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반경

열반경후분

통융 2018. 10. 25. 10:58

대반열반경후분(大般涅槃經後分) 

K.107(9-429), 

T.377(12-900) 


1. 유교품(遺敎品) 

2. 응진환원품(應盡還源品) 

3. 기감다비품(機感茶毘品) 

4. 성구확윤품(聖軀廓潤品) 




○ [pt op tr] sfed--대반열반경후분_K0107_T0377 핵심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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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 58] 


“내가 열반한 뒤, 

그대들 대중은 

반드시 열심히 수행하여 

빨리 3유(有)를 벗어나 

다시 태만하거나 산란한 마음으로 제멋대로 행동하지 말라.” 


이때 일체 세계의 하늘 사람과 

4부대중 가운데서 

열반의 광명을 만나 

부처님을 우러러본 이는 

일체 3도(塗)와 8난(難)과 세간의 사람과 

하늘 사람이 가지고 있는 번뇌와 

4 가지 무거운 죄[4중四重]와 

5 가지 패역[5역五逆]의 지극히 나쁜 죄와 

허물이 영원히 없어져 남음이 없고, 

모두 해탈을 얻었다. 


이때 세존께서 

자마황금빛 색신을 드러내시고 

친절히 모양을 대중에게 보이시고 나서 

본래대로 승가리 옷을 들어 

평상시와 같이 입으셨다. 



2. 응진환원품(應盡還源品) 



부처님께서 

다시 모든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온몸이 아프니, 

내가 이 말을 끝내면 

곧 초선정[초선初禪]에 들어서 

열반의 광명으로써 세계를 두루 관(觀)하고 

적멸한 정[적멸정寂滅定]에 들겠다.” 


이때 세존께서 말씀을 마치시자마자 

곧 초선정에 드셨고, 

초선정으로부터 나오셔서 제2선정에 드셨고, 

제2선정으로부터 나오셔서 제3선정에 드셨고, 

제3선정으로부터 나오셔서 제4선정에 드셨고, 

제4선정으로부터 나오셔서 허공변처정[허공처虛空處]에 드셨고, 

허공변처정으로부터 나오셔서 식무변처정[무변식처無邊識處]에 드셨고, 

식무변처정으로부터 나오셔서 무소유처정[불용처不用處]에 드셨고, 

무소유처정으로부터 나오셔서 비상비비상처정[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에 드셨다. 

비상비비상처정으로부터 나오셔서 멸진정(滅盡定)에 드셨고, 


멸진정으로부터 나오셔서 다시 비상비비상처정에 드셨고, 

비상비비상처정으로부터 나오셔서 무소유처정에 드셨고, 

무소유처정으로부터 나오셔서 식무변처정에 드셨고, 

식무변처정으로부터 나오셔서 허공변처정에 드셨고, 

허공변처정으로부터 나오셔서 제4선정에 드셨고, 

제4선정으로부터 나오셔서 제3선정에 드셨고, 

제3선정으로부터 나오셔서 제2선정에 드셨고, 

제2선정으로부터 나오셔서 초선정에 드셨다. 



[21 / 58] 



이때 세존께서 

이와 같이 역과 순으로 모든 선정에 들기를 마치시고, 

널리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깊은 반야(般若)로써 

3계 일체와 6도를 두루 관하니, 

모든 산과 큰 바다와 대지는 중생을 포함하고, 

이와 같은 3계의 근본 성품을 여의면 

필경에 적멸하여 

허공의 모양과 동일하다. 


이름도 없고 식(識)도 없어 

영원히 모든 유(有)를 단절하니, 

본래 평등하여 

높거나 낮다는 생각이 없고, 


보는 것도 없고 

들을 것도 없고, 

깨달을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으며, 

얽매일 것도 없고 

해탈할 것도 없으며, 


중생도 없고 

수명(壽命)도 없으며, 

생기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고, 

다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아니하며, 


세간도 아니고 

세간 아닌 것도 아니며, 

열반과 나고 죽음이 모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양 극단이 평등하고 

모든 법이 평등하기 때문이다. 


한적하게 살고 고요히 머물면, 

베풀어야 할 것도 없다. 

구경에는 안치하여 

반드시 얻지 못한다. 


머무름이 없는 법으로부터 법성이 베풀어진다. 

일체의 상(相)을 끊으면 

무소유 하나뿐이다. 


법상(法相)이 이와 같나니, 

이것을 아는 이를 

세간을 벗어난 이라고 이름한다. 


이러한 것을 모르면 

나고 죽음의 시작이라 이름한다. 


그대들 대중은 

반드시 무명을 끊고, 

나고 죽음의 시작을 멸하여라.” 





이때 세존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고, 

다시 선정을 넘는 일[초선超禪]에 드셨다. 


초선정으로부터 나오셔서 제3선정에 드셨고, 

제3선정으로부터 나오셔서 허공변처정에 드셨고, 

허공변처정으로부터 나오셔서 무소유처정에 드셨고, 

무소유처정으로부터 나오셔서 멸진상정(滅盡想定)에 드셨고, 

멸진정으로부터 나오셔서 차례로 다시 돌아가서 드셨다. 


비상비비상처정에 드셨다가 

비상비비상처정으로부터 나오셔서 식무변처정에 드시고, 

식무변처정으로부터 나오셔서 제4선정에 드시고, 

제사선정으로부터 나오셔서 제2선정에 드시고, 

제2선정으로부터 나오셔서 초선정에 드셨다. 


이와 같이 

역과 순으로 선을 뛰어넘어 들기를 마치시고 

다시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크나큰 지혜[마하반야摩訶般若]로써 

3계의 유정과 무정을 두루 관하니, 


일체의 사람과 법이 모두 구경에는 

얽매인 것도 없고 

해탈한 것도 없으며, 

주인도 없고 

의지할 것도 없고, 

포섭하거나 유지할 수도 없으며, 

3계를 벗어난 것도 아니고 

모든 유에 들어간 것도 아니다. 



[22 / 58] 



본래 청정무구하여 

번뇌가 허공 등과 같고, 

평등한 것도 아니고 

평등하지 아니한 것도 아니며, 


움직이고 기억하고 사유하고 상상하는 작용들이 다하여 

마음이 쉬면 

이와 같은 법상을 큰 열반이라 이름하며, 

이 법을 진실하게 보면 해탈했다고 이름한다. 


범부가 알지 못하는 것을 

무명이라 이름한다.” 




이러한 말씀을 마치시고 

다시 선을 뛰어넘는 일에 드셨다. 


초선정으로부터 나오셔서 

더 나아가 멸진정에 드시고, 

멸진정으로 부터 나오셔서 

더 나아가 초선정에 드셨다. 


이와 같이 

역과 순으로 선을 뛰어넘어 들기를 마치시고 

다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부처님의 눈으로 3계의 일체 모든 법을 두루 관하니, 

무명과 본제(本際)의 성품이 본래 해탈하여 

10방에서 구해도 

끝내 얻을 수 없으니, 

근본이 없기 때문에 

지엽(枝葉)을 말미암은 것은 모두 다 해탈하고, 

무명에서 해탈한 까닭으로 

더 나아가 늙고 죽음에서 다 해탈함을 얻는다. 


이러한 인연으로 

내가 지금 항상 적멸의 광명에 머무는 것을 

큰 열반이라 이름한다.” 





이때 아난이 끝없이 슬퍼하고 근심하여 

고통스러워하다가 

마음이 미쳐 희미하고 혼란하며, 

정신이 혼미해지고 

술에 취한 사람과 같이 

도무지 지각이 없어 

4부대중을 보지도 못하고 

여래께서 이미 열반에 드셨는지 

아직 열반에 드시지 아니했는지도 몰랐다. 



이때 여래께서 

이와 같이 세 번을 반복하며, 

단계를 뛰어넘어 

여러 선정에 드셔서 

법계를 두루 관하시고 

널리 대중을 위하여 

세 번을 반복하여 설법하셨다. 


여래께서 

이와 같이 펼침을 거듭하셔서 

스물일곱 번을 반복하여 여러 선정에 드셨으나, 


아난이 모르는 까닭에 

부처님께서 한 번 선정에 드실 때마다 질문을 한 번 했는데 

이와 같이 스물일곱 번을 반복하여 

“부처님께서 이미 열반에 드셨습니까, 

아직 열반에 드시지 않으셨습니까?”를 

아니루두에게 묻자, 

아니루두는 여래께서 

모든 선정에 드셔서 

스물일곱 번 반복하신 것을 깊이 알고 

아난에게 

“부처님께서는 아직 열반하시지 않으셨다”고 대답하였다. 


이때 일체 대중이 

모두 다 정신이 아득하고 혼란하여 

여래께서 열반하셨는지, 

아직 열반하시지 않았는지를 도무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때 세존께서 

세 번 반복하여 

여러 선정에 드셨다가 



[23 / 58] 


세 번 반복하여 

대중들에게 가르침을 보이신 후에 

7보 침상에 오른 옆구리를 대고 누우시고, 

머리는 북쪽으로 베고 누우시고 

발은 남쪽으로 향하시고 

얼굴은 서쪽을 향하시고 

등은 동쪽을 등지셨다. 


