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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면 밝은 세상으로 <무문관> 열어보기 8

통융 2020. 9. 4. 20:05

문 열면 밝은 세상으로 <무문관> 열어보기 8

<무문관 제12> 암환주인(巖喚主人)

 

 

 

 

허수아비와 참새

 

 

 

 

 

 

사람 옷을 입었다고 허수아비가 사람인줄 착각하는

너는 너는 참새

 

 

 

 

 

<무문관 제12> 암환주인(巖喚主人) 瑞巖彥和尚, 每日自喚, 主人公, 復自應諾. 乃云, 惺惺著, , 他時異日, 莫受人瞞, 喏喏. 서암 언화상은 매일 자신을 주인공아! 하고 부르고 다시 스스로 예! 하고 대답한다. 늘 깨어있어라!, !, 남들에게 속지 마라!, , ! 

<무문> 學道之人不識真, 只為從前認識神. 無量劫來生死本, 癡人喚作本來人. 도를 배우는 사람이 진실을 알지 못하는 것은, 다만 예전부터 인식한 신을 자기로 알았기 때문이다. 무량한 과거부터 생사의 근본을, 어리석은 사람들은 본래의 자기라고 부른다.

 

<덧말> 참 주인공은 어디에 있는가? 한 주인이 각각 다른 곳에 집을 두고 머슴을 각각 두면 주인은 하나인데 두 머슴은 각각 자기가 바라보는 주인이 이렇다며 싸운다.

전등록에 육긍대주가 남전 보우선사에게 유리병 속에 갇힌 거위를 병도 깨트리지 않고 어떻게 거위를 꺼낼 수 있는가?하니 남전이 즉시 육긍대주하고 부른다. 육긍대주가 하니 남전스님이 이미 나왔느니라…….’ 유리병 속에 잠들거나 꿈속에 헤매고 있는 영혼을 깨워내는 천둥 같은 소리다. 온갖 번뇌 망상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아상(我相)의 감옥에서 벗어나는 소리다. 내 집에 문을 여는 열쇠이다. 화엄경야마천궁품에서 마음은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와 같아서 이 세상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 다 그려낸다고 했다. 한 마음 안에 온 우주가 들어있고 그 한 마음으로 깨어 있을 때 그대는 없다. 우주만 있을 뿐이다. 천년동안 어둡던 동굴이 횃불 하나로 찰나에 천년의 어둠을 걷어내듯 아무리 겹겹이 쌓인 무명의 업장이 은산철벽 같고 99명을 살인한 앙굴라마의 살기도 주인공아! 부르는 그 소리에 박살이 날 터이니 참새처럼 허수아비가 사람 옷을 입었다고 속지는 마라야지. ! !

소승이 국제선방에서 독참을 하면서 선원장 스님과 서암화상의 ” “공기를 주고받던 생각이 난다. ‘스님요’ “” ‘대답하는 그놈이 주인공입니다. 그놈은 항상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하면 신()이 되고 아트만에 집착하게 되는 주권 없는 사람이 됩니다. 늘 그대 주인공은 활발발(活潑潑)하여 머뭄 없이 살아 있는 주인공임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