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산문 보기/소설

나는 왜 내가 아니고 우리인가? ...소설 연재. 초고 15

통융 2025. 6. 1. 11:39

<단전호흡 명상>

 

나는 경전을 덮었다. 분별심을 내려놓고 가만히 호흡을 챙기며 반가부좌를 했다.

나는 단전(丹田)호흡법으로 앉아서 하는 좌선(坐禪) 수행을 한다. 통도사 사하촌에서 전통찻집을 할 때 어떤 도인으로부터 단전호흡을 배웠다. 단전은 배꼽 아래 기해혈과 석문혈 주위를 말하며 기()의 밭이라는 뜻으로 몸의 기운을 운용하는 곳이다.

우리 인체는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영양분과 에너지를 기혈(氣血)이라 하고 그것을 순환하는 경로가 경락(經絡)이라 한다. 경락은 12 경맥과 임 동맥으로 360혈처가 있다. 인도에서는 88천 개 중에 대표적인 8개의 차크라로 설명한다. 1차크라는 기초 에너지로 회음에서 시작하여, 2차크라 감정과 창조에너지인 단전, 3차크라 소화와 의지 에너지인 배 부위인 중완, 4차크라 사랑과 조화에너지인 가슴인 단중, 5차크라 의사소통과 표현의 에너지인 목 부위 천돌, 6차크라 직관과 통찰에너지인 미간인 인당, 마지막 7차크라는 깨달음과 초월에너지인 정수리 백회로 나눈다. 차크라의 색깔도 1차크라 부터 차례로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랏빛 순으로 나타난다.

만약 몸에 기혈의 흐름에 문제가 있어 기가 막힌다. 기가 찬다. 기가 허하다는 것 모두가 질병의 원인이다. 이러한 우리 몸에 기혈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면 건강하다.

그래서 호흡을 통해 대표적인 몸의 전후 중앙을 운행하는 기혈의 흐름인 임맥(任脈)과 독맥(督脈)을 원활하게 회통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임맥은 음맥(陰脈)으로 몸 앞을 지나고 독맥은 양맥(陽脈)으로 몸 뒤쪽을 지난다. 몸의 56부도 음양의 흐름이 바꿔서 주류한다. 이러한 몸의 기혈 흐름을 이해하면서 단전 호흡을 하면 훨씬 도움이 된다.

호흡명상에서 가장 일반적인 좌선의 방법을 알아보면, 먼저 앉는 방법이다. 양다리를 교차해서 앉는 결가부좌와 한쪽 다리를 다른 다리위에 포개서 앉는 반가부좌가 있다. 두 다리를 포개지 않고 바닦에 둘다 붙여 앉는 평좌가 있다. 앉는 방법은 자신의 체형에 맞게 앉기 편한 자세면 된다. 그리고 허리는 곧게 세우는데, 가급적 경추와 흉추 요추가 반듯하게 해서 상체의 무게 중심이 미려인 꼬리뼈로 흘러내리게 해야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다.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턱은 당기고, 눈은 반쯤 감은 눈처럼 시선은 콧등을 따라 1~2전방 아래를 응시하듯 한다.

입은 가볍게 다물고 혀끝은 은교혈 안쪽 입천장에 가볍게 붙인다. 이빨은 절대 깨물지 않는다.

손은 두 손을 펴서 왼손이 위에 오른손을 포개 단전 앞에 놓고 엄지손가락 끝을 가볍게 서로 맞댄 선정인(禪定印)을 한다. 또는 양손을 각 무릎 위에 손바닥을 하늘을 보게 놓거나 중지를 붙인 상품중생인(上品中生印)을 하기도 한다.

숨을 쉴 때는 코끝에 새털을 놓았을 때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 쉬어야 한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숨이 들어가고 나오는 모습을 놓치지 말고 계속 집중한다. 만약 집중이 안 될 때는 숨결을 따라 숫자를 세는 수식관(數息觀)도 좋다.

그러면 평상시에 좌선하고 단전호흡 명상을 할 때 어떤 마음작용들이 나타나는지 알아보자.

 

들숨과 날숨을 챙기면서 알아차리기

긴장을 풀고 숨 쉬는 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이완한다.

가만히 호흡을 찾아봅니다.

코를 통해, 들어오는 들숨과,

코를 통해, 나가는 날숨을 느껴봅니다.

숨결을 따라, 길면 긴 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의식을 집중하면서, 들숨과 날숨을 관찰하며 알아차립니다.

 

-천히 숨을 들이쉬고, -천히 내뱉고,

-천히 들이쉬고, -천히 내뱉습니다.

숨결이 코를 통해 아랫배 단전까지 내려가고

숨결이 코끝으로 나가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숨을 들이쉬며, 배가 부풀고,

숨을 내쉬면서, 배가 꺼지고

숨을 의도적으로 길게 만들려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숨에게 숨을 맡겨 둡니다.

 

너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그 숨 위에다 가만-, 의식(마음)을 맡겨 둡니다.

들이- 쉬고, - 쉬고,

들이- 쉬고, - 쉬고,

 

숨 쉬는 것을 알아차리는 이것은 무엇이며?’

숨 쉬는 나는 누구인가!