그 7보 침상은 

미묘한 영락(瓔珞)으로 장엄하였고, 

네 쌍 여덟 그루의 사라수림(娑羅樹林)은 

서쪽의 한 쌍은 여래 앞에 있고, 

동쪽의 한 쌍은 여래 뒤에 있고, 

북쪽의 한 쌍은 여래 머리맡에 있고, 

남쪽의 한 쌍은 여래의 발치에 있었다. 


이때 세존께서 

사라수 숲 아래에서 

보배 침상에 누워 주무시다가 

한밤중에 제4선정에 드시고는 

고요히 소리가 없으셨다. 


이 순간에 문득 반열반하셨으니, 

크게 깨달으신 세존께서 열반하신 뒤에 

그 사라수 동쪽과 서쪽 두 쌍이 합하여 한 나무가 되고, 

남쪽과 북쪽 두 쌍이 합하여 한 나무가 되어 

보배 침상에 드리워 여래를 덮었다. 


그 나무는 곧바로 슬픔으로 말미암아 

하얗게 변하여 마치 백학과 같았다. 

가지ㆍ잎ㆍ꽃ㆍ열매ㆍ껍질ㆍ줄기가 모두 다 찢어지고 갈라지고 떨어져 

점차로 말라 시들고 꺾이고 부러져 

남은 게 없었다. 


이때 10방의 무량하고, 

만억 항하의 모래같이 많고 넓은 부처님 세계의 일체 대지가 다 크게 진동하며, 

여러 가지 소리를 내어, 

“괴롭고, 괴롭구나. 

세상이 텅 비었구나”라고 울부짖으며 

무상하고 괴롭고 허망하다고 슬프게 탄식하는 소리를 내었다. 


이때 10방세계의 일체 모든 산들, 

목진린타산(目眞隣陀山)ㆍ마하목진린타산(摩訶目眞隣陀山)ㆍ

철위산(鐵圍山)ㆍ대철위산(大鐵圍山)ㆍ모든 수미산(須彌山)ㆍ

향산(香山)ㆍ보산(寶山)ㆍ금산(金山)ㆍ흑산(黑山)과 

일체 대지에 있는 모든 산들이 일시에 갈라져 

모두 다 무너지며, 

큰 소리를 내어 세계를 떨도록 하고서 부르짖기를, 

“괴롭고, 괴롭도다. 

어찌하여 하루아침에 고아가 되고, 

지혜의 해가 큰 열반산에 지고, 

일체 중생은 진실한 자부(慈父)를 잃었으며, 

하늘에 공경할 대상을 잃게 되었는가? 

우러러볼 이가 없구나”라고 말하였다. 


이때 10방세계 일체 큰 바다가 

모두 다 혼탁해지고 부글부글 끓으며 

파도치고 여러 가지 소리를 내면서 부르짖기를, 

“괴롭고, 괴롭도다. 

정각(正覺)이 이미 없어지고, 

중생은 죄의 고통으로 

긴 밤 오랫동안 나고 죽음의 큰 바다에 떠돌며 미혹하여 

바른 길을 잃을 것이니, 

무엇을 말미암아 해탈할 것인가?”라고 말하였다. 

 


[24 / 58] 


이때 일체의 강과 시내와 

산골 물과 도랑과 계곡물과 

옹달샘과 우물과 목욕장이 모두 다 뒤덮여 

물이 고갈되어 버렸다. 


이때 10방세계의 대지와 허공이 고요하며 매우 어두웠고, 

해와 달의 빛이 다 비추지 아니하고, 

암흑과 근심과 고뇌가 세계에 가득했다. 


이때 홀연히 회오리바람이 

세차게 불어와 놀라 떨게 하며, 

먼지와 모래가 흩날려 

어두운 세계에 가득했다. 


이때 대지의 일체 초목과 약초와 

모든 나무의 꽃ㆍ열매ㆍ가지ㆍ잎이 모두 다 꺾이고 부러지고 떨어져서 

남은 것이 없었다. 


이때 10방세계 모든 하늘 사람들이 

허공에 가득히 차서 

슬피 울부짖고 탄식하니, 

3천대천세계가 진동하였고, 

헤아릴 수 없는 백천 가지의 

최고로 묘한 하늘 향과 하늘 꽃이 내려와 

3천대천세계를 가득 채워 

수미산 높이만큼 쌓아서 

여래께 공양 올렸다. 


하늘에서 

다시 헤아릴 수 없는 

하늘 당기[당幢]ㆍ

하늘 번기[번幡]ㆍ

하늘 영락(瓔珞)ㆍ

하늘 헌개(軒蓋)ㆍ

하늘 보주(寶珠)가 내려와 

허공을 가득 채우고, 

변화시켜 보배의 대[보대寶臺]를 이루게 하였다. 


네 면은 

구슬 영락과 7보가 서로 비추어 

광명이 화려하게 빛나는 것으로써 

여래께 공양 올렸다. 


또 하늘에서 

다시 헤아릴 수 없이 미묘한 하늘 음악ㆍ타악기ㆍ관악기ㆍ현악기 노래 등이 

여러 가지 소리를 내며 흐느끼기를, 

“괴롭고, 괴롭도다. 

부처님께서 이미 열반하셨으니 

세계가 텅 비고, 

중생의 눈이 없어지고, 

번뇌라는 나찰(羅刹)이 크게 유행하려 하고, 

행고(行苦)가 상속되고 

고통의 윤회가 쉬지 않겠구나” 라고 말하였다. 


이때 아난은 

마음이 희미하고 

갈피를 잡지 못하여 

도무지 알아차리지 못해서 

여래께서 이미 열반에 드셨는지 

아직 열반에 드시지 않았는지도 몰랐고, 

오직 평시의 경계가 아님을 보고, 

다시 아니루두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셨습니까?” 



아니루두가 대답하였다. 

“크게 깨달으신 세존께서는 

이미 열반하셨습니다.” 


이때 아난이 이 말을 듣자 

곧 기절하여 

땅에 넘어져 마치 죽은 사람처럼 

고요하고 숨이 끊어져 아득한 채로 깨어나지 못했다. 


[25 / 58] 


이때 아니루두가 

맑고 찬 물을 아난의 얼굴에 뿌리고, 

그를 붙들어 일으키고 

좋은 방편으로써 위로하고 타이르면서 

아난에게 말하였다. 

“슬프고, 슬프다. 

애통하고 고통스럽다.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 

큰 근심의 독과 몹시 심한 고뇌로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라. 


여래께서 

교화의 인연이 두루 다하여 

일체의 사람과 하늘 사람이 능히 만류할 수가 없었다. 


괴롭고, 괴롭다.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 

어찌 오늘을 기하여 

사람과 하늘 사람의 스승께서 

마침내 돌아가시게 되셨을까? 

능히 만류할 이가 없는 것을 어떻게 할까? 

나와 그대는 우선 함께 억제해야 하네.” 


그리고 다시 위로하고 타이르며 말했다. 

“아난아, 

부처님께서 

비록 열반하셨으나 

사리와 위없는 법보가 있어 

항상 세상에 머물러 

능히 중생을 위해 귀의할 곳이 된다. 


나와 그대는 부지런히 정진해야 하며, 

부처님의 법보를 중생에게 주어 

그들로 하여금 

뭇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으로써 

여래의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네.” 



이때 아난이 위로하고 

타이르는 말을 듣고 나서 

차츰 정신을 차렸으나, 

눈물을 흘리며 목 놓아 울면서 

슬픔을 스스로 이기지 못하였다. 


구시나성의 사라숲 속은 

가로 세로 깊이가 32유순(由旬)인데, 

하늘 사람과 대중들이 모두 다 가득 차서 

송곳이나 바늘을 꽂을 틈도 없을 만큼 

헤아릴 수 없는 무리를 수용하여 

빈 공간이 조금도 없었으나 

서로 가리지 않았다. 


이때 무수억(無數億) 보살과 일체 대중은 

모두 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혼란스럽고 탁한 마음이어서 

도무지 여래께서 

열반하셨는지 아직 열반하시지 아니하셨는지를 모르고, 

오직 평상시와 다른 변화만을 느끼다가 

동시에 아니루다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셨습니까?” 


이때 아니루다가 모든 대중과 

일체 하늘 사람들에게 말했다. 

“크게 깨달으신 세존께서는 

이미 열반에 드셨습니다.” 


이때 무수히 많은 일체 대중이 이 말을 듣자마자 

한꺼번에 정신이 가물가물 하다가 기절하여 

땅에 쓰러졌다. 


고통의 독이 마음에 들어와 

소리조차 지르지 못했다.  



