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마음 밭에 어떤 씨앗을 심을 것인가?
봄이 와 봄비까지 내리니 온 산천이 난리(華嚴)다.
배꽃(梨花)는 희게 웃고
도화(桃花)는 붉게 웃고
들길나선 황소는 소같이 웃고
온통 푸른 웃음들 산산에 번진다……
봄꽃,푸른잎으로 앞 다투어 한 소식들, 눈 뜸에 웃음바다인데 아직도 담장 그늘 아래 철쭉은 꽃눈을 뜰 생각도 안으니, 어찌 저놈이 나같이 봄을 저리 늦게도 느낄까. 그렇듯 내 안에 자성불은 눈 뜰 생각도 안으니 어찌, 미련한 이 중생의 봄은 이리도 멀까!
봄비야, 죽비를 쳐라! 잠자는 부처머리에 돌!
그렇다, 때가 되면 온갖 자연들은 자신의 본부사를 드러내고 한 소식들 하는 게 생불(生佛)의 진여자성(眞如自性)이다.
봄이 되면 농사꾼들이 논밭을 갈고 일구어 씨앗을 땅에 뿌리고 곡식을 심는다. 자연은 시절인연에 따라 어김없이 뿌린 데로 씨앗를 키워내고 자라게 하며 가을에 수확을 얻게한다.
그런데 우리 들은 어떠한가, 너 나 할 것 없이 자신들의 본분사인 '뿌린데로 거둔다.'는 인과(因果)의 도리를 바로 알아차림하여 마음 밭에 어떤 씨앗을 심고 가꾸는며 시절인연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순응하며 거듭날 줄 아는 자가 얼마나 되는가!
자신이 전생에 심은 원인이 오늘의 결과인 현실임을 망각하고 재수나 운을 이야기하고 혹은 이웃과 환경인 남 탓으로, 턱도 없는 희망이나 요행을 바라며 헛된 꿈 만 꾸고 있지는 않는지, 혹 콩을 심어놓고 사과가 열리기를 기대하지는 않는지 스스로 정검해 봐야 한다.
우리 중생은 인과의 도리에서 한 치의 오차도 벗어날 수 없다. <열반경>에 '선악의 과보는 마치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다. 그러하여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의 인과가 휘돌아 없어지는 일이없으니 현재의 생을 헛되이 보낸다면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이 없으리라'고 했다. 만일 악한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도 언젠가는 그 악업의 과보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그 사람의 지금 모습을 보면 전생을 알 수 있고, 그 사람의 현재 행동을 보면 내세를 알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주어진 것처럼 보이는 출생계급이나 삶의 조건도 사실은 모두 자신의 업에 의한 과보인 것이며 자신의 삶에 모든 결과는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책임이라'했다.
하지만 그러한 지난 과보나 업장에서 벗어나 미래의 행복한 삶(離苦得樂)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중생이었던 싯달타가 스스로 깨달음을 통해 부처가되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모든 것은 머물지 않으며 고정된 상이 없고(諸行無相) 모든 법은 나라는 실체가 없으며(諸法無我) 내가 있어 나라는 집착과 나와 다른 것과의 상대적 분별심(一切皆苦 )을 바로 증득하여 늘 깨어서 여여하다면 모든 과보에서 벗어나 영원한 행복을 얻는다.'고 했다.
저리 봄비 오는 날 온 몸으로 우리에게 희게 붉게 웃으며 법문을 해 주고 있는 자연이 나의 본분사와 다름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다면 큰 스승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매 순간 깨어있어 눈만 뜨면 만나는 햇살 한줌에도 풀 한 포기에도 저 꽃 한송이에서도 우주의 마음을 바름하여 보고 깨달음을 증득 할 수 있음을 가르켜 주고 설법을 하고 있지 않는가.
그러한 깨달음과 자기성찰을 통해 내 이웃을 내 몸같이 보살피는 보시(布施)와 자신과 이웃을 위해 법을 지키며 바르게 살아가는 지계(持戒), 어떠한 고난과 모욕과 번뇌의 어려움을 참고 극복하는 인욕(忍辱)과 참 된 마음으로 부지런히 수행하는 정진(精進)을 통해 늘 마음을 바름하여 챙기는 선정(禪定)과 그러한 깨어있는 지혜의 삶인 반야(般若)의 육바라밀(六波羅蜜)실천운동이 불교에 있다.
우리는 이러한 불성(佛性)의 씨앗을 마음 밭에 심고 가꿔서 이웃과 나눔하며 살아가는 것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가는 보람과 가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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