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시/자연시

자연시

통융 2010. 4. 22. 19:52

  

 

 

 

 

 

 

벼랑 우에 솔 나무여!

 

 

 

두려워 할 것 없단다.

벼랑 우에 솔 나무여!

폭풍이 아무리 거세도

그대 뿌리인 지구를 날려 버릴 수 없을 테니.

 

 

 

 

 

<벼랑위에 솔나무여! 켄퍼스 유화 8호> 

 

 

 

 

 

 

 

 

 

 

 

 

   

강 자갈

 

 

  

 

걸망을 풀어놓으면

無字 하나

걸어 나온다.

 

그래

긴 여행 동안

너는 생각을

참 많이도 갈았구나.

 

  

 

 

 

                                                                      세월의 소리 화선지30*30cm>

 

 

 

 

* 떠나 보시게 친구여!

길은 가는 자에게만 길이 있는 것이 아니니 주저하지 말고 걸음을 옮겨 놓으시게.

그 순간 그대는 길이 있음을 알 것이네.

 

*우리네 삶은 모두가 시절인연 속에서 길을 떠나는 나그네

어떤 길을 선택해서 길을 나서느냐에 따라 이생에서 삶이 결정되고 혹은 어떤 시절인연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꿔진다.

슈리라마나 마하리쉬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참 스승을 만나는 인연”이라 했듯이 우리가 살면서 참법을 만나고 공부 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인연이 아니겠는가,

혜암큰스님이 말씀하신“이 세상에서 태어나서 제일 수지맞는 일이 공부하다 죽는 것이다”라는 말을 늘 가슴에 세기고 만지며서...

 

 

 

 

 

 

 

 

 

 

 

슬픈 재회

   

 

전주에 있는 곰솔을 두 번째 찾아갔을 때

“어서 오시게 친구여!”

“나는 봄인데도 손발이 저려 움직일 수가 없다네.”

 

 

 

 

 

 <전주곰솔 켄퍼스 아크릴 10호>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천연 기념물 제355호 곰솔은 주위의 아파트

와 큰 도로에 갇혀 많은 가지 중에 두개만 잎을 달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죽어가는 상태였다.

 

 

 

 

 

 

 

 

 

외도外道

 

 

 

연못에 놀던 개구리 한 마리

풀쩍

담장을 넘어

 

 

  

                                                                        <흔들거림 실크판화 3/5 30*40cm>

 

 

* 새로운 세상은 그대 관념과 상식을 벗어나야 한다.

지식(知識)을 버리지 않고 아무리 많은 지식으로 세상을 바꾸려 해도 세상은 그 지식의 카테구리를 벗어날 수가 없다.

그대 가 쓰고 있는 색깔의 안경을 벗을 때 세상을 새롭게 볼 수 있다.

 

 

 

 

 

 

 

 

 

진여자성 眞如自性

 

 

 

 

섬진강을 풍덩 물고 가는 왜가리

꽃 비늘 펼쳐 푸드득 날아오르는 고기들

덩달아 햇살까지 강물을 쪼아대고

산 빛은 내려와 얼굴을 씻고.

 

 

 

 

 

  

 

                                                                     <섬진강의 하루 수묵담체 130*73cm>

                     

  

 

 

 

* 자연은 늘 있는 그대로 이나 바라보는 그대 식견(識見)이 사물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일 뿐.

*이른 아침에 선진강가에 앉아봐라. 그대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선계(仙界)를 서슴없이 거닐 수 있으려니....

 

 

 

 

 

 

 

 

 

 

 

안개

 

 

 

길을 감추던 안개 내 발자국 소리에 놀라 조금씩 길을 내어놓는다.

 

 

 

 

   

 

                                                                              <정선의 들 길 사진>

 

 

 

 

 

*하루를 살면서 그대는 진정한 그대를 몇 번씩이나 바라보는가.

그대 존재를 너무 의식하지 말게. 그 존재는 안개 속에서처럼 살아지나

그대 본성은 영원할 것이니까.