[26 / 58] 


그 중에 어떤 이는 

부처님을 따라 죽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실성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몸과 마음이 벌벌 떨리고, 

어떤 이는 서로 손을 잡고 목메어 울고, 

어떤 이는 가슴을 치면서 크게 부르짖고, 

어떤 이는 손을 들어 머리를 때리다가 자기의 머리카락을 쥐어뜯기도 하고, 

어떤 이는 “원통하고 아프구나. 고통의 괴로움이여”라고 울부짖고, 

어떤 이는 “여래의 열반이 한 번인데, 어찌하여 이렇게 빠른가?”라고 울부짖고, 

어떤 이는 “나는 세상에 공경할 대상을 잃었다”고 울부짖고, 

어떤 이는 “세계가 텅 비고 중생의 눈이 없어졌다”고 탄식했고, 

어떤 이는 “번뇌라는 큰 귀신이 벌써 떠도는구나”라고 탄식했고, 

어떤 이는 “중생의 좋은 싹을 내는 종자가 없어졌구나”라고 탄식했으며, 

어떤 이는 “마왕이 기뻐하고 경사스러워하며 갑옷과 투구를 벗겠구나”라고 탄식했으며, 

어떤 이는 몸과 마음의 무상함을 관하는 것을 책망했으며, 

어떤 이는 바르게 관하여 해탈을 얻었고, 

어떤 이는 “귀의할 데가 없다”고 상심하며 탄식하였다. 


그 가운데 

어떤 이는 온몸에 피가 나서 흘리는데 

땅을 적시는 이도 있었다.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은 모두 달랐으나, 

일체 대중의 슬픈 울음소리는 널리 일체 세계를 진동시켰다. 


이때 사바세계의 주인인 시기(尸棄) 대범천왕(大梵天王)이 

부처님께서 이미 열반하신 것을 알고, 

모든 하늘의 무리와 함께 초선천[초선初禪]에서 허공을 날아 내려와 

소리를 높여 크게 통곡하고 

눈물을 흘리며 비탄해 하다가 

여래 앞에 몸을 던져 까무러치더니 

땅에 나뒹굴었다. 


얼마 뒤에 깨어나서도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바로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슬프게 탄식하였다. 


세존께서는 

옛날 옛적 본래의 서원대로 

저희들을 위하여 사바세계에 사셨습니다. 

무량하고 자재하신 힘을 감추신 채로 

빈곤한 곳에서 법을 즐기시며 

중생을 제도하셨습니다. 


방편으로 베풀 곳을 찾아 응함에 따라 설법하셔서 

중생에게 안락을 받지 아니함이 없었습니다. 

가르치기에 힘써 

3유(有)의 괴로움 벗어나게 하셔서 

끝내는 다 열반의 길에 이르게 하셨습니다. 


[27 / 58] 


여래께서는 

자모와 같이 중생을 양육하셔서 

널리 대중들께 대비(大悲)의 젖을 먹이셨습니다. 


무슨 기약으로 하루아침에 문득 버리고 떠나셔서 

사람과 하늘 사람 고아가 되고 

의지할 데 없게 하시옵니까? 


원통하옵니다. 

중생의 좋은 종자와 싹 

하늘의 감로(甘露)로도 키울 수 없음이여. 

좋은 싹 차츰차츰 시들고 없어질 뿐이니 

죄업을 서로 끌어 당겨 

나쁜 갈래에 떨어지겠네. 


어이할까? 

세계가 전부 텅 비고 

중생들은 바른 지혜의 눈이 이미 없어졌네. 

이미 무명(無明)의 암흑 속을 헤매며 

3유에 빠져 괴로움에 허덕입니다. 


어이할까? 

중생의 죄업을 구원할 수 없음을. 

사리(舍利)에 의지하여 

해탈 얻게 되기를 바랍니다. 


여래의 대비력(大悲力)을 권하고 청하오니 

저로 하여금 괴로움의 땅에서 벗어나게 구호하여 주옵소서. 

무엇을 기약하겠습니까? 

원통하옵니다. 


이 나쁜 세상 

여래께서 저를 버리시고 

열반에 드시다니. 


이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이 모든 대중들과 함께 공중에서 내려와 

“괴롭고, 괴롭도다” 라고 말하며, 

큰 통곡 소리를 내어 슬피 울다가 

몸을 여래 앞에 던지어 기절하여 

땅에 쓰러졌다가 

한참 후에 깨어나 슬프게 목 놓아 울면서 

부처님 앞에 꿇어앉아 

게송으로 슬피 탄식하며 말하였다. 



[28 / 58] 


여래께서 

장구한 세월 동안 고행을 행하심은 

널리 저희들 중생을 위하신 까닭입니다. 

위없는 정각(正覺)의 도(道) 성취하시고 

평등하게 중생을 양육하시되 

외아들같이 하셨습니다. 


법을 베푸심은 

약 가운데 최상의 약이었고 

병을 치료하심은 

의사 가운데 뛰어난 의사이셨습니다. 


큰 자비의 구름으로써 

중생을 덮어 주시고 

감로의 지혜 비로써 

일체에 흩뿌렸습니다. 


지혜의 햇빛은 

무명의 어둠을 비추어 

무명에 휩싸인 중생이 거룩한 도를 보게 하셨습니다. 


거룩한 달의 자비 광명은 

여섯 갈래[6취六趣]를 비추어 빛을 받아 

3유(有)들의 뭇 고통에서 벗어났습니다. 


무엇을 기약하시어 

지금 큰 사랑을 버리시고 

이미 열반에 드셔서 

대중이 뵙지를 못하옵니까? 


본래의 서원이신 대비심은 

지금 어디에 있기에 

중생을 버리셔서 

같이 울게 하시옵니까? 


저희들 일체 중생 

어미 잃은 송아지 같아 

반드시 죽을 것입니다. 

4부대중 서로 손잡고 통곡하며 

가슴을 치고 크게 슬퍼함이 3계를 진동시킵니다. 


괴롭고 괴롭습니다. 

모든 유정과 인간들 

어쩌다 하루아침에 

모두 고아가 되었는지. 


저희들 복은 다하여 

고통은 얼마나 심할지 

좋은 싹 타버려서 

다시 불릴 수도 없습니다. 



[29 / 58] 


오직 법보(法寶)와 사리의 빛으로써 

저희들 비추어 

3유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십시오. 


슬프고 원통하옵니다. 

저희들 중생들은 

언제 다시 여래를 뵈올 수 있는지. 





이때 아니루두가 

슬피 흐느끼며 상심하여 끝없이 울다가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고 

게송으로 슬피 탄식하였다. 


정각(正覺) 법왕께서 

저희들 양육하실 때 

저는 법의 젖[법유法乳]을 마시고 

법신을 성장시켰습니다. 


중생들의 법신이 

아직도 성립되지 않았사온데 

또다시 지혜의 명줄에 양식이 적습니다. 


8 가지 소리로 언제나 법을 펴셨으니 

중생들로 하여금 듣기만 하면 

모두 도를 깨닫게 하셨습니다. 


언제나 큰 사랑의 5 가지 빛깔을 내셨으니 

빛을 받은 중생들로 하여금 

다 해탈하게 하셨습니다. 


어찌하여 오늘 영원히 열반하셨으니 

행고(行苦)의 중생들 무엇을 의지하여 

나아가야 합니까? 


괴롭도다. 

세존께서 큰 비심을 버린 것 

저희들 외롭고 궁핍하여 

반드시 죽을 것입니다. 


비록 세존께서 

방편(方便)을 나타내셨으나 

저희들 비애로 애태우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4부대중이 갈피를 잡지 못하며 

혼란스러워하고 

실의에 차서 

슬픔은 천지를 움직이고, 

3계를 진동시킵니다. 


세존께서 

홀로 큰 안락(安樂)에 계시오니 

중생들 큰 고통은 

어떻게 하려 하시는지. 



[30 / 58] 


세존께서 

지난날에 저희들 위해 

숱한 겁 동안 생명을 버리시고 

손과 발을 보시하셔서 


위없는 정각의 도 얻어 이루시고는 

오랫동안 세상에 머무시지 않고 열반하시니 

저와 4부대중은 무명에 있사온데 

마왕은 기쁘고 경사스럽게 여겨 

갑옷과 투구를 벗었습니다. 


슬프옵니다. 

세존이시여, 

대비심으로 

사리의 자비 광명으로 저희들을 감싸 주시기 원하옵니다. 


엎드려 청하오니 

세존께서는 

4부대중을 불쌍히 여기셔서 

법보가 흐르고 윤택해져 

궁핍하지 않게 되기를 원하옵니다. 



우리들 곧바로 죽지 못하고 

구차하게 남은 목숨 얼마일런지 

괴롭도다. 

칼로 베는 듯한 고통을 참기 어렵도다. 


다시 세존 뵈올 기약은 

이제 없구나. 




이때 아난이 기절했다가 

차츰 깨어나 주먹을 들어 

머리를 때리고 가슴을 치면서 

흐느끼다가 흐르는 눈물을 가누지 못한 채 

부처님 앞에 꿇어앉아 

게송으로 비탄해 하였다. 



저는 옛적에 

부처님과 함께 서원한 힘으로써 

다행히 석가 종족 가운데 

같이 태어났습니다. 


여래께서 

정각의 도를 얻어 이루신 이후 

저는 20년 동안 시봉을 하였습니다. 


