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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대반니원경 제4권
동진 법현 한역
한지안 번역
9. 사의품(四依品)
부처님께서 다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네 종류의 사람이 있다. 이 대반니원경은 능히 바른 법에 나아가게 하며, 바른 법을 보호해 지니게 하며, 능히 네 가지 의지가 되며, 많이 제도 해탈시키는 바이며, 많이 넉넉하고 이익 되게 하는 바로써 세간을 벗어나게 하나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범부로 번뇌를 여의지 못하였으나 세간을 벗어나면 많이 제도 해탈되고 많이 넉넉하고 이익 되게 하는 이들이요, 둘째는 수다원과와 사다함과를 얻은 이요, 셋째는 아나함과를 얻은 이요, 넷째는 아라한과를 얻은 이들이다. 이 네 종류의 사람이 진실로 의지가 되느니라. 많이 제도 해탈되고 많이 넉넉하고 이익 되게 하는 저 범부인 자가 스스로 계와 덕을 지니고 위의를 갖추어서 법의 성을 보호하여 여래 처소에서 바른 법을 듣고 받아 의미를 외워 지녀서 널리 사람들을 위하여 말하고 능히 스스로 욕심을 줄이며, 다시 사람들을 위하여 대인의 여덟 가지 염법(念法)을 말하여 모든 계를 범한 이를 교화하여 다 참회하게 하며, 중생들의 갖가지 말을 잘 알아 보살의 호법공덕을 익혀 행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의 이름이 제일 범부보살이니라. 이 모든 범부들은 여래의 수기한 바가 되지 못하고 달리 보살의 지위가 되었느니라. 저 수다원과 아나함은 이미 바른 법을 얻어 모든 의혹을 여의고 사람들을 위하여 법답지 아니한 경서나 부처님 경전을 떠나 세간의 가송(歌頌)과 문장의 수식, 기론(記論)을 말하지 아니하며,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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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 법답지 못한 물건을 쌓지 아니하나니 이 이름이 수다원보살이니라. 비록 제2ㆍ제3의 보살이 머무는 지위를 얻지 못했으나 이미 모든 부처님의 면전에서 수기를 받았느니라. 아나함은 이미 바른 법을 얻고 모든 의심을 여의었으나 사람들을 위하여 법답지 못한 전적(典籍)과 부처님 경전을 떠난 세간의 가송과 문장의 수식, 기론을 말하지 아니하며, 노비와 법답지 못한 물건을 받아 쌓지 아니하고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으며, 능히 곧 과거의 모든 번뇌를 깨달아 알아서 영원히 다시 묶이지 아니하며 말할 바 법이 있으면 불성을 끊지 아니하며, 덕행이 청정하여 몸에 바깥의 병이 없으며, 4대(大)의 독사가 의지해 일어나나 모든 병이 능히 맞히지 못하느니라. 내가 아님을 잘 말하여 나라는 견해를 제도하고 세간의 나를 여의어 방편을 행하여 세간을 따르며, 항상 대승으로 교화하고 다른 도를 말하지 않느니라. 몸속에 8만 집의 벌레와 한량없는 재액과 환난이 없으며, 마음이 애욕을 여의어 악몽과 같은 생각이 없으며, 일체 생사의 공포를 여의나니, 이와 같이 행하는 자가 세 번째 아나함인 사람이니라. 다시 유(有)에 돌아오지 아니함을 아나함이라 이름하니, 모든 덕의 근본을 익혀 오래된 허물과 악이 능히 물들이지 못하는 바를 아나함이라 하나니, 이것이 아나함보살이 발심하여 받아 결정하는 것이니라. 발심하여 받아 결정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오래지 않아 마땅히 불도를 이룬다는 것이니라.
아라한은 번뇌가 이미 다하여 모든 무거운 짐을 여의고, 할 일을 이미 하고 10지를 갖추어 이미 수기(授記)를 얻고 심심한 법인(法忍)을 얻었으며, 일체 색상을 다 능히 변화하여 나타내며 모든 방면에서 뜻에 하고자 하는 대로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을 위하나니, 이와 같은 공덕을 다 모두 갖추었으므로 아라한이라 하느니라.
이것이 네 종류의 사람이니, 이 대반니원경은 많이 제도 해탈시키고 많이 넉넉하고 이익 되게 하여 세간을 벗어나 천상과 인간의 스승이 되고 모든 부처님 여래와 같으니라. 이 네 종류의 사람은 진실한 의지가 되느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네 종류의 사람들이 진실한 의지가 된다 하오나 믿을 수가 없습니다. 어째서냐 하면, 세존께서 장자 구사라(瞿師羅)를 위하여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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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신 것과 같이 ‘만약 천마(天魔)와 범천(梵天)이 몸을 나타내 부처가 되어 32상과 80종호(種好)와 둥근 빛이 한 길이며, 미간의 상을 나타내어 너에게 오면 네가 마땅히 깨달아 알아 저로 하여금 항복시켜야 한다’고 하셨나이다. 제가 지금 듣사옵건대 ‘네가 저 폐마(弊魔:惡魔)를 항복시켜야 한다. 까닭은 아라한이 아니면서도 스스로 아라한이라 칭하기 때문이다. 만약 폐마가 공중에 앉고 누워 왼쪽 옆구리에서 불을 내며 오른쪽 옆구리에서 물을 내며 혹은 온몸을 태워 연기와 구름을 내고 갖가지로 변화하며, 또다시 9부의 경을 말해도 오히려 믿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너는 마땅히 저 폐마를 항복시킬 것이니, 의심을 내지 말라.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어두운 밤, 도둑개가 집에 들어왔을 적에 그 사람이 도둑개가 집에 들어온 줄 알고 곧 꾸짖어 〈도둑개야, 나가라. 나로 하여금 잠깐 사이에 너를 죽이게 하지 말라〉고 말하자, 이에 도둑개가 빨리 달아나 감히 다시 오지 않는 것과 같이 폐마 파순도 또한 이와 같다. 변화해 오는 것은 네가 마땅히 내 다섯 곳을 묶는 법으로 묶어 매어라. 다섯 곳을 묶이어 버리면 폐마 파순이 두려워 달아난다. 비유하면 도둑개와 같다’고 이와 같이 구사라 장자에게 말씀하시고, ‘네가 지금 만약 능히 폐마를 항복시키면 니원에 가까우리라’고 하셨는데, 무슨 까닭으로 세존께서 오늘 네 종류의 사람이 진실한 의지가 된다 하시나이까? 그러므로 제가 지금 믿는 마음을 내지 못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선남자야, 내가 이 법을 말한 것은 다 성문의 육안을 가진 무리들을 인하여 마땅히 항복시켜야 한다는 것을 말했을 뿐, 대승을 받아 행하는 자를 위한 것이 아니니라. 모든 성문들 가운데 비록 천안이 있다 하여도 나는 이들을 육안의 정도[數:쯤 또는 까지]라 하나니라. 바로 육안으로 대승을 믿는 자를 나는 이들을 불안(佛眼)의 정도라 하나니라. 까닭이 어째서인가? 이 사람은 능히 대승경을 지녀 불승(佛乘)이 되기 때문이니라.