 

 

 

 

 

 

 

 

 

 

갈치야

 

 

 

스스로 뼈를 몸 밖으로  들어내지 않는다. 갈치야!

 

 

                                                                            <장승제 캔퍼스 유화 10호>

                                                                          

  

 

* 本性은 스스로 드러내지 않는데서 본성이 살아있음을

그대는 그대 자신을 만들고 있는 本性을 바로 알아 보고있는가.

 

 

 

 

 

 

 

 

 

 

장례식

 

 

 

지렁이는 죽어서도 개미 상여꾼과  조문객들이 줄줄이 밥을 따라 나서네.

 

 

 

 

 

 

                                                                     <예수의 탄생 종이에 유화 21*30cm> 

 

 

 

 

 

*나는 누구인가, 그대는 누구인가. 가만히 침묵해 보라.

*육신이 지수화풍의 모습으로 흩어지고 돌아감을 인식한다면 무엇을 주져하는가, 나누어라,  

 

 

 

 

 

 

객방客房

 

 

 

 

산 뻐꾸기 객방 문고리 잡는걸 보면

그 놈은 쉬어 가는 맘들을 알련 가.

 

 

 

 

 

 

 

                                           <객방 시화 수묵담체 30*40cm>

 

 

  

*바라봄은 나의 분별된 관점에서 보여 질 뿐이고 보여 짐은 나의 주관이 배제된 상태인

있는 그대로이며 이것을 바라봄이 온전한 관(觀)이라 한다.

 

*객방- 절간에 가면 일반 대중들이 묵어갈 수 있는 방을 말한다. 객방은 길손들의 보금자리이다.

추운 겨울날 길 다니 다가 고요한 절간 객방에 앉아서 들리는 산뻐꾹이 소리가 어찌나 ...

 

 

 

 

 

 

 

 

 

허허

 

 

 

 

달물 들이며 가는 구름 바람이 달빛을 털어내고 있네.

 

 

 

 

 

                                             <장지위에 먹체색 45*30cm> 

    

* 그대는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가, 진정 그대는 지금 거기서 지혜작용의  숨를 쉬고  있는가?

 

 

 

 

 

 

 

 

 

 

 

자네

 

 

 

 

사람 그리울 때

똥을 만져보고

달빛 무거우면

옷을 벗으시게.

 

 

 

 

 

 

 

 

 

 

 

 

 

 

 

 

 

* 인생은 숨 멎는 한 순간을 위해 한 평생을 준비 한다.

 

 

 

 

 

 

 

 

 

세월

 

 

 

 

저 나무는 세월이 구부정하네.

 

 

 

<구부정한 세월 켄퍼스3호>

 

 

 

*흐르는 저 강물을 바라보게.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가장 편안하게

저렇게 낮게 엎디어 쉼 없이 흐르고 있지 않는가.

그대는 어떤 삶으로 물의 성품을 닮고 물길을 내고 있는가.

 

 

 

 

 

 

 

 

 

 

무(無)량(量)수(壽)전(殿)

 

 

   

 

봉황산 아래 달빛바다 출렁이고 三世를 넘나들며 수백 세월을 향해 해 온

배 한 척

 

 

 

 

 

 

 

 

 

 

 

 

 

 

 

 

 

 

 

 

 

 

 

 

 

 

 

 

 

 

숟가락

 

 

  

어쩌나 내가 떠나면 혼자서 밥을 떠먹을 수 없으니.

 

 

 

 

 

 

 

 

 

 

 

 

  

*초는 불을 밝혀야 자신의 본분사(本分事)의 일을 다하는 것이듯 그대  본분사의 일을 잘 찾아서 불을 밝히고 있는가

*내가 누구인가를 알 때 그 대는 진정 자유인이 되느리라.

 

 

 

 

 

 

 

 

 

 

 

 

 

 

 

 

 

창문을 두드리네.

방안에 불을 보고

날벌레들이 함께 놀자며

 

 

 

 

 

 

 

 

 

 

 

 

 

 

 

 

* 이 세상에 나투어 있는 모든 것이 내가 아닌 것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대는 가만히 숨을 쉬며 반짝이는 강물을 바라보라

 

 

 

 

 

 

 

 

 

 

 

 

 

 

 

 

 

길은

하루 종일 플라타너스를 업고

해를 따라 걷는다.

