 주제로 논술되어 있는 것을 극히 간단히 소개하였는데 그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대사가 이 책의 강설을 통해 의도(意圖)한 바는 바로 <모든 사물의 실상>을 둘러싼 교학적 여러 문제를 이론적으로 정리ㆍ논술해 보이는 데 있었다고 하여 무방할 것이다. 이 책은 다음에 말하는 《마하지관》과 함께 대사의 실상론(實相論)의 골격을 아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다



⑧ 법화문구(法華文句)

 

이 책은 후진(後秦) 때 구마라습(鳩摩羅什)이 번역한 《묘법연화경》을 대사 나름대로의 입장에서 주석한 책으로 모두 10권으로 되어 있다. 그 주석방법은 경문 하나하나를 인연(因緣)ㆍ약교(約敎)ㆍ본적(本迹)ㆍ관심(觀心)의 네 가지 관점에 서서 행한다는 것이니 그러한 의미를 보아 두는 것이 이 책의 성격을 아는 데 편리할 것이다.
맨처음 인연석(因緣釋)이란 부처와 중생과의 접촉면에 시점(視點)을 맞추어 경전의 뜻 해석을 추진해 나가는 해석의 입장이다. 중생에게 있어서의 진실을 구하는 마음의 확립은 구조적으로 말한다면 그것을 희구(希求)하는 중생의 편에서의 활동과 이에 응하고자 하는 부처편에서의 활동이 서로 접촉되고 서로 응하는 관계(感應道交)로 표시할 수 있을 것인데 경문의 하나하나는 이러한 관계에 비추어 보아 곧 깨달음의 경지로 중생을 인도하기 위해 무엇을 이야기해서 교시하고자 하는가를 분명히 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인연석의 목표인 것이다.
다음의 약교석(約敎釋)이란 경문의 뜻을 사교오미(四敎五味)의 교상에 비추어 명시되어 가는 경전 해석의 방법이다. 사교ㆍ오미의 교설은 앞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중생의 종교적인 성숙과정을 세존의 교도(敎導)가 깊어져가는 추이와 결부하여 구상된 교설이고 이른바 교상판석의 견해에 바탕을 두고 입언(立言)된 것인데 그것이 경문의 해석에 도입된 것은 그 경전이 설시(說示)하고자 하는 중생의 교도(敎導)를 둘러싼 진의(眞意)를 분명히 보이고자 해서였기 때문일 것이다.
셋째의 본적석(本迹釋)이란 본ㆍ적 두 문(門)에 관련지어 경의 뜻을 설하는 해석의 입장이다. 이 중 적문이란 불타편으로서 말한다면 중생구제의 면을, 중생편으로서 말한다면 개오(開悟)ㆍ성불(成佛)방법의 면을 밝히는 교리의 영역이고, 한편 본문이란 불타의 본체(本體)ㆍ내실을 밝히는 부분인데 이 두 문에 비추어 경문을 해석하는 목표는 중생으로 하여금 성불의 가능성을 알아차리게 하고 또한 그 방향으로 인도하고 그 방법을 가르쳐주려는 데 있다고 말해 좋을 것이다. 
넷째의 관심석(觀心釋)이란 불도 수행이라는 실천 입장에서 경전의 뜻의 이해를 추진하는 해석이다. 앞의 3석(釋)이 경전의 뜻의 이론적 파악을 기약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 입장은 그러한 해석이 빠뜨리기 쉬운 경전의 뜻의 관념적 이해에 직접 경험의 측면을 부여시키고자 취해진 것일 것이다. 아무튼《법화문구》는 법화경의 경지(經旨)를 밝히고자 이 네 가지 관점에 따라 설시된 천태대사의 독자적인 법화경석(法華經釋)인 것이다.
또한 이 책은 대사가 진(陳)나라 정명(禎明) 1년(신라 진평왕 9년, 서기 587)에 금릉의 광택사에서 법화석(法華釋)으로 강설한 것을 제자 관정이 기록하여 완성시킨 것이다. 단 현존하는 것은 광택사에서의 강성을 그대로 전한 것이 아니고 관정의 손질이 적지 않다. 그러나 대사의 교학사상의 기본을 그릇 전한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고 대사의 교학사상을 충실하게 전하는 저술로서 자료로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삼대부》의 다른 두 저서에 비하여 여기 논급하는 여러 주장은 전체적으로 사색 궁구(窮究)에 결함이 있음을 느끼게 하여 원숙기 사상의 형성과정의 시초에 세상에 내어놓은 것으로서의 이 책의 위치를 추측하게 하는 만큼 아무래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관정에 의한 개정작업이 대사의 교학사상의 근간에 관련되는 부분의 변경에까지 미쳤다고 보는 것은 약간 타당성을 잃은 견해 일 것이다

⑩ 마하지관(摩訶止觀)

 

