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

법화현의(法華玄義)의 칠번공해와 오중현의

통융 2020. 3. 2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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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태교리와 관법


삼종관문(三種觀門)의 체계 3

내 마음 살피기 위한 해석법


3. 법화현의(法華玄義)의  칠번공해와 오중현의 ②

  


《묘법연화경》의 지극히 깊은 뜻[玄義]을 풀이하는 《법화현의》는, 명ㆍ체ㆍ종ㆍ용ㆍ교(名ㆍ體ㆍ宗ㆍ用ㆍ敎)의 오중현의를 공통과 개별로 해석하는 가운데 공통적인 해석은 명ㆍ체ㆍ종ㆍ용ㆍ교의 오중을 함께 해석하는 것으로서 칠번공해(七番共解)라고 한다.

첫째, 장을 나타냄[標章]은 오중현의의 요강을 나타낸다. 


경의 제목[名]은 방편[權]과 진실[實]이 둘이 아닌 제법실상의 묘법으로서 꽃과 열매가 동시에 있는 연화(蓮華)로 비유되는 순수 원만의 묘법이라 한다. 

경이 설명하는 이치의 본체[體]는 ‘일체를 모두 하나의 진실’로 개현(開顯)하는 실상의 미묘한 이치라고 한다. 

경의 종요[宗]는 실상의 원인을 닦아 실상의 결과를 얻는 일승의 인과에 있다고 밝힌다. 

경의 역용[用]은 적문과 본문에서 방편의 의심을 제거하여 진실의 믿음을 얻는 것이라 한다. 

법화의 교상[敎]은 위없는 제호의 교상이라 설명한다. 


이렇게 표장을 통해 오중의 개요를 설명함으로써 뒤에서 본격적으로 설명할 오중현의를 이해케 한다.

칠번공해 중 둘째, 인용하여 증명함[引證]은 오중(五重)의 뜻을 경전을 인용하여 증명하는 것인데, 오중이 독단적인 사견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경전에 근거한 것임을 밝힘으로써 믿음을 갖게끔 하는 것이다. 


셋째, 오중이 생겨남[生起]은 오중의 전후차례를 설명하는 것인데, 오중이 뒤죽박죽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논리정연하고도 보편타당한 것임을 밝힘으로써 선정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넷째, 열어 닫음[開合]은 오중을 갖가지로 비교하여 여타 법상과의 관계를 또렷하게 알게 하는 것인데, 오중과 여타 법상과의 관계성을 분명히 함으로써 지혜를 증장케 하려는 것이다. 


다섯째, 헤아려 가려냄[料簡]은 오중에 대해 갖가지 질의응답을 통해 이치를 명료히 하는 것인데, 질의응답을 통해 오중을 더욱 또렷하게 알게 되는 것이다. 


여섯째, 마음으로 비추어 봄[觀心]은 오중을 자기 마음에 거둠으로써 자신의 마음에 갖추어진 이치를 보게 하는 것인데, 오중을 마음으로 살피는 것이야말로 이론을 실천으로 옮기게 하는 수행이라 할 것이다. 


일곱째, 다른 것을 모음[會異]은 갖가지 다른 이름을 함께 모으는 것인데, 이치에 의거해 다른 이름을 실상의 한 이치로 모으고 뜻에 의거해 다른 이름을 오중에 모은다. 비록 갖가지 이름이라도 부처님의 사실단(四悉檀)에 의해 일어나는 가르침이므로 사실단을 오장(五章)과 같이 보고 모든 다른 이름이 오장에 거두어짐을 밝히고 있다. 이렇게 하여 다양하면서도 단일한 불교 이해를 가능케 하려는 것이다.

이상으로 칠번공해의 간략한 해석에 의거하여 오중현의의 간략한 개요를 나타내고, 다음으로 개별적인 해석으로 오장에 대한 자세한 해석에 들어간다.

첫 번째, 이름을 해석하는 장[釋名]부터 들어간다. 다섯 글자로 된 경의 제목 가운데 ‘묘’자와 ‘법’자에 대한 해석이 가장 상세하다. 먼저 남악혜사의 뜻에 의거하여 마음ㆍ부처ㆍ중생의 삼법묘(三法妙)로 ‘법’자를 해석한다. 이 가운데 중생법묘(衆生法妙)를 해설하는 중에 십여시(十如是)ㆍ십법계(十法界)를 삼전독문(三轉讀文)하여 삼제원융을 설하고 십계ㆍ십여에 의거해 제법실상을 설명한다.

다음으로 ‘묘’자를 해석하는데, 전체와 개별로 해석한다. 전체적인 해석에는 상대와 절대의 두 묘를 설하고 마음과 부처와 중생의 삼법이 피차 상대하여 묘가 될 뿐만 아니라 방편과 진실의 추 묘의 상대도 없는 유일한 법계를 참된 묘법이라 한다. ‘묘’자의 개별적인 해석에서는 자세하게 적문 · 본문·관심의 세 가지 십묘를 설한다. ‘묘’자를 설명하는 것이 대단히 광범위하고 깊으며 자세하다. 