 

 

 

 

 

 

 

 

 

 

 

 

 

 

 

 

 

 

*목표가 크면 작은 과정은 함께 지나가나

목표가 작으면 목표만 추진하다 때를 다 보내 니라.

과정은 주어져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이다.

 

 

 

 

 

 

 

 

 

 

 

 

 

 

 

 

저 개구리들

밤이 깊었는데도

지칠 줄 모르네.

 

 

 

 

 

 

 

 

 

 

 

 

 

 

*부지런 함이란 - 오늘 할 일을 내일 미루지 말며 아침에 할 일을 저녁에 미루지 말라.

한 순간도 게으름이 없는 것을 부지런 함이라한다.

검소함이란 - 少欲知足(소욕지족)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것-茶山 정약용

 

 

 

 

 

 

 

 

 

서울

 

 

 

 

 

人間들이 사는 동네.

 

 

 

 

 

 

 

 

 

 

 

 

 

 

 

 

 

 

 

 

*시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T.E.흄

*오로지 이미지는 시의 극치이며 생명이다. ―드라이든

 

*방대한 저작을 남기는 것보다 한평생에 한번이라도 훌륭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낫다. ―에즈라 파운드

 

*믿을 수 있는 모든 것이란 진실한 이미지 뿐이다. ―W.블레이크

 

 

 

 

 

 

 

나비의 결혼식

 

 

 

 

축! 화혼花婚

그대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노란 민들레꽃.

 

 

 

 

 

 

 

 

 

 

 

 

 

 

 

 

* 세상은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가 나의 축하객들임을 알 때

그대는 세상을 늘 축복 속에서 환희 하리

 

 

 

 

 

 

 

 

 

 

 

 

남도 여행中에

 

 

 

 

내가 이렇게 큰 정원에서 살고 있다니.

 

 

 

 

 

 

 

 

 

 

 

 

 

 

 

 

 

 

 

*산 너머 산 그 산 아래 개울물 따라 마을이 있고

그 뒤 으로 솔나무가 푸르고

또 그 옆 도래에 할아비 할머니가 누워계시니

예가 내가 사는 터 함께 어우러

우리가 마음 내리는 곳

참 좋은 땅

 

 

 

 

 

 

 

 

 

농촌곡農村曲

 

 

 

뻐어뻐어 우욱우욱 뿌우어억

꼬오꼬오-옥

차으초윽 째째 찰짝

머엉꿩꿕 깽 꺽엉

끄르르 꾸우-우

까까까악 까악꺼꺼 치까

음음매애애에

지억찌이 찍쩍 삐익

스스사아사삭

파스삭-스시이익

 

 

 

 

 

 

 

 

 

 

 

*가장 완전한 언어는 생각하게 만들지 않는다.

*은유를 깊이 추구하려면 건전한 의식의 세계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 ―J.M.머리

*상상력이야말로 도덕적 선(善)의 훌륭한 방편이다. ―셸리

 

*상상력이라는 것은 죽어 가는 정열을 되살리기 위하여 살(肉)을 잡아 두는 불사의 신을 말하는 것이다. ―J.키츠

*상상된 이미지를 통해 우리는 시적 몽상이라는 몽상의 절대를 인식한다. ―바슐라르

 

 

 

 

 

 

 

 

 

 

 

 

서울 길

 

 

 

 

멀미가 난다.

 

 

 

 

 

 

 

 

 

 

 

 

 

*세상에는 하찮은 것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황금을 마구 낭비하는 불쌍한 사람이 많다. 그 하찮은 것들로 인해 그들은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살다가 처절한 죽음을 맞이한다. -알퐁스 도테

 

 

 

 

 

 

 

 

 

 

 

 

 

시(詩)

 

 

 

구 절 초 꽃 닢 우 에 안 즌 나 비

어!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하지 말라.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는 자는 누구인가.

