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와현의>에서 적본문10묘에 대한 레포트 중에 아래 내용
체상용(體相用)으로 화두3실문(話頭三實門)과 「적본문10묘」의 비교
먼저 화두를 가지고 본각을 설명하기 위해 체(體), 상(相), 용(用)의 3실문(三實門)으로 구분하여 살펴본다.
체는 공(空)의 연기성인 실체(實體)로 나타낸다. 상은 가(假)의 연기적 현상으로 나타내 보이는 실상(實相)이고, 용은 실용(實用)으로 중도(中道)의 실제 쓰임(中道實用)을 설명한다.
하나 화두 실참은 스스로가 깨달아 알아차림을 체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설명으로 가능하지 못하다.
다만 방편이나 비유로 설명을 할 뿐이다. 「기신론」에서는 체대, 상대, 용대 3대(三大)로 논하고 있다.
『대경』에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다시 말할 것이 없느니라. 만일 이 일을 말로 한다면, 모든 세상의 하늘이나 인간들이 다 놀라고 의심하리라." 부처님이 참 진리를 언설(言說)로 할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또한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법은 그 뜻이 이해하기 어려우니라. 왜냐하면 내가 무수한 방편과 가지가지 인연과 비유와 이야기로 법을 언설하지만, 이 법은 생각이나 분별로는 능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며 분명히 금구(金口)하고 계신다.
이 때 사리불이 뛸 듯이 기뻐하며 전에 없던 일인 미증유(未曾有)법을 얻었다고 고백하니 이에 부처님이 수기를 주신다.
선불교에서 깨달음을 직접 체험한 한 소식, 혹은 돈오(頓悟) 같은 깨달음을 얻었다는 말이다.
이러한 선문답 같은 내용을 토대로 선불교에서 깨달음을 성취하는 도구인 화두를 가지고 「적본문10묘」의 진의를 살펴 설명하고자 한다.
화두는 선어(禪語)로 단어의 개념이나 그 말 속에 그때그때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포착한 것이라고 하듯이 본각(本覺)을 이루려는 방편이기도 하지만 진실이다.
경에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듯이 진리는 지식(知識)이나 언설(言說)로서 이해가 아니라 원융무애(圓融無碍)한 알아차림(卽見)으로 작용성(實用)에 있다고 선불교에서도 주장한다.
다시 말해 불법은 늘 적적성성(寂寂惺惺)하게 체험하는 살아있는 실제(實諦)다.
그러므로 실상무상 미묘법문 불립문자 언어도단 교외별전을 내세우며 직지인심 견성성불을 통한 언하(言下)에 대오(大悟)하는 것이라 한다.
이러한 실제를 체험하는 간화선(看話禪)의 화두를 참구(參究)해서 「적본문10묘」의 불지견(佛知見)을 열어보자.
아래 표5를 통해 「적본문10묘」와 화두3실문의 비유를 간략히 살펴보면서 설명을 이어 본다.
<표5, 화두3실문(話頭三實門)으로 적본문10묘의 비교>
선행(禪行)의 화두3문(話頭三實門)으로 적본문10묘의 비교 | ||||
적문십묘(跡門十妙) | 본문십묘(本門十妙) | 화두3실문(話頭三實門) | ||
경묘(境妙) | 본인묘(本因妙) | 인 (因) |
진리의 실체(實體) | 조주의 無(趙州狗子) |
지묘(智妙) | ||||
행묘(行妙) | ||||
위묘(位妙) | ||||
삼법묘(三法妙) | 본과묘(本果妙) | 과 (果) |
진리의 실상(實相) | 부처님의 꽃 한 송이(拈花微笑) |
본국토묘(本國土妙) | ||||
감응묘(感應妙) | 본감응묘(本感應妙) | |||
신통묘(神通妙) | 본신통묘(本神通妙) | |||
설법묘(說法妙) | 본설법묘(本說法妙) | |||
권속묘(眷屬妙) | 본권속묘(本眷屬妙) | 소 (所) |
진리의 실용(實用) | 삼계 화택(火宅)에서 구명(救命) |
본열반묘(本涅槃妙) | ||||
본수명묘(本壽命妙) | ||||
이익묘(利益妙) | 본이익묘(本利益妙) |
먼저 진리의 실체를 체험하는 조주(趙州778~897)선사의 무(無)자 화두다.
한 스님이 조주선사에게 물었다. 개에게 불성이 있습니까? 조주 왈 ‘無’라고 했다.
이 화두는 선종에 대표적인 깨달음의 첫 관문인 ’無‘ 자(字) 화두라고 했듯 ’無‘ 한 자를 바로 알아차리면 제법이 연기성의 실체(實體) 즉 공(空)을 스스로 체험하는 순간이다.
견사혹(見思惑)을 깨고 일체지(一切智)를 증득하는 것이다.
무분별심으로 오직 ‘無’밖에 없어야 한다. 이 우주 법계에 오직 ‘無’만 존재하는 지금의 순간이 돈오(頓悟)로 성성적적한 깨어있는 개시오입(開示悟入)이다.
부처님께서 중생으로 하여금 불성의 지견을 열어(開) 청정하게 하고, 지견을 보이고(示), 깨닫게 하고(悟), 불지견의 도에 들어가게(入) 하려고 세상에 출현했음을 『대경』에 설명한다.
이는 부처의 청정한 지견을 열어 보이는 것은 돈(頓)이며 깨달음에 들어가는 것이 오(悟)이다.
중국 대주 혜해(慧海)선사는 ‘즉시 해탈을 얻으려면 어떻게 수행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오직 돈오(頓悟) 일문(一門)이고 돈(頓)은 망념을 여의고 오(悟)는 무소득이라’고 했다.