먼저 적문의 십묘란 석가 한 부처님이 설하신 자행의 원인과 결과, 교화할 때 교화 주체와 교화 대상에 대한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법을 경(境)ㆍ지(智)ㆍ행(行)ㆍ위(位)ㆍ삼법(三法)ㆍ감응(感應)ㆍ신통(神通)ㆍ설법(說法)ㆍ권속(眷屬)ㆍ이익(利益)으로 나누어 통찰한다.

첫 번째, 경묘(境妙)는 자행의 인위(因位)에서 관찰하는 경계를 십여ㆍ십이인연ㆍ사제ㆍ이제ㆍ삼제ㆍ일실제(一實諦)ㆍ무제(無諦)의 일곱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는 가운데 일체 경계가 모두 묘경(妙境)임을 밝힌다. 

두 번째, 지묘(智妙)는 앞 경계를 관찰하는 능관지(能觀智)를 세속지로부터 묘각지에 이르는 이십지(二十智)로 설명하는 가운데 지혜가 묘지(妙智)임을 밝히고 있다. 

세 번째, 행묘(行妙)는 지혜로 경계를 관찰하며 닦아가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행을 차제(次第)와 불차제(不次第)로 나누어 성(聖)ㆍ범(梵)ㆍ천(天)ㆍ영아(兒)ㆍ병(病)의 오행(五行)을 설명하는 가운데 모든 행이 묘행(妙行)임을 밝힌다. 

네 번째, 위묘(位妙)는 수행하여 나아가는 계위로서, 《법화경》 약초유품에 설해진 소ㆍ중ㆍ대의 세 약초와 크고 작은 두 나무와 가장 진실한 계위 등 여섯 가지 계위로 나누어 설명하는 가운데 모든 계위가 묘위(妙位)임을 밝힌다. 

다섯 번째, 삼법묘(三法妙)는 앞 경ㆍ지ㆍ행ㆍ위에 의해 이르는 결과의 덕, 즉 진성(眞性 : 理)ㆍ관조(觀照 : 智)ㆍ자성(資成 : 用)을 삼궤로 하여 설명하는 가운데 삼법과 삼도(三道)를 하나로 하여 삼법이 모두 법묘(法妙)임 밝히고 있다. 이상의 다섯 묘는 자행 인과에 관한 것이고, 이하는 화타의 인과로서 교화하는 부처님의 미묘한 역용과 교화 받는 중생의 이익을 설명한다.

여섯 번째, 감응묘(感應妙)는 부처님의 힘을 움직이는 중생의 감(感)과 이에 응하는 부처님의 응(應)으로 설명하는 가운데 일체 감응이 모두 묘함을 밝히고 있다. 

일곱 번째, 신통묘(神通妙)는 교화 주체인 부처님의 신업(身業)과 부사의한 전변을 생득(生得)ㆍ보득(報得)ㆍ수득(修得)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가운데 일체 신토가 모두 묘임을 밝히고 있다. 

여덟 번째, 설법묘(說法妙)는 여래의 구업(口業)에 관계된 가르침을 구부(九部)ㆍ십이부(十二部) 등 경전의 구성에 의거하여 설명하는 가운데 일체 설법이 모두 묘임을 밝히고 있다. 

아홉 번째, 권속묘(眷屬妙)는 여래의 권속을 이성(理性)ㆍ업생(業生)ㆍ원생(願生)ㆍ신통생(神通生)ㆍ응생(應生) 등으로 논설하는 가운데 일체 권속이 모두 묘임을 밝히고 있다. 

열 번째, 이익묘(利益妙)는 권속이 얻는 공덕 이익을 정설분(正說分)과 유통분(流通分)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가운데 일체 이익이 모두 묘임을 밝히고 있다. 


이상의 열 가지 법을 해석함에 있어서 모두 오미(五味)에 상대하여 추와 묘를 판정하고, 다음으로 ‘추즉묘(卽妙)’라 하여 모두 실상으로 개현함에 그 특징이 있다. 이것을 적문십묘(迹門十妙)라 한다.

다음으로 본문십묘(本門十妙)에 들어가 먼저 이치[理]와 현상[事]ㆍ이치[理]와 가르침[敎]ㆍ가르침[敎]과 수행[行]ㆍ본체[體]와 작용[用]ㆍ방편[權]과 진실[實]ㆍ현재[今]와 과거[已]의 여섯 가지를 열어 자세하게 본문과 적문의 의의를 설하고 방편과 진실, 현재와 과거의 두 가지 본문과 적문의 뜻에 의해 열 단계로 본지의 십묘(十妙)를 설한다. 


