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門열변 밝은世上] 삶은 소유가 아니라 순간순간일뿐!
- 2015.09.23 14:49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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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융 세계불교세심종 황룡사포교원 주지
단 한 번뿐인 삶, 그대는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 있는가!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 Heidegger)는 “인간은 던져진 존재로 비록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떤 삶을 살 것인지의 과정은 각자의 의지에 달렸다”고 했다.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의지(意志)는 결국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삶을 가치 있게 만들고 행복이 무엇인지를 질문하게 되고 고민하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 때문에 사는가? 본질적인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질문과 의미를 찾아가는 고민은 늘 화두가 된다. ‘삶은 소유가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은 없다 모두가 한때일 뿐, 그 한 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법정 스님은 단출한 토굴에서의 검소한 생활로 살다간 삶으로 아직까지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는 무소유의 청빈한 삶으로 기억하게 한다.
오늘날 같이 물질 만능의 시대에 그렇게 문명의 해택까지 멀리하면서 무소유와 청빈한 삶을 살아갈 현대인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지만 더러는 복잡한 세상에서 몸과 마음이 시달리고 힘들다 보면 현실에서 탈피해 모든 것을 버리고 호젓한 자유의 삶을 동경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실을 탈피해 공간이나 장소를 이동한다거나 물질적인 가진 것을 버린다고 해서 마음에 탐욕과 번뇌까지 벗어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은 외부적 환경이 아니라 내면에 마음작용인 의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 의지 작용만 잘 다스릴 줄 안다면 산속이든 세속의 시장바닥이든 상관없이 무소유와 청빈의 삶으로 늘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무소유의 의미를 적확하게 안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불교경전 중에 대표적인 금강경이 무소유의 적확한 의미를 말해주고 있다.
不應住色生心 不應住聲香味觸法生心 應無所住 而生其心
불응주색생심 불응주성향미촉법생심 응무소주 이생기심
마땅히 색(물질)에 머물지 말고 마음을 내며, 성향미촉법(집착하는 의식)에 머물지 말고 마음을 내야한다. 응당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낼 지니라. 즉 마음에 담아 둠이 없이 그냥 행 할 뿐 집착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인 무소유의 의미는 탐욕이 본질을 바탕에 깔고 있다 보니 탐욕을 내려놓는 것 즉 외부의 재물과 명예 권력 등으로 부터 멀리하고 불필로 한 것을 갖지 않으려는 청빈한 삶을 무소유의 삶으로 이해하고 있다. 많이 갖지 않으려는 생각 청빈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도 엄밀히 소유인 것이다. 법정스님의 삶에서 보듯 불필요한 것을 가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귀하고 아름답지만 그런 것만이 무소유 적인 삶이라고는 할 수 없다. 진정한 무소유는 그냥 일어남에 분별 집착 없이 행할 뿐이다. 가지고 있데 가진 것에 집착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많이 가진 부유한 자도 무소유의 삶을 살 수 있고 빈 털털이 가난한 거지도 무소유의 삶이 아닐 수 있다.
예를 들어 빌게이츠가 많은 재산을 복지 사업으로 희사하는 것. 세월호에서 제자들을 살리기 위해서 자심의 목숨보다 먼저 제자를 생각하는 그러한 행동이나 마음들이 무소유의 마음인 것이다. 재물이나 권력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내 것이라고 마음내지 않으며 단지 인연되어 임시로 쓰고 있음을 알고 언제든지 집착 없이 내려놓고 내 이웃에게 환원하여 돌려주는 것이 무소유의 삶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탐욕으로 재산을 모으고 부패로 권력을 얻어 놓고 그것을 남을 위해 봉사하고 나눠 주는 것처럼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마조어록에서 무소유를 평상심의 도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若欲直會其道 平常心是道, 何謂平常心 無造作 無是非 無取捨 無斷常 無凡無聖
약욕직회기도 평상심시도 하위평상심 무조작 무시비 무취사 무단상 무범무성
만약 곧바로 도를 알고자 하는가. 평상심이 바로 도이다. 무엇을 평상시의 마음이라 하는가? 일부러 조작하지 않고,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으며, 취하고 버리지도 않고, 죽으면 끝으로 단절된다거나 영원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범부도 아니고 성인도 아닌 것이 무소유적인 평상심이다. 이렇듯 무소유의 참된 진리를 알게 되면 스스로의 삶이 반듯하게 법도에 맞게 살아진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분명하게 분별 할 줄도 알고 삶의 본질도 깨달게 되어 스스로의 생각이나 삶이 참살이로 살게 된다.
인생에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방법은 재물의 유무나 명예나 권력을 취하고 쓰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분수를 알아차림 하는 무소유적인 평상심의 삶을 알고 살아갈 때 남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고 늘 행복한 살림살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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