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불교/통융스님의 반야심경 해석

3, 반야심경<현장스님과 반야심경의 이야기 >

통융 2022. 3. 17. 11:11

<우리말 불교> 3, 반야심경

 

<현장스님과 반야심경의 이야기 >

 

현장법사 하면 서유기를 빼놓을 수 없다.

『서유기』는 당나라의 승려 삼장법사(三藏法師)가 태종(太宗)의 명을 받아 불경을 가지러 서역으로 가는 길에 제자 손오공(孫悟空), 저팔계(猪八戒), 사오정(沙悟淨)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81가지의 난(八十一難)’을 거친 끝에 마침내 불경을 가지고 돌아온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대표적인 <반야심경>과 현장스님의 이야기다.

당나라 현장법사는 629년 오랫동안 꿈꾸었던 천축국을 향해 구법의 길에 올랐다.

익주 공혜사에 이르렀을 때, 한 병든 노스님을 만났는데,

그는 험난한 천축길에 만나게 될 갖은 시련을 알려주면서 "삼세제불의 심요(心要) 법문이 여기 있으니

이것을 늘 기억하여 외면 온갖 악귀를 물리치고 안전히 다녀올 수 있으리라" 했다.

그 노스님이 가르쳐준 것은 범어로 된 「반야심경」이었다.

천축을 가는 길은 황량하고 험난해서 나는 새나 짐승도 없고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곳이 며칠씩 계속되기도 했다.

자기 그림자를 벗삼아 고난의 길을 가는 현장에겐 끊임없이 무서움과 괴로움, 편안함을 유혹하는

악귀들이 덮쳐오고, 길을 잃고 방황하는 경우도 무수히 많았다.

그때마다 현장은 이 「반야심경」을 지심으로 독송했는데,

그때마다 악귀들은 물러나고 길이 저절로 열리면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나타나곤 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현장은 천신만고 끝에 무사히 천축 마가다국 나란타사에 도착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는 거기에서 자신에게 「반야심경」을 가르쳐준 병든 노스님을 만나게 되었다.

현장을 본 그 노스님은 흔연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가 이곳에 무사히 도착한 것은 삼세제불의 심요법문을 수지 독송한 덕이니라. 내가 바로 관음보살이다."
그러고는 표연히 떠올라 하늘 높이 사라져버렸다.
그 뒤 현장법사는 귀국하자마자 관음보살이 친히 교수한 「반야심경」을 번역하여 유포했는데,

수지하여 지심으로 독송하는 이마다 「반야심경」의 영험함을 경험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