십묘(十妙)란 본인(本因)ㆍ본과(本果)ㆍ본국토(本國土)ㆍ본감응(本感應)ㆍ본신통(本神通)ㆍ본설법(本說法)ㆍ본권속(本眷屬)ㆍ본열반(本涅槃)ㆍ본수명(本壽命)ㆍ본이익(本利益)의 열 가지이다. 앞 적문에서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으셨다는 집착을 없애고 보리수  아래에서 성도한 부처님이 바로 구원의 본불이라는 본문을 나타낸 취지를 요지로 한다. 다음으로 관심(觀心)의 십묘(十妙)란 앞의 본문과 적문 두 문의 십묘(十妙)의 교의를 바로 자기 마음에 거두어 마음에 갖추어진 이치를 관찰하게 한다.

다음으로 연화(蓮華)의 두 글자를 해석한다. 해석하는 중 처음에 연화에는 방편[權]과 진실[實]이 둘이 아닌 묘법을 비유하는 비유의 뜻과 바로 법화삼매를 나타내는 법의 뜻이 있음을 설하고 있다. 공통적인 해석[總釋]과 개별적인 해석[別釋]으로 나누어, 총석에서는 본적(本迹)의 여섯 가지 뜻을 비유로 나타내고, 별석에서는 본적의 두 가지 십묘(十妙)를 비유하여 나타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경’자에 대해서는 경의 범어명인 수다라(修多羅)에 대하여 번역하는 다섯 가지 뜻과 번역하지 않는 다섯 가지 뜻을 열거하여 두 설을 화합시키고, 다음으로 법에 상대해 경을 밝혀서 육진경체(六塵經體)의 도리를 설하며, 마지막으로 경을 관심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것으로써 첫째 《묘법연화경》의 명칭해석을 마치고 있다.

둘째 본체를 드러내는 장은, 실상을 경의 본체로 정하고 있다. 범부, 외도, 소승, 치우친 방편, 비유, 해탈 등에 대해 비슷하나 거짓인 본체를 헤아려 버리고, 실상에 대한 갖가지 다른 이름을 회통하며, 실상의 이치에 들어가는 문을 설하여 본체에 들어가는 관문을 밝힌다. 아울러 실상의 이치가 모든 경의 본체인 뜻을 밝히고, 나아가 실상이 모든 행의 본체인 것을 설하며, 실상의 이치가 미혹과 깨달음에 두루하여 일체법의 본체가 됨을 설명한다.

셋째 종요를 밝히는 장은, 적문에 있어서는 방편을 열어 진실을 나타내니 주로 적문의 원인과 적문의 결과를 밝히고, 본문에 있어서는 적문을 일으켜 본문을 나타내니 본문의 원인과 본문의 결과를 나타내는 것을 요체로 한다. 전체적으로는 두 문이 나타낸 일승의 인과를 이 경의 종요라고 설명한다.

넷째 역용을 논하는 장은, 부처님의 미묘한 능력과 이 경의 수승한 작용을 설하며 이 경의 역용을 밝히니, 적문에 있어서는 삼승의 차별 있는 방편에 대한 의심을 끊어 동일한 일불승의 진실한 믿음을 얻게 하는 것이고, 본문에 있어서는 여래가 비로소 성도했다는 방편의 의심을 끊어 구원실성(久遠實成)의 진실한 믿음을 생겨나게 하는 것을 역용으로 한다고 설명한다.

다섯째 교판의 장은, 오시의 교화상에서 전사시(前四時)는 타인에 따라 방편을 베푸는 것이고 법화는 자신의 뜻을 밝혀 일체를 불승에 모이게 하는 가르침임을 나타낸다.

지금까지 살펴본 《법화현의》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명체종용교는 단지 《법화경》 만을 해석할 뿐만 아니라 일체경의 본뜻을 해석하고 있다. 지의는 《법화현의》 뿐만 아니라 유마경의 현의를 풀어낸 《유마경현소》, 그리고 《금광명경》이나 《인왕경》도 모두 오중현의로 경전을 풀이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지의(智)의 제자 장안관정(章安灌頂)이 찬술한 《열반현의》도 오중현의로 해석하고 있다. 


둘째, 《법화경》과 일체경의 오중현의를 찾고자 할뿐만 아니라 제법의 오중현의를 찾고 마음의 오중현의도 밝히고 있다. 특히 종국적으로는 내 마음[己心]을 살피는 데 본 뜻이 있다. 


셋째, 명체종용교가 곳곳에서 교차적으로 설명되고 있으나 오중의 핵심은 사실단(四悉檀)ㆍ사교(四敎)ㆍ본적(本迹)ㆍ삼관(三觀)이다. 


이것은 《법화문구》의 사종석(四種釋)과 통하고 나아가 마하지관(摩訶止觀)의 오략십광(五略十廣)과도 통한다.


지창규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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