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空間)은 나를 말한다.
빈 공(空) 사이 간(間)이다.
영어로는 space다.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장소로 설명한다.
우주(宇宙) 즉, 우리의 모든 곳은 하나의 공간이다.
공간은 사이 존재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단지 '있다. 없다'는 분별로 설명할 뿐이다.
집을 짓기 전에는 허허한 우주의 공간이다.
그 땅 위 공간에 설계를 하고 집을 세운다.
집의 본래 목적은 공간을 쓰는 것에 있다.
집의 외곽이나 재료를 가지고 집을 짓고 꾸미는 것은
집 안의 공간을 쓰기 위해서다.
집이라고 보이는 건물은 모두 집안을 쓰기 위해서 방편으로
세우는 것이지 집 외부의 건물이 주된 목적은 아니다.
다만 공간을 잘 쓰기 위해서 든든하게 아름답게 꾸밀 뿐이다.
집을 짓기 전에 그 집안의 공간은 본래 있었고
벽을 세우고 집을 지으면서 공간을 구분하여 놓은 것 뿐이다.
집이라는 건물의 경계를 통해 집 안과 밖이라는 분별로 이름을 만든 것이다.
안방 상방 거실 부억 등으로 벽을 경계해서 이름을 붙이지만
그 공간은 본래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그냥 하나로 있다.
집이 허물어지면 다시 그 공간은 본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렇다고 본래의 집안의 공간은 변한 적이 없다.
있거나 없거나, 변하거나 줄거나 더하거나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공간은 안팎이 따로 없기에 본래 있던 우주 전체이다.
나라는 존재도 그와 같다.
허허한 우주의 공간에서 왔다.
인연생기의 작용으로
오온(색수상행식)이라는 것들로 만든 것일 뿐
나라는 본래의 본성은 오온이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이 본래 그대로이다.
그런데 몸을 가지고 있는 나를 우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집이라는 건물이 있듯
하지만 그 건물이 본래의 기능이 그 속에 공간이고 건물이 아니듯
우리의 몸도 그와 같다.
또한 집이 허물어지면 그 공간은 따로 존재하지 않고 우주의 전부가 되듯
내가 죽어서 몸이 없어지면 나는 본래 그대로 돌아간다.
그래서 나는 무아라고 하는 것이다.
무아라고 하지만 나는 본래 우주 전체이다.
모든 물질인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이 그와 같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외형적으로 색수상행식으로 나툴 뿐
본래는 하나이며 우주 전체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무아라 하고
무아는 우주 전체인 것이니 내가 우주인 것이다.
용수보살은 인연생법은 아견즉시공이라.
즉위시가명이고 즉시중도의라 했다.
보이는 것은 모두가 거짓으로 나툴 뿐 본질은 아니라는 말이다.
본질은 본래 변한 적이 없다.
그래서 모든 것은 이름일 뿐
내가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