《마하지관》의 성립은 수(隋) 개황(開皇) 14년(594), 형주 옥천사에서 강설한 내용을 편찬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지금 전하는 《마하지관》은 그때 성립된 것이 아니라 제자인 관정이 편찬한 것이다. 이 책이 현재와 같은《마하지관》의 체제를 갖추게 되기 전에는 《원돈(圓頓)지관》이라 일컫던 20권으로 된 제1본과, 10권으로 정리된 제2본 등 두 가지 지관이 있었던 것 같다. 이 두 책을 기초로 손을 보아 관정이 완성한 것이 오늘날의 《마하지관》이다. 이런 수정과 편찬은 모두 관정에 의해 행해졌다. 대사는 일체 손을 대지 않았다. 
이 책이 천태대사의 여러 저술 중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매우 크다. 대사의 교학사상이 교상(敎相;理論)과 관심(觀心;實踐)두 문을 마치 새의 두 날개, 수레의 두 바퀴처럼 갖춘 종합적인 교학이라는 평가를 하는 사상적 계기도 마하지관이 제시하는 교학적 세계 때문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마하지관》은 행 실천을 통해야만 알게 되는 불도의 성격을 뚜렷이 교시하고 거기에 정비된 행의 체계를 제시하고, 또한 그것에 의해 체득되는 실상의 경지에 내적 구조도 명쾌하게 논술해 보이고 있다. 그러한 뜻에서 이 책은 천태교학의 기본을 아는 데 있어서 《법화현의》와 함께, 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한 길잡이가 되는 저술이라고 하여 좋을 것이다.
《마하지관》은 <오략십광(五略十廣)>의 구성으로 저술된 책이다. 전체가 대의(大意)ㆍ석명(釋名)ㆍ체상(體相)ㆍ섭법(攝法)ㆍ편원(偏圓)ㆍ방편(方便)ㆍ정관(正觀)ㆍ과보(果報)ㆍ기교(起敎)ㆍ지귀(旨歸)의 10장(十廣)으로 나누어지고 그 중의 제1장의 <대의>가 발대심(發大心)ㆍ수대행(修大行)ㆍ감대과(感大果)ㆍ열대망(裂大網)ㆍ귀대처(歸大處)의 5절(五略)로 나누어져 있다.
이 대의장(對意章)의 각 절을 보건대 마하지관에서 설시된 전 내용의 개요가 미리 이해되게 한 구성으로 논설되어 있지마는, 자세한 것은 제2장 이하에 미루어야 하겠다. <석명><체상><섭법><편원>의 각 장에서는 행의 기본으로 규정되는 <지관> 업(業)이 실천적 모든 성격이 여러 각도로 자세히 논구되고 그 구조적 특징이 제시된다.
제6 방편장은 정수(正修)의 행으로서의 지관을 행함에 있어서 그 효과적인 수습을 기약하며 미리 지켜야 할 실천적 여러 사항을 교시하는 장인데 이에 대하여는 이미 말한 바와 같다. 
그 다음에 계속되는 정관장은 《마하지관》의 중심을 이룬다. <지관> 업의 구체적인 수습방법이, 앞에서 말한 십관(十觀)ㆍ십경(十境)의 교설로 되어 자세히 논술되고 실상의 관득(觀得)에 필요한 실천적 방법이 체계적으로 설시 된다. 곧 실상의 관득에 있어서 관찰의 근거로 세워지는 경(所觀의 境), 그리고 그 관찰방법(能觀의 법)등 행을 둘러싼 중심 문제가 정리되어 자세히 논술되는 것이다. 
더욱이 여기서는 이에 그치지 않고 관법을 통하여 알게 되는 <실상> 그 자체의 내적 성격도 논술된다. 삼제원융설(三諦圓融說)이며 대사의 그 밖의 저술에서는 보이지 않는 일념삼천설(一念三千說)등은 그러한 교학적 과제에 응하고자 여기에 제시된 교설인 것이다.
《마하지관》이란 좁은 의미로서의 실천지침서는 결코 아니다. 요컨대 이 책은 실천을 제쳐놓고는 포착할 수 없는 실상의 성격을 가르쳐주는 동시에 실천 그 자체의 조직을 밝히고 다시 그것에 의해 포착되는 실상의 당상(當相)도 교시하고자 논술된 총합적인 내용을 지닌 책인 것이다.
그리고 현존하는《마하지관》의 자료적 위치에 관하여 한 마디 말해 두고자 한다. 그것은 여러 차례 관정의 수정을 거쳐 완성된 책이기 때문에 엄밀한 자료적 비판이 필요한 책이라고 보아 좋은 것이라는 점이다. 이 책이 성립된 사정으로 본다면《마하지관》에 대해서는 확실히 그러한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읽어감에 있어서 어떻게 하는 것이 그런 태도에 맞는 자세인가 하면 그것은 매우 어렵다.
현존의《마하지관》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 예를 들어 원돈지관 등이 발견되어 그것과 현존본과를 대비할 수 있는 조건이라도 갖추어지면 이런 문제를 둘러싸고 적극적인 발언을 할 수 있는 자료적인 길잡이를 얻게도 되겠지마는 그러한 조건이 없는 현재의 상황으로는 《마하지관》을 대사의 모든 저술과 그것을 정리한 것이라고 일컬어지는 관정의 저술과를 대조ㆍ비교하여 그 특이성을 찾아내는 방법을 따르는 것이 그 자료적 위치를 알아보는 데 적절한 태도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음미(吟味)를 더해 보아도 내용적으로 마하지관의 특이성을 주장할 수 있어서 그것의 대하에의 귀속(歸屬)을 문제 삼지 않으면 안될 주장이나 교설은 거기에는 없는 것 같다. 굳이 문제시해야 할 교설을 든다면 일념삼천설이라고 하겠는데 이것도 대사에의 귀속을 부정할 만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사상의 구조적 성격으로 보아 가령《법화현의》에 보인 <십계호구설(十界互具說)>과 <일념삼천설>과는 내용적으로 동질의 교설이고, 또 일념삼천설을 대사의 교학사상 전체에서 보아도 그 이질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보이는 것도 아니다. 일념삼천설이 지니고 있는 교리의 내용은 그의 종교사상 가운데 충분히 포함되어 있는 것이고 이것의 대사에의 귀속을 문제 삼는 것은 현 시점에서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마하지관》을 대사의 종교사상을 전면적으로 전해주는 저술로 보려고 하는 우리의 태도를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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