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

임제선사의 할(喝)

통융 2023. 1. 3. 09:32

임제선사의 할(喝) 

임제의 할은 온 천하를 한 순간에 집어 삼키는 공안이다.

불법 진리의 전부인 연기작용의 대표적인 본성을 드러내 주는 공한 이치를 깨닫게 하는 것이다. 

조주의 無자 화두나 백장의 방망이도 일지선사의 손가락 하나도 같은 이치다.

찰나 찰나가 대기대용의 작용성으로 실체를 드러내 주는 공성을 깨닫게 된다.

반야 지혜인 선정의 대삼매의 첫번 째 관문이며  오직 지금 깨어 있는 찰나의 불성이다.

이 관문을 통과 해야 다음의 제법실상의 무상을 알게 되며 나아가 무주상보시의 중도 실용을 실천하게 된다.  

오직 지금 즉견여래로 즉심시불이고 견성성불하는 무상정등각의 이치를 아는 것이다. 

 

임제의 할(喝) 중에 4가지의 할을 알아보자. 

임제선사가 한 스님에게 물었다.
“어떤 때의 한 할(喝)은 금강왕 보검과 같고 어떤 때의 한 할은 땅에 웅크리고 앉은 황금빛 털의 사자와 같으며 어떤 때의 한 할은 어부가 고기를 찾기 위해 상용하는 장대와 그림자풀과도 같고 어떤 때의 한 할은 한 할로서의 작용을 못하니 그대는 어떻게 알고 있는가?” 스님이 무엇이라고 말하려 하니 임제선사는 바로 ‘할’하였다.

 

첫째는 금강왕 보검으로 물건을 절단하는 것과 같다고 하는 것은 수행자가 나름데로 자신의 알음알이를 가지고  말과 뜻에 집착할 때 스승이 할을 하여 수행자의 모든 사리 분별의식인 망상을 한 칼에 끊어버리는 할이다. 

말과 뜻을 세우지 않는 불법이 무엇입니까? 을 묻는 납자에게 일지선사가 '손가락 하나'를 착 들어 보이는 것과 같다. 

 

두번째는 수행자가 상대의 살림살이나 점검하여 보려고 할 때 땅에 웅크리고 앉은 황금빛 털의 사자가 포효할 때 뭇짐승이 놀라는 것과 같이 온 천하를 지배 하듯 위엄있는 할이다. 

납자가 찾아와서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하니 조주가 "無" 라고 했다.

 

세번째 할은 어부가 고기를 찾기 위해 상용하는 장대와 그림자풀과도 같이 집중적이고 오직 한 마음을 알아차리게 하는 것이다.

운문선사에게 부처가 무엇입니까 하니?   "저기 있는 똥막대기다. " 건시궐이라하는 것과 같다.

 

네번째 할은 한 할로 한 할의 작용을 못하니 할 속에 보검과 사자의 포효와 장대와 풀 그림자 모든 것을 수용하는 할로 평삼심이 도임을 알게 하는 할이다. 

 조주가 차를 마시면서 불법을 묻는 납자에게 "차나 한 잔 하시게" 끽다거와 같다. 

 


임제의 4료간(四料簡)
임제선사께서 어느 날 수행자를 위한 저녁설법에서 말씀하셨다.
“어느 때는 만법 밖에 자기를 인정치 않고, 어느 때는 세계가 하나의 자기임을 영현시킨다. 어느 때는 주객의 견을 부정해 버린다 어느 때는 주객 각각의 견해를 그대로 둔다.”

* 임제의 4빈주(四賓主)
도를 믿고 닦는 사람은 사활순연하며 참학하는 사람은 큰 일에 있어서 반드시 까닭을 밝혀야 한다.

주객이 만날 때는 언론왕래하고

혹은 사물에 따라 형태를 나타내고

혹은 기권(機權)을 잡고는 희노(喜怒)하며, 

혹은 반신(半身)을 나타내고,

혹은 사자를 타고 혹은 상왕(象王)에 탄다.

 

진정한 학인이 있다면 ‘할’하곤 먼저 고분자를 끄집어낸다.

선지식은 경(境)을 따지지 않는다. 다른 경에 이르러서는 모양을 이룬다.


선지식은 또 사물을 염출하지 않는다.

학인이 묻는데 따라 곧 빠진다. 학인이 빠져서 죽음을 무릅쓰고 놓지 않는다. 이것은 주인이 객을 보는 것이다.


혹은 한 학인이 있어 하나의 청정경에 따라 선지식 앞에 나온다.

선지식은 경인 것을 분별케 하여 궁지에 빠지게 한다.

곧 말한다. 갑작스레 좋고 나쁜 것을 몰랐다고. 학인 곧 예배한다. 주인이 이것을 말하여 주인을 볼 줄 안다고 한다.


혹은 한 학인이 있어 칼을 쓰고 사슬을 띠고 선지식 앞에 나온다.

다시 선지식을 위해 한 벌의 칼과 사슬을 띠고 만족한다.

학인이 기뻐하며 이것저것 분별하지 않는다. 손님은 손님을 볼 줄 안다고 했다.

* 임제의 3구(三句)
임제선사가 상당하자 한 스님이 묻되 "어떤 것이 제 1구입니까?"
스님께서 이르시되 "삼요(三要)의 도장을 찍고 난즉 빨간 점이 나타난다.

말을 하려고 머뭇거리기 전에 이미 주인과 손님이 명백히 나누어진다."하셨다.

 

 


스님이 다시 물었다. "어떤 것이 제2구입니까?"
선사께서 이르시되 "근본지(根本智)인 문수보살이 무착의 물음을 어찌 용납하겠느냐?

그러나 방편의 후득지(後得智)가 일체를 끊어버리는 근본지와 모순이 있겠는가."하셨다.

 

스님이 또 물었다. "어떤 것이 제3구입니까?"

선사 말씀하시기를 "무대 위에서의 꼭두각시 놀음을 잘 보아라.

줄을 당겨서 움직이게 하는 것은 모두 무대 뒤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임제선사는 다시 이어서 말씀하시기를 "한 구어(句語)에 모름지기 삼현문(三玄門)을 갖추어야 한다.

여기엔 권(權)이 있고 용(用)이 있다. 그대들 어떻게 알았는가?“ 하시고 하좌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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