아름답다는 것은 어디를 기준하고 있는가.

그냥 아름답다고...

그 그냥 이라는 곳을 넘보고 있느냐.

그렇다면 세상은 원래 아름다울 뿐이다.

우리는 세상을 그렇게 바라봐야 한다.

그래서 조주(趙州.778~897 당나라의 고승)는 개도 불성이 있다 없다 했느니라.

 

 

 

 

 

 

 

 

 

 

3번 국도(國道)

 

 

 

 

진주 촉석루 앞에서 서성이던 길이

문경 새재를 넘어

서울까지 와 있네.

 

 

 

 

 

 

 

 

 

 

 

 

 

 

 

 

 

*길 위에 우리가 평생 동안 찾으려고 애쓰는 진실들이 머물러 있다. - 워즈워드

 

 

 

 

 

 

 

 

 

 

 

 

 

 

 

 

생명이 뭐냐고 묻다

   

 

 

내가 뭘 아는 게 있어야지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뭔지도 모르는데.

 

 

 

 

 

 

 

 

 

 

 

 

 

* 생이란 스스로 느끼는 자의 것이다.

느끼지 않으면 생은 없다.

길고 짧다는 것도 생각일 뿐 그냥 스쳐 지나는 인연이다.

있는 그대로 바라봄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일 뿐이다.

삶은 에고가 만드는 것일 뿐 만들어 져 있지 않다.

자유롭다는 말이 어디에 자유롭다는 말인가.

자기 에고(ago)에서 아니면 자기 본성(本性)에서

에고에서는 자유롭다 하지만 본성은 자유 자체일 뿐이다.

 

 

 

 

 

 

 

한심

 

 

 

 

 

봄 고양이 한 마리 마당 귀퉁이 지나는데

내 마음에 돌멩이 하나 들어앉다.

 

 

 

 

 

 

 

 

 

 

 

 

 

 

 

 

 

 

 

 

 

 

 

 

 

 

 

 

지식(知識)

 

 

 

 

 

달빛이 아무리 밝아도

밤이라 하지.

 

 

 

 

 

                                  <달을 물고 오는 소식 화선지 수묵 70*30cm>

 

 

 

 

 

 

 

 

 

 

*이 세상은 거짓은 없다 모두가 참일 뿐이다.

신은 肯定을 만들고 인간은 不定을 만든다.

*보기 좋은 미사여구(美辭麗句)를 모아놓고 시라고 하는 것이야 비천한

잡배의 장난에 불과하다. 시는 선언이다. 만천하의 현재 뿐 아니라

진미래제(盡未來際)까지의 중생에게 보내는 편지요, 선언이요,

유언이다. ―李光洙

 

 

 

 

 

 

 

 

 

 

 

 

 

 

 

 

 

 

 

쓰레기 더미 위에 웅크리고 앉아 비를 맞고 있다.

주님의 종으로 살던 신 한 짝

 

 

 

 

 

 

 

 

 

 

 

 

*예술과 아름다움이란 반복된 지식가치의 경험으로 이루어진 분별력이다.

즉 美나 醜는 반복된 훈련이나 경험에서 느껴지는 의식된 감정일 뿐이다.

 

 

 

 

 

 

 

 

 

 

까치집

 

 

 

 

 

미루나무 위에

저 까치집도

번지수가 있을까.

 

 

 

 

 

 

 

 

 

 

 

 

 

 

 

 

 

 

 

 

 

 

 

 

 

 

 

 

 

 

 

 

교통사고

 

 

 

 

 

어!

....

노랑선 우에 신발 하나.

 

 

 

 

 

 

 

 

 

 

 

 

 

 

 

 

 

 

 

 

 

 

 

 

 

 

 

 

 

 

 

雪夜

 

 

 

 

山中雪夜 月下白白

高岩碧松 雪下靑靑

 

 

 

 

 

 

 

 

 

 

 

 

 

 

 

 

 

 

 

 

 

 

<산골 눈 밤은 달 아래서 희디희고

높은 바위에 푸른 솔은 눈 아래서 더욱 푸르네.

