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무드라란 무엇인가?
무드라라고 하는 것은 원래 인도어인데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인도에서는 우주의 진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 왔다.
우주의 진리를 주문 같은 식으로 음성화하여 나타낸 것을 만트라(MANTRA)라고 하고 그림으로 그려 부적 같은 형태로 나타낸 것을 만다라(MANDALA)라고 한다. 또한 몸으로 형상화한 것을 무드라(MUDRA)라고 한다.
즉 무드라는 우주의 진리를 몸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그런데 우주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계속 움직이고 흘러간다. 때문에 무드라 역시 항상 어떤 움직임 -일정하지 않은 율동- 으로 나타난다.
항상 흘러가고 있는 우주의 움직임에는 사실상 일정하고 정교한 법칙이 있다. 별의 운행이라든가, 춘하추동 같은 계절의 순환, 항상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만 흐르는 물의 흐름 등등 정확한 법칙에 의해 잠시도 머무르지 않고 흘러간다.
이러한 법칙은 자연이 본래 갖고 있는 흐름의 모습이다. 이 흐름은 자연 속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태양이 아침에 떠서 올랐다가 저녁에 지는 것, 낮과 밤이 어김 없이 교차 되는 것, 꽃이 피었다 지는 것 등은 바로 자연의 본래적인 흐름인 것이다.
이러한 자연의 법칙, 흐름이 바로 무드라이다. 우리가 무드라를 한다는 것은 바로 자연의 흐름과 하나가 된다는 뜻이다. 몸과 마음의 흐름이 원래 우주가 갖고 있는 흐름과 하나로 딱 일치되는 것, 계합되는 것이다.
사람은 자연의 일부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구성요소도, 또한 사람의 삶도 본래 가지고 있는 자연적인 흐름이 있다.
그런데 삶은 자연의 흐름과 완전히 일치하지 못하고 있다. 사람은 외부적인 어떤 조건들에 의해서 자연적이지 않은 상태의 행위를 하기 때문이다.
이 행위는 비자연적이다. 이 행위는 100% 순수한 것이 아니다. 물론 자연적인 요소도 있지만 그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삶은 온통 비자연적인 요소로 뒤틀리고 왜곡되어 있다.
사람은 왜 비자연적으로 행위하게 되는 것일까? 왜 본래 갖고 있는 자연의 흐름에 일치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일까?
이것은 바로 에고 때문이다. 본래 '나'라고 하는 에고 역시 자연의 일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우주의 법칙에서 이탈한 국외자로서 살아왔다. 나와 우주가 항상 분리되어 살아왔다는 말이다. 그로 인해서 삶이 비자연적으로 뒤틀리고 왜곡되는 것이다.
자연의 일부로서 존재하는 사람이 에고라고 하는 그림자를 갖게 되고 그 때문에 몸과 마음은 원래의 정상적인 -자연적인, 즉 우주의 법칙에 일치하는- 작용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에고, 즉 마음은 다양한 매커니즘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이 우주의 흐름에서 이탈된 결과로, 몸에는 병이, 마음에는 한, 업, 카르마 같은 찌꺼기가 남게 된다. 즉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는 뜻이다.
우주의 흐름 속에 이러한 찌꺼기가 어둡게 깔려 있으면, 조화인 우주에 부조화인 어둠이 삼투압 현상처럼, 먹물이 물 속에 퍼지는 것과 같이 우주 전체의 흐름 속에 퍼지게 된다.
자연의 흐름대로 따르기만 하면 몸과 마음에는 스트레스라는 것이 쌓일 수가 없다. 그런데 '나'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몸의 요구와 마음의 요구를 100% 다 수용하면서 삶을 영위할 수가 없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삶을 사노라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나'의 몸과 마음에는 긴장이 쌓일 수밖에 없다.
그 긴장이 오랫동안 계속 되다 보면 '나'라는 개인이 갖고 있는 개성을 형성시킨다. 그 개성에서 몸의 병이나 마음의 스트레스가 나타나고 또한 '나'라는 사람이 행동하는 일정한 패턴도 나오게 된다.
그런데 이것이 악순환을 반복하여 문제를 계속 만들어 낸다. 건강하지 못한 몸은 건강하지 못하기 때문에 또 다시 자극적인 행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술이나 담배, 또는 바람직하지 못한 -자연의 흐름에 맞지 않는- 악순환적인 행동이 계속 나오게 된다.
마찬가지로 마음에서도 자연적이지 못한 여러 가지 생각이나 건강하지 못한 억압, 스트레스, 이런 식의 반응이 계속 나오게 된다. 이것은 끝 없이 되풀이 된다.
이렇게 되는 것은 '나'라는 것 때문이다. 에고는 비자연적인 것이다. 이렇게 자연적이지않은 요소들이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한다. 결국 원래 몸과 마음에 있는 자연적인 흐름이 부자연스러운 인간의 삶- 에고- 과 환경 때문에 제약, 억압되어 변질 되거나 막히게 되는 것이다.
무드라는 그것이 열림으로 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어떤 계기로 인해서이든 몸과 마음의 통로가 열리면, 이후부터 그 통로를 통하여 알게 모르게 에너지가 흐르게 된다.
그 에너지 흐름으로 몸에는 자동적인 율동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것은 지금까지 막혀 있던 통로가 열림으로써 내면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알기 쉽게 말하면 스트레스가 빠지는 현상이다.
이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몸과 마음에서 본래의 자연적 흐름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부조화의 몸과 마음이 우주의 조화로운 흐름과 하나로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무드라이다. 그래서 무드라를 무위, 흐름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우주의 흐름과 공명된 상태에서 무드라를 하면 손의 움직임 하나 하나가 몸의 기관에 영향을 준다. 그로 인해 몸과 마음 속의 왜곡된 부조화가 우주의 흐름과 하나로 일치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그 동안 몸과 마음 속에 쌓여 왔던 찌꺼기를 없애는 작용이 일어난다. 몸과 마음이 움직이므로써 정화 작용이 급속도로 빠르게 일어나는 것이다.
무드라를 할 때 나타나는 움직임은 사회적 틀 속에서 억압되었고 제한되었던 내적 에너지가 발산되어 가는 현상이다.
아울러서 그 사람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에고가 개입되어 있으므로) 처음으로 무위행을 경험하게 된다. 무위행이란 에고와는 관계없는 행동과 말과 감성과 생각이 자연적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이러한 극적인 현상을 체험한 이후에는 삶의 의미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출처: ★ 우주의 정원 [ The garden of Cosmos ]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