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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교리와 관법
삼종관문(三種觀門)의 체계
법화문구는 사종석으로 경문 해석
법화현의는 오중현의로 법상 전개
마하지관은 오략십광으로 관문 밝혀
경문해석을 통해서
깨달음 얻게 하는 것이
탁사관의 수행방법
법화삼대부는 삼종관문(三種觀門)이라 하여 각각 관문을 밝히고 있다.
법화문구는 탁사관(託事觀),
법화현의는 부법관(附法觀),
마하지관은 약행관(約行觀)으로 되어 있다.
법화문구는 사종석(四種釋)으로 경문을 해석하고,
법화현의는 오중현의(五重玄義)로 법상을 전개하며,
마하지관은 오략십광(五略十廣)으로 관문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삼대부는 각각 수행법이 된다. 경전의 문구해석만 가지고서도 수행이 되고, 법상의 연구만을 통해서도 수행이 되며, 신구의 삼업에 의거한 관심도 그대로 수행이라는 것이다. 불교 연구 그 어떤 접근방식도 모두 수행임을 지의(智顗)는 천명한다.〈표1 참조〉
1. 법화문구(法華文句)의 탁사관(託事觀)
《법화문구(法華文句)》는 삼종관문 가운데 탁사관에 속한다. 경문의 내용을 떠올리는 방식이다. 이 책은 해석방법을 사종석 즉 인연석·약교석·본적석·관심석으로 하여 경문을 해석하는 방식이다.
중생을 진리의 세계로 인도하는 인연석은 사실단으로 이루어져 있는 가운데 사실단은 세계실단석, 위인실단석, 대치실단석, 제일의실단석이고,
팔만법장으로 풀어내는 약교석은 장교석, 통교석, 별교석, 원교석으로 이루어져 있고,
근본과 자취로 풀어내는 본적석은 본문석과 적문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음으로 풀어내는 관심석은 공관석, 가관석, 중관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두 열 세 가지로 경문을 해석하는 가운데 점차로 경문에 대한 온전한 이해가 열려지게 된다고 한다.
인연석
인연석이란, 부처와 중생의 감응(感應)인연에 기초하여 경문을 해석하는 방법이다. 말하자면 가장 일반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경전해석법이다. 지의는 이 해석법에서 소위 사실단(四悉檀)을 사용하고 있다. 실단은 범한(梵漢) 겸어로 실(悉)은 편(遍)이고 단(檀)은 단나(檀那)의 약칭으로서 널리 베풀어 모든 것을 성취하는 뜻이다. 사실단이란 세계(世界) · 위인(爲人) · 대치(對治) · 제일의(第一義) 등 네 가지 실단이다.
기호에 따라 경문을 해석하여 흥미를 생기게 하는 해석법이 세계실단(世界悉檀)으로서 요욕(樂欲)실단이라고도 한다.
경문을 통하여 자연히 선심(善心)을 일으켜 좋은 일을 하게 하는 해석법이 위인실단(爲人悉檀)으로서, 또 생선실단(生善悉檀)이라고도 한다.
경문을 통하여 자연히 악심(惡心)을 멸하여 나쁜 일을 그치게 하는 해석법이 대치실단(對治悉檀)으로서, 또한 단혹(斷惑)실단이라고도 한다.
경문을 통하여 구극의 이치에 들어가게끔 하는 해석법이 제일의실단(第一義悉檀)으로서, 또 입리(入理)실단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인연석(因緣釋)을 감응석이라 하는 것처럼 감응도교(感應道交)를 이루기 위한 해석이다. 중생과 부처가 하나가 되는 감응도교(感應道交)가 이 인연석(因緣釋)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경전을 읽고 있는 사이에 불타와 공감대를 형성하여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약교석
약교석이란, 팔만대장경의 교설에 기초하여 경문을 해석하는 방법이다. 말하자면 교리적인 경전해석법이다. 지의는 이 해석법에서 소위 장통별원의 사교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장통별원이란 각각 성문장, 연각장, 보살장, 불장을 가리킨다. 열반경에 의거하면, 생멸(生滅), 무생(無生), 무량(無量), 무작(無作)으로 해석하는 방법이다.
생멸이란 제법을 인연소생법으로 해석하는 방법으로서 아공법유(我空法有)로 바라보는 방식이다.
무생이란 인연소생법을 공으로 해석하는 방법으로서 일체법공(一切法空)으로 바라보는 방식이다.
무량이란 인연소생법을 공→가→중으로 거쳐가며 차례로 해석하는 방법으로서 격력(隔歷)으로 바라보는 방식이다.
무작이란 인연소생법을 공=가=중으로 해석하는 방법으로서 원융(圓融)으로 구극의 이치에 들어가게끔 하는 해석법이다.
하근기에게는 장교를 통해 인연소생법을 밝혀주고, 중근기에게는 통교를 통해 인연소생법이 공임을 가리키며, 상근기인에게는 별교를 통해 공가중으로 차제적으로 교화시켜 주고, 상상근기에게는 원교를 통해 원융실상법으로 대해 주는 것이다.
약교석은 중생의 근기에 따라 교설을 설하는 것이 본뜻이므로, 교설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장교, 통교, 별교의 가치를 오히려 원교와 같이 인정하는 것이 개현(開顯)의 뜻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본적석
본적석이란, 본지수적설(本地垂迹說)에 기초하여 경문을 해석하는 방법이다. 말하자면 수적을 통하여 근본의 세계를 밝히는 경전해석법이다. 지의는 이 해석법에서 소위 《법화경》에 의거하여 본문과 적문의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본문이란 제법을 구원(久遠)의 본지로 해석하는 방법으로서 불타로 바라보는 방식이고, 적문이란 수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으로서 사바세계에 드러난 모습으로 해석하는 방법이다. 본지(本地)가 아니면 적화(迹化)를 드리울 수 없으며, 적화(迹化)가 아니면 본지(本地)를 드러낼 수 없는 것처럼, 본지와 수적을 하나로 보는 것이 본적석이다. 사바세계 수적의 모습으로부터 근본본지의 모습 즉 이미 백천만겁 전에 깨달은 불타로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관심석
관심석이란, 제법의 존재 방식에 기초하여 경문을 해석하는 방법이다. 말하자면 관심적인 경전해석법이다. 지의는 이 해석법에서 소위 공가중의 삼관 관찰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공가중이란 각각 진제, 속제, 진속불이의 중도제를 가리킨다. 중론에 의거하면, 아설즉시공(我說卽是空), 역명위가명(亦名爲假名), 역시중도의(亦是中道義)로 해석하는 방법이다.
아설즉시공이란 인연소생법을 공으로 해석하는 방법으로서 진공으로 바라보는 방식이다.
역명위가명이란 인연소생법을 가로 해석하는 방법으로서 허가(虛假)로 바라보는 방식이다.
역시중도의란 인연소생법을 중으로 해석하는 방법으로서 공즉가 또는 가즉공으로 바라보는 방식이다. 바로 일념실상의 경계에 들어가게끔 하는 해석법이다. 이것으로 제법상이 내 마음에 불과함을 터득하게 된다. 일체법이 바로 나의 일념(一念)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관에 의한 마음 관찰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고, 이런 점에서 지의(智顗)는 관심의 중요성을 그토록 강조하였던 것이다.
경문을 무려 13가지로 해석하는 지의(智)에게는, 경문해석이 단순히 경문해석이 아니다. 경문해석을 통하여 깨달음을 얻게 하는 것이다. 단순한 해석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전을 읽어가는 사이에 깨달음을 주고자 하는 것이 바로 탁사관의 특이한 수행방법이다.
지창규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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