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참된 뜻은 무엇입니까?
산방야화-천목 중봉(天目中峰: 1243~1323)스님은 항주(杭州) 전당(錢塘)사람으로 스님에 의해 유저(遺著)로 「천목중봉화상광록(天目中峯和尙廣錄)」 30권이 편집되었고, 원통 2년(元統: 1334)에 입장(入藏)되었다「산방야화」는 「광록」제 11권에 해당한다
객승이 또 질문하였다,
"선.악에 대한 말씀은 이미 들었읍니다. 선.악에 대한 것 을 세상 사람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때리고 욕하는 것을 악이라 하고, 이런 악행을 참고 보복하지 않으면 선이라 함니다. 또 칼로 살인을 하면 악이라 하고, 그것을 모두 받아들여 조금도 개의치 않는것을 선이라 합니다, 또 음탕하게많은 것을 탐내면 악이라 하고, 조용히 심신을 가다듬어 경전이나 읽고으면 선이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 할 수 있겠읍니까? "
나는 말했다.
"이 말은 다 선.악의 겉껍데기만 말한 것입니다. 선.악의속뜻은 이것과는 다릅니다. 선.악의 참된 뜻은 별다른 것이 아닙니다. 남에게 이익을 주려 하는 것이면 모두 선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하는 짓이면 악인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남에게 이익을 주면 일하는 과정에서 설사 욕을 먹고 배척을 당한다 해도 그것은 선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아무말 안해도 자신에게만 이로운 일이면, 그것은 악입니다. 이 때문에 성현이 중생들을 교화하여 세상을 구제 하느라고 쉴 겨를이 없었던 것은 모두 지극히 선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이와는 반대입니다. 걸으로 성현처럼 언행을 아름답게 꾸며도 남에게 이익올 주겠다는 생각이 없으면, 이것은 악 입니다. 그런데 더우기 겉모습마저도 포악하고 성낸 모습으로 쉬지 않고 날뛰는 것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읍니다. 행동은 이렇게 하면서도 칭찬을 바라는 것은 말이 되질 않습니다.”
제자백가(諸子百家)와 참선은 어떤 관계입니까?
객승이 또 질문하였다.
"공자(孔子).맹자(孟子) 등의 서적은 왕도(王道)를 말하여
인의(仁義) 사상을 주장했읍니다. 또 노자(老子).장자(莊子)의 책에는 횡도(皇道)를 말하여 무위(無爲)사상을 주장했읍니다. 제자백가(諸子百家)의 서적은 패도(覇道)를 잡다하게 설명하며 공리(功利)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부처님 경전에서는 단지 성품자리만을 밝혀 이르기를, '모든 법은 오직 마음에서 빌현된 것이다'고만 하며, 일념 (一念)도 내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읍니다. 이들의 주장은 각각 달라서 서로 공통된 부분이 없는 듯 합니다. 과연 공통되는 부분이 전혀 없읍니까 ?"
나는 말했다.
"공통된 부분이 없다고 한다면 펀협스러운 것이 되고, 있다고 한다면 경솔한 것이 됩니다. 깨닫는 공부는 특정한 부분을 유난히 주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스스로가 깨닫는 것을중요하게 생각할 뿐입니다. 깨닫고 나면 서로의 차이가 없어져 3교(三敎)의 성인이 하신 말씀이 서로 동일한 줄 알게 되고, 세간 출세간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수 있습니다. 그러나 깨닫지 못하면 비록 「4고서(四庫書」를 달달외워도, 그것은 다문(多聞)과 아견(我見)일 뿐입니다. 이른바 인도(印度)의 총명외도(聰明外道)가 바로 이 경우입니다. 그러므로 배우는 사람이 확철대오 하려 하지 않고 문자만을이해하려 한다면, 어리석은 짓이 아니겠습니까?
요즘 총명하지 못한자들은 마음의 망정(妄情)을 죽여 바르
게 깨달으려 하지는 않고, 매양 문자와 말만 따지려 합니다. 이렇게 하면 깨달음은 고사하고 알음알이〔識情〕의 사량분별만 늘어나 걸핏하편 성인의 도를 어기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교화의 방편은 쇠퇴하고, 총림은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