 

 

 

 

 

 

 

 

 

 

 

 

 

묵언(黙言)

 

 

 

 

 

저 은행나무는

바람이 은행잎을 다 데려가도

아무 말이 없구나.

 

 

 

 

 

 

 

 

 

 

 

 

 

*성인은 無爲之事 말하지 않는 가르침을 행한다.

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 말 많음을 삼가라. 변설에 능한 자를 피해라. 말을 꾸미지 마라. -노자

 

 

 

 

 

 

 

 

 

 

전생前生

 

 

 

 

 

손발을 저렇게 싹싹 비는걸 보면

파리는 전생에

죄를 얼마나 많이 지었길 레.

 

 

 

 

 

 

 

 

 

 

 

 

 

 

 

 

 

*하심과 감사는 다른 것이다. 감사는 주체와 객체가 있다면 하심은 주체를 없애는 생각이다.

진정 자유인은 그냥 행인 것이지 바라봄이 없다.

살생과 육식을 하지 말라는 것은 생명의 소중함 보다 마음의 자유로움을 얻기 위해서다.

간음과 거짓말은 도덕적 가치관 보다 상대의 자유를 구속하기 싫어서이다.

 

 

 

 

 

 

 

 

 

 

 

禪雲寺에서

 

 

 

 

未堂이 아직 예서 머문다면

도솔산 넘은 보름달

보다 붉은 선운사 동백꽃잎 따다 찻잔하고

대웅보전에 목탁 소리 맑게 부어 달빛에 달인

차 한 잔

밤 뻐꾸기 함께 권하고 싶네.

 

 

 

 

 

 

 

 

 

 

*진정한 만남은 상호간에 눈뜸(開眼)

영혼의 진동이 없으면 그건 만남이 아니라 한 때의 마주침이다. - 법정

 

 

 

 

 

 

 

 

 

 

 

 

 

 

白羊寺에서

 

 

 

 

 

靑雲堂 뜰 연못 속에 白羊을 보고도

禪旨를 깨닫지 못한다면

須彌山을 겁으로 넘은들 무엇하리

 

 

백양사

 

 

 

 

 

*백양사-고불총림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 632년(백제 무왕 33) 여환(如幻)이 창건하여 백암산백양사라고 했으며,1350년(충정왕 2) 각진국사(覺眞國師)가 3창하고, 1574년(선조 7) 환양(喚羊)이 현재의 백양사라고 개칭했다<법화경〉 독성소리에 백학봉에 있는 흰 양떼가 자주 몰려온 것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한다.

*靑雲堂(청운당): 장수군 내장산에 있는 백양사의 선원(禪院)

*禪旨(선지): 참선의 진미를 말함

*수미산([Sumeru, 須彌山):불교의 우주관에서 우주의 중심을 이루는 거대한 산.

*겁(劫):찰나를 의미하는 무한의 시간을 상징

 

 

 

 

 

 

 

차 한 잔 듣게

 

 

 

여보시게

차탁 우에 달빛 펼쳐 깔게

잘 익은 별빛 몇 개 따다가 불을 지필 테니

핑경 소리에 솔바람 담고

산 빛 품고 졸고 있는 계곡 물 깨워

차를 다리시게.

저 밤잠 못 이루는 산 벗들

뒤 안 대숲에 숨어 기웃대는

바람까지 불러와

차 한 잔 듣게.

 

 

 

 

 

 

 

 

 

 

 

 

 

 

 

 

 

 

 

 

 

 

 

 

일상

 

 

 

새벽 전철 안은

모두들 도살장에 끌려가는 얼굴들일세.

 

 

 

 

 

 

 

 

 

 

 

 

 

 

 

 

 

 

그대는 진정 누굴 위해 살고 있는가.

그대 안에 존재하고 있는 그대를 한번 들여다보시게.

그러면 육신이 밝아진다네.