깊은 마음으로 공경히 봉양한 정이 

아직 흡족하지 않사온데 



[31 / 58] 


하루아침에 버리시고 

열반에 드심을 보니 

원통하고 슬프옵니다. 

고통과 괴로움이여, 


끝없이 긴 밤의 칼로 베는 듯 아픈 마음 

저의 몸은 아직도 

모든 존재의 그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무명의 껍질을 아직도 여의지 못했습니다. 


세존의 지혜 부리로도 

아직 쪼아서 깨뜨리지 못했사온데 

어찌하여 빨리 열반하시어 

버림을 보이셨습니까? 



저는 갓 태어난 어린아이와 같아서 

어머니 잃었으니 

오래잖아 반드시 죽을 듯하옵니다. 

세존께서 

어찌하여 버리심을 보이셔서 

홀로 3계를 벗어나 안락을 받으십니까? 


제가 지금 세존께 참회하나니 

부처님을 뫼신 지 20년 

4 가지 위의 가운데서 게으름이 많사와 

부처님 마음[대성심大聖心] 기쁘게 해드리지 못하였습니다. 


정각존(正覺尊)의 대자비(大慈悲)로써 

저에게 감로를 베푸셔서 

안락하게 하여 주시기 원하옵니다. 

저는 미래의 영원한 세월이 다하도록 

항상 세존을 뵈옵고 시자(侍者)가 되기를 원하옵니다. 


오직 원하오니 

세존께서는 

큰 사랑의 빛으로 

일체 세계에서 저를 감싸 안아 주십시오. 

원통하고 원통하여 다 말할 수 없구나. 


소리쳐 오열한들 

어찌 부처님의 은혜[성은聖恩]를 설명하리오. 



[32 / 58] 


이때 무수억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이 

많은 보살과 일체 세간의 하늘 사람과 대중들이 

서로 손을 잡고 흐르는 눈물을 가누지 못하더니, 

각각 서로 슬픔을 억제하고 

곧 모두가 스스로 헤아릴 수 없이 미묘한 향과 꽃, 

만다라꽃[만다라화曼陀羅花]ㆍ

마하만다라꽃[마하만다라화摩訶曼陀羅花]ㆍ

만수사꽃[만수사화曼殊沙花]ㆍ

마하만수사꽃[마하만수사화摩訶曼殊沙花]과 

무수히 많은 하늘과 인간의 해안(海岸)에서 

전단향[전단栴檀]ㆍ침수향[침수沈水] 등 백천만 종류의 조화로운 향과 

무수히 많은 향흙과 향수와 

그리고 보배 일산ㆍ보배 당기[당幢]ㆍ보배 번기[번幡]ㆍ

진주(眞珠)ㆍ영락(瓔珞)을 마련하여 

허공에 두루 가득 하더니, 

여래 앞에 엎드려 슬퍼하면서 

공양 올렸다. 


이때 구시나성 안의 남녀노소와 일체 사람의 무리도 

슬퍼하여 

눈물을 흘리며 앞의 것보다 갑절이나 뛰어난 

헤아릴 수 없는 미묘한 향ㆍ꽃ㆍ번ㆍ일산 등을 각기 마련해가지고 

여래 앞에 엎드려 슬퍼하면서 

공양하였다. 



이때 4천왕(四天王)이 

모든 하늘 대중을 데리고 

슬피 눈물을 흘리며 

제각기 앞의 것보다 세 배나 뛰어난 

헤아릴 수 없는 향과 꽃과 일체의 공양물들을 마련해 가지고 

여래의 처소에 나아가 

여래 앞에 엎드려 슬퍼하면서 

공양하였다. 


다섯의 하늘들도 

이와 같이 하였는데 

앞의 공양감보다 뛰어났고, 

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의 모든 하늘도 

또한 이와 같이 

갑절이나 뛰어난 공양을 올렸다. 



[33 / 58] 



대반열반경후분 하권 

대당 남해파릉국 야나발타라 한역 

심삼진 번역 



3. 기감다비품(機感茶毘品) 


이때 구시나성 안의 모든 남녀가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며, 

다비하는 법칙이 어떠한가를 몰라서 

아난에게 물었다. 

“여래께서 

열반하셨으니 

어떠한 법칙으로 다비해야 합니까?” 


이때 제석천왕(帝釋天王)이 

위의 내용을 갖추어 차근차근 대답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전륜왕의 다비법에 의지합니다.” 


이때 구시성 안의 모든 사람들은 

구슬프게 눈물 흘리며 

모두 성안으로 들어가 금관(金棺)을 만들어 

7보로 장엄하고 

곧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묘한 흰 천 천 장과 

헤아릴 수 없이 가늘고 부드럽고 묘한 도라면(兜羅綿)을 마련하고, 

무수히 많은 아름답고 묘한 전단향(栴檀香)과 

침수향(沈水香)과 백천만 종류의 조화로운 향과 

향흙과 향수와 

일체 그림과 일산과 번기[번幡]와 꽃 등을 마련하였는데, 

구름과 같이 공중에 가득 차 있어 

쌓인 높이가 수미산(須彌山) 정도나 되었다. 


준비를 끝내고 슬퍼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 앞에서 엎드리고 

슬픔에 목이 메어 

가누지 못하였으나 

거듭 공양을 올렸다. 


이때 구시성 안의 일체 백성들과 

모든 대중이 거듭 슬프게 목 놓아 울고 눈물을 흘리며, 

다시 무수히 많은 향ㆍ꽃ㆍ번ㆍ일산과 

일체 공양 올릴 도구를 

구름같이 허공에 가득하게 하고 

서로 손잡고 가슴을 치면서 

목메어 우는데 

눈에 그렁그렁한 눈물이 맺혀 슬퍼함이 

3천대천세계를 진동했으며, 


[34 / 58] 


여래 앞에 엎드려서 

슬픔에 휩싸인 채로 공양 올렸다. 

이때 대중은 슬퍼하여 

흐느껴 울고 외치다 목이 메면서도 

깊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각각 올이 가늘고 묘한 흰 천으로 손을 덮고, 

여래를 들어 입관하고 

향유를 가득하게 붓고 관 뚜껑을 닫았다. 


이때 구시성 안의 일체 남녀가 

복을 얻으려는 착한 마음으로 

서로 여래를 모시는 공덕을 가지고 싶어, 

하늘 사람과 일체 대중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관을 함께 들지 못하게 하며, 

곧 자세히 의논한 결과 

장대하여 견줄 수 없는 네 명의 역사(力士)를 파견하여 

그들이 입은 영락과 옷을 벗고, 

여래의 거룩한 관을 운구하여 

성안에 들어가고자 청할 것을 마음속으로 바라고, 

스스로 공양을 올리고는 

신기한 힘을 다하였지만, 

부처님의 관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이때 성안에서 

다시 여덟 명의 역사를 보내어 

거룩한 관이 있는 곳에 이르러 

입었던 옷을 벗고 함께 부처님의 관을 잡고 

모두가 신기한 힘을 다했지만,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구시성 안에서 

다시 열여섯 명의 제일 큰 역사를 파견하였고 

관이 있는 곳에 와서 

입었던 옷을 벗고 함께 부처님의 관을 운구하려 했지만, 

관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때 아니루두가 

역사들에게 말하였다. 

“설사 성안의 남녀 전부가 다 와서 

여래의 관을 들고 성안으로 들어가려고 해도 

또한 관을 움직일 수 없거늘 

어찌 하물며 그대들이 능히 운구할 수 있겠는가? 

그대들은 반드시 대중과 모든 하늘 사람들에게 

그대들을 도와달라고 청해야 

관을 들고 성으로 들어갈 수가 있다.” 



아니루두가 말을 마치자, 

이때 제석천왕[제석帝釋]이 

곧 아름답고 묘하며 큰 7보 일산과 

헤아릴 수 없는 향ㆍ꽃ㆍ당ㆍ번ㆍ음악을 가지고, 

모든 하늘의 대중과 함께 와서 

슬피 울며 눈물을 흘리고, 

공중에서 성스러운 관에 공양 올렸다. 


첫째 하늘 사람에서부터 여섯째 하늘 사람과 

색계 하늘[색계천色界天] 사람이 

다 제석과 같이 

성스러운 관에 공양 올렸다. 


이때 세존께서 

대비(大悲)를 널리 덮으셔서, 

모든 세간의 중생들로 하여금 

평등한 마음을 얻고, 

얻는 복이 차별이 없게 하시려고, 

사라림(娑羅林)에서 

곧 스스로 관을 움직여 

한 다라수(多羅樹) 높이만큼 허공으로 뜨셨다. 


[35 / 58] 


구시성 안의 모든 백성과 

모든 세간 사람과 하늘 사람들은 

평등하게 함께 

부처님의 성스러운 관을 들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때 제석과 모든 하늘 대중들이 

7보로 된 큰 일산과 

네 기둥으로 받친 보배 누각으로 

4면을 장엄하고, 

7보 영락을 허공에 드리워 

부처님의 성스러운 관을 덮고, 

무수히 많은 향ㆍ꽃ㆍ당ㆍ번ㆍ영락ㆍ음악과 

아름답고 묘한 여러 색깔의 비단으로 

공중에서 공양 올렸다. 


