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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재산 목록에는 보시(布施)가 얼마나 됩니까?

통융 2016. 5. 30. 16:11
당신의 재산 목록에는 보시(布施)가 얼마나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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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열면 밝은 세상
2016.06.02 09:07 입력 | 2016.06.01 09:07 수정

통융스님

 

어떤 장사꾼이 사소한 잘못으로 왕에게 끌려갔다.

왕은 장사꾼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욕심으로 "네가 자진 재산의 목록을 적어오라." 

장사꾼은 집에 가서 두꺼운 장부에 재산 목록을 적어 왕에게 보였다.

장부를 읽어가던 왕은 깜짝 놀랐다.

장부에는 장사꾼의 재산 목록은 없고 그가 남에게 도와준 일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거지에게 밥 한 끼 준 일이며 짐승에게 먹이 준 일 어려운 사람에게 도와준 일 등등,,, 

왕은 화를 내며 장사꾼에게 물었다 "이 따위 일들을 왜 기록해 왔느냐?"

장사꾼이 대답했다. "모든 재산 목록을 적어오라 하시지 않으셨나요?

제가 가진 재산은 이 장부에 기록된 것이 전부 입니다." 

왕은 물었다. “그럼 너의 재물은 왜 기록하지 않았느냐?” 

장사꾼이 "집안에 있는 재물은 내가 잠시 가지고 있을 뿐이며 죽고 나면 하나도 가

지고 갈 수 없으며 결국은 흩어져 여러 사람에게 갈 것인데 어찌 제 것이라 하겠습니까.

저의 참 재산은 오직 남에게 보시한 것 들 뿐이지요. “

 

이 이야기는 대장엄론경5권에 나오는 부처님 설법이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 있고 유익한 삶인지를 일깨워 주고 있다.

위의 이야기 속에 장사꾼처럼 자신의 참 재물이 무엇인지를 바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물질 만능 시대에 살면서 재물을 많이 가지고 많이 배우고 권력이나 명예가 높으면 잘 사는 것으로 알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목표로 하며 얻고자 노력들 한다.

심지어는 그러한 물질의 탐욕을 내려놓지 못해 친구와 가족 간에 신뢰가 깨어져 원

수가 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심지어는 가족동반 자살까지 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잘 사는 나라일수록 자살률이 높고 행복지수가 낮은 이유가 물질만능으로 상대적

빈곤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지나친 물질적 탐욕과 인간 삶의 본질이며 기

본적인 연기론의 진리를 모르는 무지함에서 오는 소행이다

 

연기(緣起)란 어떠한 존재도 고정된 실체가 없고 찰나찰나 변해가는 과정일 뿐이

. 모든 것은 인연(因緣) 연기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독립된 실체는 절대 없고

혼자서는 살 수 없으면 이웃과 자연이 함께 더불어 공존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 역시 한 마음우주이며 그 우주가 이기에 나라고 할

만 한 고정된 실체가 없다.

 

그런데 우리는 모든 것을 영원하고 나 아닌 것을 나라고 착각하는 아집이 생겨 늘

영원 할 것 같은 집착에서 나를 위해 재물을 모으고 권력과 명예를 얻으려 한다.

내 뜻 데로 되지 않으면 화를 내고 내 생각이나 식견만이 옳다고 고집하는 어리석

음 등의 탐진치(貪嗔痴)심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이다.

그러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하지만 연기의 참된 진리를 바로 알고 깨닫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자유 의지가 생겨 내가 누구인지, 존재는 무엇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를 알고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과 현명함이 생긴다.

세상을 비관하거나 비판적이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며 ' 내 것' '너 것' 이라는 이

분법적인 분별 심인 탐욕이 없어져 모든 것을 수용하고 용서와 이해로 적이 없어 진다ᆞ.

또한 삶의 본질을 깨닫게 되어 물질이나 권력 명예라는 것은 영원한 것이 없고 모

든 것은 잠시 내가 소유하다가 돌려주는 것임을 알고,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

(下化衆生)으로 이웃들과 함께 나누고 느끼고 기뻐하는 사무량심(四無量心)의 보

살도야 말로 참된 재산이며 영원한 재산임을 알게 된다.

내가 지금 행하고 있는 선업(善業)이던 악업(惡業)이던 모든 일()은 자신이 만들

고 자신이 거두는 자업자득(自業自得)과 인과응보(因果應報)를 절대 벗어 날 수 없다는 것을 터득하게 된다.

 

이렇게 참된 진리를 바로 알고 스스로 행 할 때 우리는 이 세상에 주인공으로 살아

가는 것이요, 고통을 여의고 즐거움을 누리는 이고득락(離苦得樂)인 삶을 살아가는

부처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행복해야 한다.  

오직 지금 내가 숨 쉬고 살고 있는 매 순간을 '오직 할 뿐!' 으로 깨어 있을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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