 

 

 

 

 

 

 

 

 

 

 

 

 

 

 

 

 

 

 

 

 

 

 

 

 

 

 

 

 

順理

 

 

 

 

 

하루 내 울던 저 매미들도

어둠이 찾아오면 침묵할 줄 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신사라

 

 

 

 

 

 

 

 

 

 

 

 

하루살이

 

 

 

 

 

하루를 살다 가면서도

생의 마지막을 서슴없이 불 속에 띄어드네.

 

 

 

 

 

 

 

 

 

 

 

 

 

 

 

 

 

 

*삶이란 의식하여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맡기는 것이며,

간다 온다는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

 

 

 

 

 

 

 

 

 

 

 

예수

 

 

 

 

저 강아지는 목에 멸류관을 썼다.

 

 

 

 

 

 

 

 

 

 

 

 

 

 

 

 

*사랑을 하는데도 과정과 배움이 필요한가.

사랑을 가르쳐 줄 스승이 필요한가.

사랑은 대상만 있을 뿐이다. 사랑한다는 마음으로 사랑하지 말라.

사랑한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순간 벌써 자신을 위한 식견의 에고일 뿐이다.

이것은 정신의 이기적인 의식일 뿐 참 자아의 본성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자신을 사랑스럽게 보이기 위한 에고의 술수라는 것을 알라.

참 사랑은 본성에 듬으로 감정의 시작과 끝이 없는 그 자리일 뿐이다.법성원융무이상과 네 이웃을 내몸같이 사랑하는 본질을 알때 그대자신이 온전한 사랑일뿐이다.

참 사랑은 그냥 있는 것이지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리라.

어떤 감정인지는 그동안 배운 말로만 설명할 뿐 사랑의 본질은 설명이 불가능한 것이다.

 

 

 

 

 

 

 

세월

 

 

 

 

 

벽에 걸린 시계는 멈춰 있는데

문밖에 눈은 그칠 줄 모르네.

 

 

 

 

 

 

 

 

 

 

 

 

 

 

 

 

 

 

 

 

 

 

 

*내 마음은 분별지가 전혀 없는 바보의 마음이다.

세간에 삶들은 분별지에 빛나고 있으나 나만은 멍하니 어둡다. -노자 도덕경

 

 

 

 

 

 

 

 

 

 

 

똥파리

 

 

 

 

 

내 몸에 똥이 많이 든 걸 아는지

자꾸만 달려든다.

 

 

 

 

 

 

 

 

 

 

 

 

*

 

 

 

 

 

 

 

 

 

 

 

 

 

 

저 국화는 눈이 내리고 있는 데도

꽃을 피우고 있구나.

 

 

 

 

 

 

 

 

 

 

 

 

*참된 스승은 말로 속여 뭇 이웃들에게 보상이나 이득을 챙기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라.

진정 그대를 사랑하는 스승이라면 그대를 위해 본성에 자리해 있을 뿐 그대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것을 전달하려고 가르치지 않고 모든 것을 평등하게 바라봄이며 그냥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분명한 것은 목표와 기대가 없어야 한다는 것과 자신이 스승을 바라보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스스로를 침묵하며 들여다봐라.

스승이 자신의 본성을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찾아간다는 것을 명심하며

스승은 늘 내 몸 속에 함께 한다는 것도 알라.

결국 뭇 모든 것이 스승임을 알게 된다.

그대는 있는 그대로 다가가라.

언제나 모른다는 의식에 유혹 당하지 말라.

앎이란 글을 몰라도 알고 뜻을 몰라도 그냥 느끼는 것이다.

 

 

 

 

 

 

運(운)

 

 

 

 

 

 

이 별에 왔다 가면서

참! 고맙구나.

사지 멀쩡한 그릇하나 빌려줘서.

 

 

 

 

 

 

 

 

 

 

 

 

 

* 감사하라. 감사하라.

자신에게도 뭇 우주의 모든 것들에게도 진정 그대는 감사가 성령의 말씀임을 알라.

 

 

 

 

 

 

 

 

 

 

松影

 

 

 

 

 

 

 

눈옷 입은

저 돌부처 앞에서

사그락 사그락 은빛 춤을

추는 그림자는 뉘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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