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면 밝은 세상으로 <무문관> 열어보기 6
<무문관 제14칙> 남전참묘(南泉斬猫)
한심閒心
고양이 한 마리 마당 귀퉁이 지나는데
내 마음에 돌멩이 하나 들어앉다.
<무문관 제14칙> 남전참묘(南泉斬猫) 南泉和尚, 因東西兩堂爭貓兒, 泉乃提起云, 大眾, 道得即救, 道不得即斬卻也. 眾無對, 泉遂斬之. 晚趙州外歸, 泉舉似州. 州乃脫履, 安頭上而出. 泉云, 子若在, 即救得貓兒. 남전 화상이 동당과 서당스님들이 어린고양이를 가지고 서로 자기 고양이라고 다투기에, 남전이 고양이를 들어 보이고는 말했다. 대중들아, 한 마디 일러라, 이르면 살려줄 것이요, 이르지 못한다면 베겠다! 대중들이 대답이 없자, 남전은 고양이를 베었다. 저녁에 조주가 외출에서 돌아오자, 남전은 낮에 있었던 일을 조주에게 들려주었다. 그러자 조주는 신을 벗어, 머리위에 이고 나가버렸다. 남전이 말했다. ‘그대가 만약 있었다면, 즉시 고양이를 구할 수 있었을 텐데...
<무문頌> 趙州若在, 倒行此令. 奪卻刀子, 南泉乞命. 조주가 만약 있었다면, 거꾸로 그 명령을 행했으리. 칼을 빼앗기고 남전도 목숨을 구했으리.
<덧말>열반경에 보면 일체중생 실유불성(一切衆生 悉有佛性)이라 일체 모든 존재는 불성을 가지고 있다고 부처님이 설(說)하고 있다. 즉 불법을 공부하는 이들은 연기(緣起)의 실상을 바로 알아차리고 깨닫게 되면 모든 존재가 또 다른 나임을 자각하게 된다는 말이다. 올바른 불교 수행자라면 생사를 초월한 자비심(慈悲心)이 근본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죽은 영가를 위해서도 천도재를 지내는 것이 불교이듯 모든 존재에 대한 존중과 자비사상은 바르게 알고 실천하는지를 남전 노장이 수행하는 수좌들에게 참구해 보는 선문(禪問)이다.
과연 누가 생사를 초월한 대자대비의 보살행을 실천하고 있는가?
귀중한 고양이 생명을 가지고 저울질 해 보지만 그 누구도 실유불성의 도리를 깨닫고 자기 목숨 같이 고양이 목숨을 존중하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인 자가 아직도 없단 말인가!
남전 노장은 후학들을 위해 기꺼이 살생성인(殺生成因)으로 지옥행을 택하였으나…….
남전 노장을 지옥에서 건져 줄 눈 밝은 조주가 뒤늦게 주장자를 들고 지옥문을 열지만 이미 죽은 고양이를 어찌 살릴 것이며 남전의 살생의 업은 또 어찌 갚을 것인가?
만약 소승이 거기 있었다면 남전의 목덜미를 한 대 후려치고 죽은 고양이를 양지바른 곳에 묻고 왕생극락지 대원이라 49재라도 지내야 되지 않을까?
만약 그렇게 후하게 장례(葬禮)를 지내지 않으면 요즘은 동물학대라고 경찰에 신고하겠지…….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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