첫째 하늘에서부터 여섯째 하늘에 이르기까지 

색계의 하늘 사람들은 

앞의 제석보다 갑절이나 

더 부처님의 성스러운 관을 덮고 공양 올렸다. 


이때 구시성 안의 일체 백성들은 

부처님의 성스러운 관이 공중에 떠 있는 것을 보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며 

슬픔으로 오열하고 괴로워하였다. 


이때 일체 하늘 사람들은 

대성존(大聖尊)의 보배로운 관의 앞길에 

7보ㆍ진주ㆍ향ㆍ꽃ㆍ영락과 

아름답고 묘한 여러 색깔의 비단을 두루 뿌렸는데, 

흡사 구름과 같았으며 

땅과 허공을 가득 채웠다. 


울며불며 눈물을 흘리는 채로 

여래의 7보로 된 신령스런 관에 공양 올렸으며, 

같은 소리로 부르짖었다. 

“괴롭고, 괴롭도다. 

우리들은 

복이 없어 

부처님의 성스러운 관을 들지도 못하는구나. 

우리들은 외로운 고아 신세인데 

어떠한 선근(善根)이 있겠는가?” 


이때 세존의 크고 성스러운 금관이 

사라림의 허공에서 천천히 이동하여 

구시성의 서문으로 들어갔다. 



이때 구시성 안의 모든 남녀와 

무수히 많은 보살과 성문(聲聞)과 

하늘 사람과 대중이 

땅과 하늘을 가득 메운 채로 

여래의 크고 성스럽고 신령스런 관을 따라오면서 

서로 손을 잡고 목 놓아 크게 울며 

가슴을 쥐어뜯고 부르짖고 외치면서 눈물을 흘리고, 

각각 무수히 많은 향ㆍ꽃ㆍ보배로 된 당기와 번기와과 일산을 가지고, 

땅과 허공을 가득 메운 채로 슬프게 부르짖고 탄식하며 

신령스런 관에 공양 올렸다. 


그 구시성의 한쪽 면은 

가로ㆍ세로가 48유순이었다. 

이때 여래의 7보와 금으로 만든 관은 

천천히 허공을 타고 

구시성의 동문(東門)으로부터 나와 

허공을 타고 오른편으로 돌아서 

성의 남문으로 들어갔다가, 

점점 허공으로 날아서 북문으로 나갔고, 

허공을 타고 왼쪽으로 돌아서 

다시 구시성의 서문으로 들어갔다. 



[36 / 58] 


이와 같이 여기저기를 세 번 돌고 나서 

허공을 타고 천천히 서문으로 돌아 들어가서는 


허공을 타고 가서 동문에서 나와 허공으로 날아가 

왼쪽으로 돌아 성의 북문으로 들어갔다가 


점점 허공으로 날아가 남문에서 나와 허공을 타고 

오른쪽으로 돌아 다시 서문으로 들어갔는데, 

이와 같이 여기저기 돌기를 네 번을 하였고, 

이와 같이 구시성을 좌우로 돌기를 일곱 번 하였다. 


이때 7보로 만든 성스러운 관이 성에 들어올 때, 

일체 대중이 슬프게 부르짖으며 

목메어 울면서 

각각 무수히 많은 아름답고 묘한 향나무ㆍ전단향ㆍ침수향과 

일체 보배로운 향의 무늬와 결이 향기롭고 깨끗한 것을 가지고 와서 

그 훈향이 널리 세계에 풍겼고, 

다시 무수히 많은 보배로운 당기ㆍ번기ㆍ일산ㆍ향ㆍ꽃ㆍ영락을 가지고 

다비할 장소에 이르러 

슬퍼하며 공양을 올렸다. 


이때 4천왕과 모든 하늘 사람들이 

구슬프게 눈물을 흘리며, 

각각 하늘에서 

최상으로 묘한 전단향과 침수향과 

겉과 속의 향이 깨끗한 것을 가지고 와서 

좋은 향기가 두루하였고, 

각기 5백 뿌리가 있었는데 

크기가 수레바퀴만 하였다. 


다시 일체 보배향과 보배 당기와 

보배 일산과 묘한 꽃과 영락을 가지고, 

다비할 장소에 이르러 

슬퍼하며 공양 올렸다. 


두 번째 하늘 사람은 각각 1천 뿌리, 

세 번째 하늘 사람은 각각 2천 뿌리, 

네 번째 하늘 사람은 각각 3천 뿌리, 

다섯 번째 하늘 사람은 각각 4천 뿌리, 

여섯 번째 하늘 사람은 각각 5천 뿌리와 

번기와 꽃을 가지고 

다비할 장소에 가지고 와 슬퍼하며 

공양 올렸다. 


이때 색계와 무색계의 모든 하늘은 

오직 향과 꽃만 가지고 

다비할 장소에 이르러 슬퍼하며 

공양 올렸다. 


이때 일체 세간의 대중은 

각각 아름답고 묘한 전단향ㆍ침수향ㆍ꽃ㆍ번ㆍ당ㆍ일산을 가지고, 

다비할 장소에 이르러 슬퍼하며 

공양 올렸다. 


이때 아니루두가 울어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애도함이 끝이 없더니, 

모든 하늘 사람들에게 

묘한 향나무와 전단향과 침수향을 탁발했는데 

족히 6천 뿌리는 되었다. 


무늬와 결이 향기롭고 청결하며 

뛰어난 향기가 주변에 두루 하였는데 

다비할 장소에 이르러 슬퍼하며 

공양 올렸다. 


아뇩달 연못[아뇩달지阿耨達池]은 

4면이 가로ㆍ세로 2백 유순으로 

네 강이 시작되는 곳이다.  



[37 / 58] 



부처님께서 

처음 성도하신 항하(恒河)의 북쪽 언덕에 있는 한 그루 전단나무는 

부처님께서 탄생하실 적에 

따라서 생겨났는데 

크기가 수레의 바퀴와 같고 

높이는 다라나무 일곱 그루의 높이였다. 

향기가 널리 풍겨 여래께 공양 올렸다. 


그 향나무의 신(神)도 

나무와 함께 태어나 

항상 이 향기를 가지고 

부처님께 공양 올렸는데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자 

이 한 그루 전단나무도 

부처님을 따라 없어졌고, 

껍데기와 잎이 함께 떨어졌으며, 

신도 또한 따라 죽었다. 


그러자 여러 다른 신들은 

이 향나무를 취하여 

다비할 장소에 보내고 슬퍼하며 

공양 올렸다. 


그 땅은 

3세의 모든 부처님을 다비했던 장소이며, 

크게 깨달으신 세존께서도 

본래의 원력에 편승하셔서 

또한 이곳에서 다비되기를 바라셨다. 


이곳에는 

지나간 옛날의 모든 부처님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탑이 있었으나, 

금강처럼 견고하여 

파괴되지 않는 곳이었다. 


이때 여래의 크고 성스럽고 보배로운 관이 

점점 허공으로 가서 

다비할 장소에 이르자 

천천히 허공을 타고 내려와 

7보로 된 침상에 안치되었다. 


그 침상은 

모든 묘한 영락들과 

값을 매길 수 없이 좋은 여러 가지 비단들로 장엄되었다. 

여기서 다시 이레가 지나갔다. 


이때 구시성 안의 일체 남녀와 

무수히 많은 보살과 성문과 

그리고 33천(三十三天)과 일체 대중이 구슬프게 목 놓아 울며, 

번기ㆍ일산ㆍ보배 당기ㆍ향ㆍ꽃들을 가지고 

부처님의 관을 따라와서 이레를 지냈다. 


그러나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일체의 하늘 사람들이 

배고프거나 목마르다는 생각을 낸 이가 없었고, 

한 사람도 먹을 것을 생각한 이가 없이 

오직 슬피 울며 여래를 연모할 뿐이었다. 

이미 만 이레가 되자 

큰 성인이신 여래를 관에서 내고자 하였다. 


이때 구시성 안의 일체 남녀와 무수한 대중이 

다시 크게 슬피 울어 

세계가 진동하였다. 


다시 향과 꽃과 무수한 당기와 

일산과 아름답고 묘한 음악을 가지고, 

여래의 관 앞에 엎드려 슬피 오열하며 

공양 올렸다. 


이때 대중이 슬프게 오열하고 눈물을 흘리며 

각각 가늘고 고운 흰 천으로써 손을 가리고, 

매우 두터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보배로운 관 속에서 

자마황금빛이며, 

32상과 80종호를 갖추셨으며, 

견고하여 파괴되지 않는 금강의 몸인 여래를 붙들고 

조심스럽게 모셔서 

7보로 된 침상에 안치하였다. 


이때 대중이 매우 크게 슬퍼하니 

소리가 10방의 넓은 부처님 세계를 진동하였다.  