『능가아발다나보경』에서도 ‘즉시 여래의 본성에 들어가는 문은 모든 중생이 개시오입하는 것이기에 부처와 선(禪)은 같은 것이다’라고 했다.
다음은 연기작용의 실상(實相)을 알아보는 화두다.
부처님이 영산회상에서 『법화경』을 설하시다가 말없이 꽃을 한 송이 들어 보이셨다.
모든 대중이 ‘부처님이 왜 꽃을 들어 보이시지?’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가섭존자만 빙그레 웃었다.
이에 부처님이 정법안장을 전한다.는 『대범천왕문불결의경』의 내용이다.
부처님이 꽃을 든 소식은 무슨 뜻인가? 또 가섭은 왜 빙그레 웃는가?
이 공안을 알아차리면 진사혹(塵沙惑)을 깨고 도종지(道種智)를 증득하게 된다.
이 공안은 우리가 보이는 실상이 참인가 가인가를 확인한다.
보고 듣고 알아라치는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 실상이다. 하지만 모두가 허상인 아바타임을 알아차린다.
그 실상은 생멸을 동시에 연기작용하는 찰라의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경』에도 부처님이 무량의처삼매(無量義處三昧)에 계실 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고 육진동(六種震動)이 일어났다.
그때 미륵보살은 이렇게 생각한다.
'지금 세존께서 신기한 모습을 나타내시니,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를 일으키는 것일까?‘
하고 법회 대중 모두가 실상 그대로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각자의 식견인 생각과 분별심으로 바라보고 있다.
『열반경』에서 일체 성문연각들은 아직도 생각과 견해를 멈추지 못하지만, 부처는 오직 실지실견(悉知悉見)한다고 설명하듯 이 소식을 알아차리게 되면 비로소 연기작용의 모든 제법실상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리고 이 우주 전체가 또 다른 나 임을 알게 되며 자비(慈悲)의 보리심(菩提心)으로 「적본문10묘」에서 감응(感應)과 신통(神通)과 설법(說法)이 시작된다.
마지막으로 중도실상의 공안이다.
불법의 진리를 통해 스스로 「적본문10묘」에서 권속과 이익을 얻는 부분이다.
『법화경』의 「제2방편품」에 '삼계의 불타는 집(火宅)에서 동서로 뛰어다니느라 큰 고통을 당하면서도 걱정할 줄 모르고 장난하고 놀고 있는 아이들을 부처님은 지극한 자비로 구해 내는 화택의 비유이다.
고봉(高峰1238~1295)선사도 『선요(禪要)』에서 ’온 대지가 불구덩이거늘 어떤 삼매로 살아날 것인가?‘라는 공안을 제시한다. 이 공안은 고봉 문하에서 누구나가 뚫어야 할 관문 실중삼관(室中三關)에 마지막 화두다.
실중삼관도 법의 연기실체(實體)를 체험하고 나아가 연기실상(緣起實相)을 알아차려서 중도실용(中道實用)의 마지막을 언하에 대오하게 하는 관문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불타는 집을 비유한 달마의 『이입사행(二入四行)론』에서도 오탁악세의 삼계화택에서 벗어나 이고득락(離苦得樂)하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즉 법화의 묘법실상은 일승불의 깨달음으로 활발발하게 살아야 한다. 눈 밝은 법화행자는 자체구현으로 무한생명의 이익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떻게 하면 촌각을 다투는 불타는 집에서 바로 살아날 것인가?
모든 생각과 분별 망상을 내려놓고 즉견즉시(卽見卽是)로 오직 깨어 살아있는 지금의 삶이어야 화택에서 나올 수 있다.
이것을 알아차린 것은 무명혹(無明惑)을 깨고 일체종지(一切種智)을 증득하여 법신덕을 이룬 것이다.
즉 중도실용(中道實用)인 본래 그 자리로 돌아가는 원융무애한 삶이다.
불교 수행의 최종의 목적이기도 하다.
이상과 같이 선불교의 화두3실문의 체상용으로 「적본문10묘」의 인과소가 서로 격별하나 법화의 개현에 의해 3법3덕인 절대묘법으로 부사의함을 살펴봤다.
그리고 법의 교학적 이론을 화두의 실참으로 여실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논제의 범위가 넓고 지면 관계상 고찰의 내용이 미비함을 인정한다.
앞으로 보다 체계적인 연구의 과제로 남긴다.
<참고문헌>
-원전-
鳩摩羅什譯 『妙法蓮華經』 大正藏, T,33
慧嚴譯 『大般涅槃經』 Vol. 12, T,0375
求那跋陀羅 『楞伽阿跋多羅寶經』 4券 大正藏, No. 670
『大梵天王問佛決疑經』 卍續藏, X,1
智顗 『妙法蓮華經玄義』 大正藏, T,9
智顗 『摩訶止觀』 大正藏, T,46
智顗『妙法蓮華經文句』 大正藏, T,34
龍樹造 鳩摩羅什譯 靑目釋 『中論』 Vol. 30, T,1564
『菩提達磨大師略辨大乘入道四行觀』 第63冊, 卍新續藏, 1217
撫問慧開 著『無門關』 大正藏, T,48
馬鳴菩薩造 梁西印度三藏法師真諦譯 『大乘起信論』 ,1券, 大正藏 (T) 32
慧海 『頓悟入道要門論』 卍續藏, X,63
『永嘉禪宗集註』 第2卷 卍續藏, X,63
『十不二門』 大正藏第 No,46
睦庵善卿編正 『祖庭事苑』 5券, 卍續藏, X,64
-단행본-
광도 『법화현의의 묘해』 금강대학교 출판부, 2019
-논문-
정성욱(자명) 「선문답의 원리에 대한 고찰」 (사)한국불교학회 2010춘계학술대회 발표문
이승남(광도)「『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에서 연화의 비유에 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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