숨에 의식을 집중하여

들이- 쉬고, - 쉬고,

 

호흡은 코를 통해 천천히 들이쉬며 폐호흡을 하지만 의식은 횡격막을 지나 단전까지 호흡이 내려간다고 인식한다. 단전이 부풀어 잠시 머물다가 다시 천천히 밖으로 내뱉는다. 기본적으로 코 호흡을 통한 단전호흡이며 아직은 거친 호흡이다. 이렇게 호흡 관찰과 챙김이 잘 되면, 다음 단계인 명문호흡과 몸 전체호흡(피부호흡)으로 차츰 옮겨간다. 개인 수행 정도에 따라 시간은 다르다.

 

숨 전체 보기

코 호흡이 순조로워지고 호흡이 고르게 되면, 생명의 문이라 불리는 명문(命門) 혈에서 호흡을 시작한다. 공기는 코를 통해 들어오지만, 의식적으로 명문에서 들이쉬고 내쉬는 호흡을 하는 것이다. 명문혈은 배꼽의 반대 방향, 등 제2요추 아래에 위치한다. 모든 의식은 길들이기에 달렸다. 처음에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집중이 어렵지만 반복해서 수행하면 차츰 순조로워진다. 숨을 들이쉬며 단전을 부풀리고, 숨을 내쉬면서 명문혈로 돌려보낸다. 이러한 과정에서 미세한 명문호흡이 지속되며, 들숨 때 단전이 부풀어 오르고 날숨 때 자연스럽게 가라앉는다. 이 단계부터 사마타(奢摩他)와 위빠사나(毘婆舍那) 수행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몸 전체 호흡하기

이를 감미로운 호흡이라 부른다. 호흡이 깊어지고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정도가 되면, 온몸의 세포가 확장되며 피부로 숨을 쉬는 듯한 감각이 든다. 점차 호흡의 주체가 몸 전체로 퍼져가며, 호흡이 고요한 흐름 속에서 일어나는 상태가 된다. 이때 의식이 확장되며 몸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마치 공간 자체가 호흡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 상태에서는 색계(色界) 3선정에 해당하는 삼매(三昧)의 상태에 접어들게 된다.

 

심일경(心一境)의 삼매(三昧) 체험

삼매 상태가 깊어지면 눈앞 허공에 빛이 어른거리며 나타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아지랑이처럼 밝은 빛이 모이다가 점차 원구(圓球)를 형성한다. 이 둥근 가락지 모양의 빛이 점점 선명해지면서 하나의 빛 이미지로 나타난다. 이를 심일경(心一境)’이라 하며, 혹은 마음에 달이라 하여 심월(心月)’이라 한다. 인도 명상에서는 니밋따(nimitaa)’라고 부른다.

이 빛은 처음에는 작게 보이다가 점차 커지면서 나를 감싼다. 다양한 색의 빛이 오로라처럼 퍼져간다. 나는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머물며, 무의식적으로 이를 알아차리게 된다. 니밋따는 빛뿐만 아니라 소리나 향기로도 나타나기도 한다. 인도 명상에서는 6개의 차크라가 열릴 때 빛 에너지가 활성화된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이 상태를 선정(禪定)이라 하며, 수행 정도에 따라 도달하는 시간이 다를 수 있지만, 경험으로 볼 때 처음 심월을 보는 시간은 길었는데 차츰 짧아져 몇 분 만에도 나타났다. 물론 처음에는 호흡을 지속적으로 의식하며 따라 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수행은 반복이 핵심이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일정한 장소와 시간을 정해 꾸준히 수행하면 누구나 체험할 수 있다. 다음 단계로 나타나는 것이 몸의 변화나 보고 듣는 신비한 현상들을 체험하게 된다. 이것들 또한 본질이 아닌 것임을 알아야한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도달할 수 있는 들숨과 날숨을 활용한 아나빠나사띠(들숨과 날숨의 챙김, 入出息念)이며, 사마타와 위빠사나 명상에 해당한다. 그러나 선불교에서 말하는 참선(參禪)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이때부터 간화선 수행자는 화두(話頭)가 더욱 명확해지며, 깊은 깨달음의 문턱에 다가선다.

 

호흡 양생법

호흡이 깊어지고 고요해지면, 가끔 단전에 머문 숨을 좌우로 원반형으로 돌리는 소주천(小周天)을 실천한다. 숨이 더욱 길어지면 몸 전체의 기혈 순환을 돕는 대주천(大周天)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대주천은 몸을 운행하는 독맥(督脈)과 임맥(任脈)의 기혈을 따라 천천히 순환하는 호흡법이다.

독맥(督脈)은 양()의 기운이 흐르며, 항문 명문혈 중추혈 대추혈 이문혈 백회혈 천목혈 은교혈로 순환한다.

임맥(任脈)은 음()의 기운이 흐르며, 은교혈 천돌혈 전중혈 중완혈 기해혈 회음혈로 순환한다.

입안이나 항문은 기혈을 이어주는 중요한 연결 지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생사를 판별할 때 항문이 열려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일상에서도 입안의 혀끝을 은교혈(입천장)에 가볍게 붙이는 습관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입이 닫히고, 의식이 명료해진다.

이러한 기운을 순행(順行)과 역행(逆行)으로 순환하며 몸을 양생하는 것이 단전호흡의 핵심이다. 나는 오랜 기간 이러한 호흡법을 지속해왔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자연스럽게 단전호흡을 한다.

나는 부처님이 최초로 전한 명상법인 들숨과 날숨을 통한 마음 챙김 <입출식념경(入出息念經)>, 천태지의의 <마하지관(摩訶止觀)>, 단전호흡 비기로 알려진 <용호비결(龍虎秘訣)> 등의 호흡 수행법을 참고하고 있다.

이러한 단전호흡법을 통해 나는 참선 수행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