[38 / 58] 



다시 일체 향과 꽃과 

그림과 일산과 음악을 가지고 

깊은 마음으로 공양 올리며 

몹시 고민하다 기절하고 목메어 울다가 

여래 앞에 엎드렸다. 


이때 대중은 

다시 구슬피 오열하여 

눈물이 그렁그렁하다가 주룩주룩 흘렀고, 

각각 무수히 많은 향수와 향흙을 가지고 

매우 두터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머리에서부터 발까지, 

여래의 32상과 80종호와 무량한 복덕과 지혜로써 장엄하였고, 

금강처럼 견고하며 자마황금빛을 지닌 파괴되지 않는 색신을 

목욕시켰다. 


다시 보배스런 관을 

아름답고 묘하며 청정하게 씻기를 마치자, 

이때 대중이 다시 크게 소리 내어 울부짖으며 

슬피 목메어 울었고, 

아름답고 묘한 향을 사르고, 

7보로 된 꽃을 뿌렸다. 


그러자 무수히 많은 보배 당기와 

번기와 일산으로 땅과 하늘이 온통 뒤덮였고, 

슬프게 소리 내어 울면서 

여래께 공양 올렸다. 


이때 대중은 

모두 슬프게 외치고 오열하면서 

무수하게 많은 묘한 도라면(兜羅綿)으로써 

여래의 금강과 같은 색신(色身)을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싸고 

다시 최상으로 묘한 흰 천 천 장으로써 

도라면 위를 차례차례 서로 겹치도록 

여래의 몸을 싸매었고, 

싸매기를 끝내고, 

이때 대중은 다시금 크게 슬퍼하며 

큰 소리로 울다가 기절하였다. 


다시 향ㆍ꽃ㆍ번ㆍ일산ㆍ보배 당기ㆍ음악을 가지고 

목 놓아 울면서 공양 올렸다. 


이때 대중은 

구슬프게 눈물을 흘리며 

깊고 존중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각각 흰 천으로 손을 가리고 

소리쳐 오열하고 흐느껴 울면서 

함께 여래를 들어 

보배로운 관 속에 넣고 

향유를 가득 채운 다음 관의 뚜껑을 닫았다. 


이때 대중이 거듭 크게 슬퍼하니 

그 소리에 세계가 진동하였다. 

다시 향ㆍ꽃ㆍ번ㆍ일산ㆍ음악으로 

크게 소리 내어 슬피 울면서 

보배로운 관에 공양 올렸다. 


이때 일체 대중이 

모았던 아름답고 묘한 향나무는 

수미산 높이만큼 쌓였고, 

최고로 좋은 향기가 

널리 세계에 풍겼으며 

서로 중복되고, 촘촘하게 이어져 큰 향 누각[향루香樓]을 이루었다. 


네 방면이 7보로 꾸며졌고, 

당기ㆍ일산ㆍ번기ㆍ꽃ㆍ영락과 여러 비단이 

구름과 같이 허공을 메워 장엄되었으며, 

인간과 하늘의 음악을 가지고 

슬퍼하면서 공양 올렸다. 


이때 하늘 사람 대중이 

장차 관을 들어 

향 누각 위에 안치하고자 하였다. 

다시 크게 슬퍼하며 

가슴을 치고 울부짖자 소리가 대천세계를 진동시켰다. 



[39 / 58] 


다시 당기ㆍ일산ㆍ향ㆍ꽃ㆍ음악을 가지고 

슬퍼하면서 공양 올렸다. 


이때 대중들은 

애도하여 슬픔이 맺혔고 

깊이 존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각각 흰 천으로써 손을 가리고 

함께 여래의 크고 성스러운 보배 관을 들어 장엄하여 

묘한 향 누각 위에 모셨다. 


다시 크게 울다가 기절하였고 

깨어나서 소리쳤다. 

“슬프고, 슬프다. 

어찌하여 고아가 되고 

의지하고 믿을 데가 없게 되었단 말인가?” 

슬프게 오열하고 눈물을 흘리며 

다시 향ㆍ꽃ㆍ보배 당기ㆍ번기ㆍ일산ㆍ음악과 

여러 가지 비단을 뿌리며 

모든 마음을 다하여 슬퍼함으로써 공양 올렸다. 


이때 여래의 크고 성스럽고 보배로운 관이 

이미 아름답고 묘한 보배 향 누각에 오르자, 

불을 살라 여래를 다비하려 하였다. 


이때 대중이 다시 크게 소리 내어 우니 

대천세계가 놀라서 진동하였고, 

또다시 깊이 존중하고 슬퍼함으로써 

크고 성스럽고 보배로운 관과 

묘한 향 누각에 공양 올렸다. 


이때 일체 대중이 슬피 울어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각각 7보로 된 향기로운 촛불을 가졌는데, 

크기가 수레의 바퀴만 했고 

불꽃의 광명이 두루 세계를 비췄다. 


다 같이 크게 울며 

향 누각을 다비하려 하니, 

슬픔이 대천세계와 일체 세계를 진동하였다. 


그리고 다시 향과 꽃으로 가득 채워 

공양을 올리고 

보배로운 촛불로 향 누각에 불을 붙였으나, 

저절로 꺼졌다. 


이때 모든 하늘 사람들은 

모두 더할 수 없는 불꽃의 광명이 

널리 비추는 7보의 큰 촛불을 가지고 

슬프게 눈물을 흘리며 

향 누각에 던졌으나 

모두 꺼져버렸다. 


이때 일체의 해신(海神)이 

바다 속의 불을 가지고 있었는데 

7보로 된 큰 촛불로 빛과 불꽃이 헤아릴 수 없었지만, 

향 누각에 던지니 

또한 다 꺼져버렸다. 


이때 대중은 

오랜 시간 동안 큰 소리로 울며 

모든 것을 공양 올렸다. 


여래께서 

무슨 인연을 아직 마치지 아니하셨기에 

불을 향 누각에 던져도 

다비되지 않고 

꺼져 버리는가를 몰랐다. 


이때 세존께서 

대비심(大悲心)을 널리 펼치시기 위해 

가섭(迦葉)의 무리를 기다렸다가 

도착하게 되면 타고자 하신 것이다. 


그때에 대가섭(大迦葉)은 

5백의 제자들과 함께 

구시성에서부터 50유순의 거리에 있는 

기사굴산(耆闍崛山)에 있었는데, 

몸과 마음을 적연(寂然)히 하고 

삼매(三昧)에 들었었다. 



[40 / 58] 


그런데 삼매[정수正受]에 든 가운데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고 

온몸이 떨려 

삼매 가운데서 나와 

모든 산과 땅이 다 크게 진동함을 보고 

곧 여래께서 

이미 열반에 드신 것을 알았다. 

그러자 모든 제자들에게 말했다. 

“우리의 크신 스승 부처님께서 

이미 반열반하셨고, 

벌써 이레가 지나 이미 입관하셨다. 

괴롭고도 괴롭도다. 

빨리 여래를 모신 장소에 가는 것이 마땅하겠다. 

행여나 이미 다비를 마쳐 

부처님의 32상과 80종호와 

진실하고 청정한 색신을 뵙지 못할까봐 두렵구나.” 


가섭은 

부처님을 존경했기 때문에 

감히 허공을 날아서 

여래의 처소에 가지 않고 

곧 제자들과 함께 길을 찾아 빨리 걸었다. 


슬퍼하면서도 빨리 걸어 

꼬박 이레 만에 

구시성의 동쪽 길머리에 이르렀다. 


가섭은 

한 바라문(婆羅門)이 

하늘 꽃 한 송이를 들고 

길을 따라오는 것을 우연히 보았다. 


가섭이 물었다. 

“어진이시여, 

어디서 오십니까?” 


“부처님께서 

반열반하셨습니다. 

저는 다비하는 곳에서 오는 길입니다.” 


다시 물었다. 

“이것은 무슨 꽃입니까?” 


“다비하는 곳에서 얻은 하늘 꽃입니다.” 


가섭이 얻기를 부탁하자,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안됩니다. 

저는 장차 돌아가서 

여섯 친족과 가족 중의 공양과 

견주어 보고자 합니다.” 



그래도 

가섭이 그것을 빌려서 

그의 정수리 위에 붙이자 

곧 정신이 혼미하여 기절하며 

땅에 넘어져 큰 소리로 오열했다. 

그렇게 슬피 울다가 

조금 뒤에 소생하여 

곧 스스로 생각하기를, 

‘이렇게 소리 내어 울다가 

여래의 80종호인 자마색신(紫磨色身)을 보지 못하겠다. 

어느 곳으로 가야 이로울까?’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곧 제자들과 함께 

빨리 앞으로 나아가 

구시성의 북문에 들어갔다. 


그 성안의 한 승방에 들어갔더니, 

모든 비구가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그들은 가섭에게 말했다. 

“멀리서 왔으니 

피로하지 않으십니까? 

편안히 앉아 식사를 기다리십시오.” 


가섭이 대답하였다. 

“나의 큰 스승님께서 

이미 열반에 드셨거늘, 

내가 무슨 경황이 있어 

편안히 여기서 식사를 기다리겠는가?” 

