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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바보'가 필요한 세상

통융 2015. 7. 14. 16:32


열면 밝은 世上

                           - ‘통바보가 필요한 세상 -

 

'바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

누구나 어릴 때 듣던 바보온달과 평강공주를 기억 할 것이다.

비록 동화 속 이야기이지만 눈먼 어머니를 봉양하는 온달의 효행과 평강왕의 말에 대한 책임, 울보 평강공주의 신뢰와 지혜로움을 통해서 빈부와 귀천을 떠나 바보를 훌륭한 장군으로 키워내는 휴머니스트한 이야기는 어린 마음에 가슴을 찡하게 했던 이야기다.

또 다른' 바보'하면 '내 탓이요'운동을 펼치신 김수환 추기경님이 생각난다.

자화상을 그려놓고 그 밑에다 스스로 바보라고 썼던 분이시다.

'사람이 그립습니다. /눈물겹도록 사람이 그립습니다./사람답게 사는 사람이 보고 싶습니다./아니, 그런 꿈이라도 지니고 사는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그렇게 깨어 있는 사람을 그리워했던 분이다. 어떤 삶이 괜찮은 삶인가라는 질문에 "그거야 누구나 아는 얘기 아닌가."라며"사람은 정직하고 성실하고 이웃과 화목할 줄 알아야 한다. 어려운 이웃을 도울 줄 알고 양심적으로 살아야 한다. 그걸 실천하는 게 괜찮은 삶 아닌가."라고 했다.

 

불교역사 속에서 가장 우둔한 바보이야기가 <법화경>에도 있다.

부처님이 사위국에 계실 때 주리반특가라는 바보 이야기인데 그는 출가하여 부처님 제가가 되어 3년 동안 공부를 했지만 글귀 하나 외우지 못한 바보 중에 바보 이었다. 그는 스스로 바보라서 도저히 부처님 제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부처님 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래도 부처님은 "어리석은 사람이 스스로를 어리석다고 말하면 이런 사람이 바로 지혜로운 사람이다. 그러나 어리석으면서도 스스로를 지혜롭다고 말하면 이런 사람이 바로 어리석은 사람이다."라고 위로하며 계속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었다.'청정한 자성(自性)을 깨닫자면 무명과 업장을 닦아야한다.'며 맑을 "(). 쓸 소() 청소이 두자를 외우면서 빗자루로 마당을 쓸고 법당을 닦는 일을 시키셨다. 주리반특가는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청소를 하면서''자를 외우면 뒤 글자 ''자를 잊어버리고 한 자를 외우면 한 자를 잊어버리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도 부지런히 법당을 쓸고 닦았다. 그토록 머리가 아둔한 주리반특가 이었지만 자신의 업보를 쓸어내고 마음의 때를 깨끗이 닦아야 출가자의 목적인 성불을 할 수 있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수행한 끝에 드디어 대도를 성취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바보라면 지적 능력이 부족해서 사리판단이 없는 것을 말하며 어리석고 못나게 구는 사람을 얕잡거나 비난하여 이르는 말로 쓰인다. 그래서 바보라면 무시하고 천대시하는 경향이 있다. 요즘같이 경쟁이 심한 복잡 다양한 사회 속에서는 법 없이 사는 사람 착하고 순수한 사람 그런 말을 듣는 사람들도 바보같이 사는 사람으로 취급당하는 현실이다. 오히려 적당히 세상과 타협할 줄 알고 약삭빠르고 눈치 ,재치, 염치인 3치가 있어야 잘 사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현실이 얼마나 모순된 정서적 사회 구조인가,

바보는 오직 모르고 둔하다고 해서 바보가 아니라 진짜 바보는 자신이 보물인 불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갖고 있는지를 모르고 쓸 줄 모르는 자가 바보가 아니겠는가.

나는 그런 불성을 깨달아 찾아 쓰고 우주와 통한 사람을 통바보 라고 말하고 싶다.

스스로 자신의 본분을 알고 분수를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이며, 세상사를 내 식대로 분별하거나 이익을 계산하지 않고 남보다 났다는 아만을 내려놓고 늘 마음이 청청한 진심으로 자신과 이웃을 따스하게 소통하는 사람이며, 이웃과 내가 하나라고 생각하며 오직 자비와 믿음으로 한마음 가득하여 법 없이도 통하는 사람이 진짜 통바보이며 이런 통바보가 많이 나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