 


[41 / 58] 


모든 비구들이 말하였다. 

“그대의 스승이 누구십니까?” 



“그대들은 모르는가? 

슬프고 괴롭구나. 

대각(大覺)이신 세존께서 

이미 열반하셨다.” 


비구들이 이 말을 듣자 

각각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통쾌하고도 통쾌하군요. 

여래께서 세상에 계실 적에는 

우리들에게 금하고 제지하는 계율이 준엄하여 

우리들은 참고 견디기가 어려웠고 

의지하여 행할 수도 없었습니다. 

지금 이미 열반하셨으니 

준엄했던 금계는 이제 버리겠습니다. 

당신들은 식사나 기다리십시오. 

뭐 그리 급한 것이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신이한 힘으로 

모든 하늘의 귀를 막아 

대가섭의 제자들 모두가 

나쁜 비구의 말을 듣지 못하게 하셨고, 

오직 가섭 혼자만 이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에 가섭은 

제자들과 함께 슬프게 눈물을 흘리면서 

재빨리 부처님의 처소로 갔다. 


이때 가섭과 모든 제자들은 

속으로 함께 생각하기를, 

‘우리들은 

어떻게 공양 올릴 모든 물건을 얻어 

장차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 

여래께 공양을 올릴까?’라고 하였다. 


가섭이 다시 말했다. 

“나는 태어나서부터 성장할 때까지 

이 성에서 살았으니, 

공양 올릴 물건을 탁발하면 

반드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모든 제자들과 곧 성안으로 나아가 

차례대로 탁발하여 

묘한 흰 천을 얻었는데 

족히 천 장은 되었고, 

다시 미묘한 도라면을 무수히 많이 얻었으며, 

다시 무량한 보배꽃과 향흙ㆍ향수ㆍ향유ㆍ

보배 당기ㆍ번기ㆍ일산ㆍ음악ㆍ현가(弦歌)ㆍ영락과 

여러 가지 색깔의 비단을 얻어 

모두 충분하게 갖추었다. 


가섭이 제자들과 함께 슬픔과 설움에 젖어 

눈물을 흘리며, 

곧 공양물을 가지고 

빨리 성의 서쪽 문을 나섰다. 


이때 가섭은 

곧 다비하는 장소에서 

일체 대중이 슬프게 오열하고 

목 놓아 울면서 

함께 제석에게 묻는 것을 들었다. 

“공양 올리는 것이 끝났으니 

어떻게 불을 얻어, 

이 향 누각을 태우고 여래를 다비해야 합니까?” 



[42 / 58] 


제석이 대답했다. 

“사람들이여, 

우선 기다리도록 하라. 


대가섭이 곧 도착할 것이다.” 

제석의 말이 채 끝나지 않아 

일체 대중이 매우 슬퍼하는 가운데 

곧 가섭이 모든 제자들과 함께 

길을 찾아 슬퍼하면서 오는 것을 보고, 

대중들은 

곧 슬픔을 거두고 바로 길을 열어 주었다. 


가섭이 앞으로 나아가 

멀리 부처님의 관을 보고, 

모든 제자들과 일시에 예배하고, 

목 놓아 울며 목이 메더니 

기절하여 땅에 쓰러져서는 

마음이 혼미하고 산란해졌다. 

이윽고 깨어나 눈물을 흘리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대중들에게 물었다. 

“어떻게 해야 대비(大悲)하신 성인의 관을 열 수 있겠습니까?” 



대중들이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지 

이미 두 이레나 지났습니다. 

훼손되어 허물어짐이 있을까 두려우니, 

어떻게 열 수 있겠습니까?” 


가섭이 대답하였다. 

“여래의 몸은 금강(金剛)처럼 견고하셔서 

상(常)ㆍ낙(樂)ㆍ아(我)ㆍ정(淨)하시니 

붕괴될 수 없으며, 

덕의 향기 높으시기가 

전단산(栴檀山)과 같습니다.” 


이 말을 마치고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부처님의 관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이때 여래의 대비는 평등하여 

가섭을 위하여 관이 자연스레 열리고, 

흰 천 천 장과 도라면이 모두 벗겨져 

32상과 80종호의 자마황금빛이며 견고한 색신이 드러났다. 


가섭과 그 제자들이 뵙기를 마치고, 

또 기절하여 땅에 쓰러져서는 

소리 내어 오열하고 

목 놓아 슬피 울다가, 

이윽고 깨어나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모든 제자들과 함께 

천천히 향 누각 위 부처님 관 주변으로 올라갔다. 


다시 소리쳐 오열하고 

목 놓아 울며 슬픔으로 목이 멘 상태에서, 

얻어온 향ㆍ꽃ㆍ번기ㆍ일산ㆍ보배 당기ㆍ영락ㆍ

음악ㆍ현가를 가지고, 

슬프게 울부짖으며 공양 올렸다. 


곧 향흙과 향수로 

여래의 금색 몸을 씻겨 드리고, 

향을 피우고 

꽃을 뿌려 슬프게 울면서 공양 올렸다. 


씻기기를 마친 후 

가섭이 제자들과 함께 얻어온 도라면을 가지고 

여래의 자마색신을 싸고, 

다음에 앞에서 쌌던 도라면으로 

새 도라면 위를 쌌다. 

도라면으로 싸기를 끝낸 뒤 

다시 얻어온 흰 천 천 장으로 

차례대로 서로 겹치게 해서 

도라면으로 싼 여래의 몸을 쌌다. 


흰 천으로 싸기를 끝낸 뒤 

다시 앞에서 쌌던 천으로 새 천 위에 붙여 

차례대로 서로 쌌다. 




[43 / 58] 


모든 싸기를 마치자 

관 뚜껑을 닫고 

7보 영락과 일체로써 장엄하였다. 


이때 가섭이 다시금 슬퍼하면서 

모든 제자들과 오른쪽으로 일곱 번 돌고, 

눈물을 글썽이며 꿇어앉아 합장하고 

게송으로 슬프게 탄식하였다. 



괴롭고, 괴롭습니다. 

큰 성인 존자이시여. 

저는 지금 도려내는 듯 고통스런 마음입니다. 

세존이시여, 

멸도(滅度)하심이 어찌하여 

이렇게 빠르십니까? 

대비하신데도 

저를 잠깐 기다리지 못하셨습니까? 


제가 기사굴산에서 

선정(禪定)에 들어 

온 4방으로 여래를 찾았으나 

전부 뵐 수가 없었고 


그러다가 부처님께서 

이미 열반하심을 뵙고는 

갑자기 마음이 떨리고 

크게 놀라 진동하였습니다. 


문득 온 세계가 먹구름으로 뒤덮인 것을 보았고 

또 산과 대지가 크게 진동함을 보았습니다. 


곧 여래께서 이미 열반하심 알고 

제가 빨리 왔사오나 

이미 뵐 수 없었습니다. 


세존의 대비가 

저에게까지는 미치지 못하였는지 

저로 하여금 

부처님의 열반을 뵙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한 말씀과 모습도 

가르쳐 알려주심 입지 못하여 

저는 지금 고아가 되었으니, 

무엇을 의지해야 합니까?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크게 고통스럽습니다. 

마음이 어지럽고 산란하여 

고민스럽고 흐릿하기만 합니다. 


저는 지금 세존의 머리맡에 

예배드립니다. 

다시 애도하며 

여래의 가슴에 예배합니다. 



[44 / 58] 


다시 공경하며 

크신 성인의 손에 예배합니다. 

다시 슬퍼하며 

여래의 허리에 예배합니다. 


다시 공경하며 

여래의 배꼽에 예배합니다. 


다시 깊은 마음으로 

부처님의 발에 예배합니다. 


부처님의 열반을 뵙지 못했사오니,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오직 바라옵건대 

공경히 예배할 곳을 보여 주십시오. 


여래께서 계실 적에는 

세상의 중생이 안락하였으나 

지금 열반에 드셨으니 

모두들 크게 괴로워합니다. 


슬프고, 슬픕니다. 

깊고 큰 괴로움이여. 


대비로써 

예배할 곳 가르쳐 주십시오. 


이때 가섭이 목메어 슬피 울며 

이 게송을 끝내자, 

세존께서 

대비로 곧 두 발을 

천 개의 살이 달린 바퀴 모양으로 나타내셔서 

관 밖으로 내미시고, 

돌려가며 가섭에게 보여 주셨다. 


천 개의 살이 달린 바퀴에서 

천 가닥의 광명이 나와 

10방의 일체 세계를 두루 비췄다. 


이때 가섭과 모든 제자들이 부처님의 발을 보고, 

일시에 천 개의 살이 달린 바퀴모양의 발에 예배하고, 

곧 혼미해져 기절하여 

땅에 쓰러졌다가 이윽고 깨어나 

모든 제자들과 슬프게 울며 

목이 멘 채 오른쪽으로 일곱 번 돌았다. 


일곱 번 돌기를 마치고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였다. 

슬픔에 젖어 

크게 우는 소리가 세계를 진동하였고, 

다시 슬프게 탄식하며 

부처님의 발을 게송으로 말하였다. 



여래의 구경의 대비하신 마음 

평등한 자비광명은 두 번 비춤이 없는데 

중생에게 감(感)이 있으면 

응하심이 없지 않아 

나에게 두 발의 천 살 바퀴모양을 보여주셨네. 


제가 지금 깊은 마음으로 귀명하여 

절하옵니다. 


[45 / 58] 


천 살 바퀴모양의 두 존귀한 발이여, 

천 살 바퀴에서 천 가닥 광명을 내셔서 

10방의 넓은 부처님 세계 두루 비추셨네. 

제가 지금 귀의하여 

머리를 땅에 대고 절하옵니다. 


천 살 바퀴모양의 긴 빛이시여, 

빛을 만난 중생들은 모두 해탈하였고 

3도(塗)와 8난(難)의 중생들 모두 고통을 여의었네. 


제가 지금 귀의하여 

머리를 땅에 대고 절하옵니다. 


바퀴의 광명 널리 모든 나쁜 갈래[악취惡趣]의 중생 구제하시니, 

세존께서 옛날 옛적 무수한 겁에 

저희들 위하셔서 고행을 닦으셨기에 

지금 이 금강의 몸[금강체金剛體]을 증득하셨고 

발 아래 천 가닥 광명 놓으셨네. 


슬픔으로 머리 숙여 귀명하고 예배합니다. 

중생을 천 살 바퀴로 편안하게 하시고 

일체 중생 위해 

부처님께서 많은 덕 닦으셔서 

보리수 아래에서 도 닦던 날 

4마(魔)를 항복받으셨네. 

4마를 항복받고 외도(外道)를 조복 받으셨으니 

중생들 이것으로 바른 소견[정견正見] 얻었네. 


머리 숙여 귀의하고 

머리를 땅에 대어 절하옵니다. 

중생은 

광명의 발을 바르게 보게나. 


부처님께서는 

일체에게 진실한 자부(慈父)이시니 

발로 놓은 광명 평등하게 중생을 제도하네. 


 

제가 다시 귀의하여 

머리를 땅에 대어 절하옵니다. 


[46 / 58] 


평등하게 고통을 여의게 한 

바퀴 발의 광명에 

저는 천 살 바퀴 광명의 발 만나 

희비가 엇갈리고 

애절한 마음입니다. 



제가 다시 슬퍼하며 

땅에 대어 절하옵니다. 


천 살 바퀴의 광명에 

감통함이 있기에 

머리 숙여 귀의합니다. 


바퀴 발의 광명에 태워서 

구경에는 3계를 벗어나게 하시네. 


공경히 예배하던 천인(天人)들도 

발에 귀의합니다. 

천 살 바퀴 광명이 널리 3유(有)를 비추나니 

중생들 아직도 

고통의 문을 벗어나지 못했다면 

모두 다 천 살 바퀴의 광명을 놓으신 발에 

귀명하게나. 



저희들 아직도 

윤회에서 뛰쳐나오지 못했사온데 

어찌하여 천 살 바퀴의 발을 보이시다가 거두십니까? 

슬프고 슬프도다. 

모든 중생아, 

긴 밤에는 천 살 바퀴의 발 광명 볼 수 없다네. 


허물을 참회하자. 

세존께서는 

크게 자비하셔서 

천 살 바퀴 광명의 발에 

공경할 것을 보이셨네. 


슬프도다. 

지금 천 살 바퀴 광명의 그 모습 

지금부터 어떻게 해야 다시 보게 될런지. 



이때 가섭과 모든 제자들이 이 게송을 끝내고는 

거듭 기절하여 혼미하다가 

땅에 쓰러졌다. 


이윽고 깨어나서도 

슬픔으로 목메어 울며 

스스로 자재하지 못했다. 


그때 크게 깨달으신 세존의 천 바퀴 모양의 

금강 같은 두 발은 

본래대로 저절로 관에 들어가 

관 뚜껑이 닫혀 가섭이 오기 전과 같았다. 


이때 성안의 모든 남녀와 

하늘 사람 대중은 대가섭을 보고, 


[47 / 58] 


다시 거듭 소리 내어 울고 

가슴을 치며 크게 부르짖으니, 

대천세계와 무량한 세계를 진동시켰고 

슬퍼하여 흐느껴 울면서 

각각 가진 것을 공양 올렸다. 


이때 구시성 안에 있던 네 명의 역사(力士)가 

영락으로 몸을 장엄하고, 

7보로 만든 횃불을 가지고 왔는데 

크기가 수레바퀴만 했고 

불꽃의 빛이 널리 비치었다. 


향 누각을 태워 여래를 다비하려고 

횃불을 향 누각에 던졌으나 

저절로 꺼져버렸다. 


가섭이 말했다. 

“큰 성인의 보배관은 

3계의 불로도 태울 수 없거늘, 

어찌 하물며 그대들의 힘으로써 

태울 수 있겠는가?” 


성안에 다시 여덟 명의 대역사가 있었는데, 

7보로 만든 빛나는 불꽃의 큰 횃불을 가지고 

모두가 관이 있는 곳에 던지려 했으나 

역시 모두 꺼져버렸다. 


성안에 다시 열여섯 명의 매우 큰 역사가 있었는데, 

각각 7보로 만든 큰 횃불을 가지고 와서 

향 누각에 던졌으나 

또한 꺼져버렸다. 


성안에 다시 서른여섯의 매우 큰 역사가 있었는데, 

각각 7보로 만든 큰 횃불을 가지고 와서 

던졌으나 

또한 다 꺼져버렸다. 


이때 가섭이 모든 역사와 

일체 대중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반드시 알아라. 

가령 일체의 하늘 사람이 가지고 있는 횃불로도 

여래의 보배관을 다비할 수 없으니, 

그대들은 헛되이 수고롭게 고생하여 

억지로 하려고 하지 말라.” 


이때 성안의 남녀와 하늘 사람들은 

다시 슬퍼하며, 

각각 가지고 있는 것으로써 

소리 내어 울며 공양 올리고, 

일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일곱 번을 돌며, 

슬피 울며 크게 통곡하니 

3천세계가 진동하였다. 


이때 여래께서 

대비의 힘으로 

가슴 속에서 불이 일어나 

관 밖으로 번져 점점 다비하여 

이레가 지나자 

묘한 향 누각이 다 타버렸다. 


이때 성안의 남녀와 하늘 사람 대중들은 

이레 동안 슬피 울며 통곡하였는데,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각각 가지고 있는 것으로써 

공양 올리기를 쉬지 않았다. 


이때 4천왕(四天王)이 각각 생각하기를, 

‘나는 향수로써 불을 끄고 

재빨리 사리를 수습하여 

하늘에 가지고 가서 

공양 올리겠다’고 하였다. 


이러한 생각을 한 다음 

곧 7보로 된 황금병을 가지고 

향수를 가득히 채웠다. 


다시 수미산의 네 언덕에서 

4 가지 큰 향결(香潔)과 

단 젖을 내는 나무[유수乳樹]를 가지고 

불을 끄려 했다. 



[48 / 58] 


나무는 각각 둘레가 천 유순이고 

높이가 백 유순이었다. 


이것들이 4천왕을 따라 동시에 내려와 

다비하는 장소에 이르렀다. 


나무가 단 젖을 흘렸고, 

향수병을 기울여 

일시에 불에 부었지만 

불길은 더욱 높이 타올라 

조금도 꺼지지 않았다. 


이때 해신(海神)인 사가라용왕(莎伽羅龍王)과 강하(江河)의 신이 

불이 꺼지지 않는 것을 보고, 

각각 생각하기를, 

‘내가 향수를 가지고 

불에 부어 불을 끄고, 

재빨리 사리를 수습해서 

내가 사는 곳에 모시고 가서 

공양을 올려야 겠다’라고 하고서 

각각 보배로 만든 병을 가지고 

무량한 향수를 담아 다비하는 곳에 

이르러 일시에 불에 부었지만 

불길은 그대로였고 

조금도 꺼지지 않았다. 


이때 아니루두가 

4천왕들과 해신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이 향수를 부어 

불을 끄려고 하는 것은 

사리를 모시고 

본래 사는 곳으로 돌아가 

공양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들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아니루두가 

4천왕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너무 욕심을 부렸다. 

그대들이 하늘에 사는데, 

사리가 그대들을 따라 

만약 하늘의 궁전에 모셔지면 

땅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가서 공양을 올릴 수 있겠는가?” 


다시 해신에게 말했다. 

“그대들도 

큰 바다와 강하에 머물러 있는데 

여래의 사리를 그대들이 가지고 가면 

땅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가서 공양을 올릴 수 있겠는가?” 


이때 4천왕들이 모두 곧 참회하고 

각자 천궁으로 돌아갔고, 

큰 바다와 강하의 신들도 또한 다 참회하였다. 

“진실로 성자의 말씀과 같습니다.” 


그렇게 참회를 마치고서는 각각 돌아갔다. 





출처: http://buddhism007.tistory.com/5197#gsc.tab=0 [불교진리와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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