또 선남자여, 마치 대장이 병법을 잘 알아 겁 많고 열등한 자들에게 무술을 배우게 해 그 사람에게 ‘네가 마땅히 이와 같이 칼과 싸움하는 도구를 잡고 마땅히 그 마음을 바로 하여 활활 타는 불길처럼 뒤돌아보지 말고 적진에 이르러 각각 무기를 잡고 팔을 흔들며 크게 호령하여 마치 사나운 불길과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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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면 적병이 반드시 물러가리라’라고 말한다. 세상의 영웅이며 길잡이는 삼계(三界)의 대장이라 모든 성문들을 가르쳐 뭇 마군들을 항복시키는 것도 또한 그러하니라.
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사람의 성품에 용맹이 있으면 전쟁하는 법을 받아 익혀 겁내고 졸렬함이 없어 모든 전사들 중에 가장 앞서는 우두머리가 되느니라. 이와 같이 선남자야, 대승을 배워 익히며 대승의 심심한 경전의 미묘하고 은밀한 가르침을 듣고 두려움을 내지 아니하나니,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이미 일찍이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대승을 받아 배워 믿음의 뿌리가 견고하여 백천 억 마군이 갖가지 변화를 나타내어도 마침내 두려워하는 것이 없느니라. 또한 저에게 가는 털끝만큼의 생각도 일으키지 아니하여 저 마군의 무리가 어떤 사람이 대승을 배우는 것을 보면 곧 두려움을 내는 것이 겁 많고 못난 범부와 같다. 비유하면 독사가 주술의 약을 보고 곧 두려움을 내는 것과 같다. 천마 파순도 또한 그러하니라. 백천억 마군들이 이와 같은 대승경의 음성과 향기와 광명의 비친 바를 들으면 모든 교만과 뽐냄과 내세우는 것을 여의게 되느니라.
또 선남자야, 마치 어떤 사람이 만약 악룡과 독사와 사자와 호랑이ㆍ표범ㆍ승냥이ㆍ이리를 보면 모두 두려워하는 것과 같다. 혹 그 소리만 듣고도 또한 두려움을 내며, 혹 또 어떤 사람은 능히 악한 짐승을 조복하기를 저 장부가 악한 짐승을 보고 두려움을 내는 것과 같이 하나니라. 마땅히 일체 성문이나 연각들도 그러한 줄 알 것이니라. 만약 모든 마군을 보고 문득 두려움을 내면 곧 마군들이 틈을 얻게 되느니라. 저 장부가 능히 악한 짐승을 조복하는 것처럼 마땅히 알라. 대승을 배우는 자도 또한 그러하니라. 능히 뭇 마군을 항복시키고 이미 항복시키고 나서는 위하여 법을 말하느니라. 저 독한 짐승 같은 마군 파순의 무리들도 마음이 이미 조복되면 문득 이렇게 말하느니라.
‘내가 오늘부터 부처님 바른 법을 믿고 즐거워하는 마음을 내어 다시 번거롭게 어지럽히지 아니하리라.’
마땅히 성문이기 때문에 번뇌와 습기의 공포가 있으나, 대승인 자는 공포가 영원히 끊어진 줄 알지니라. 대승인 자는 크게 정진하는 힘뿐이라 그러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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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내가 ‘모든 성문의 무리들은 마땅히 항복받아 두려움을 내지 말라’고 말하느니라.
이와 같이 선남자야, 이 대승의 대반니원경은 매우 희유하느니라. 만약 이 경을 듣고 여래가 오래 계신다는 것을 능히 믿어 받는 자도 기특하고 희유하나니, 우담발화가 만나기 어렵듯이 이 대승경도 또한 그러하여 기특하고 희유하느니라. 내가 열반하고 나서 이 대승경을 만나는 것도 또한 그러해서 기특하고 희유하느니라. 내가 열반하고 나서 모든 중생들이 이 경을 듣는 것도 또한 매우 희유하나니, 어찌 그리 괴이쩍겠는가? 선남자야, 당래의 세상에 마땅히 이 경을 비방하는 자가 있을 것이다.”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오래도록 마땅히 여러 중생들이 이 경을 비방하는 자가 있다면 어떤 사람들이 당래의 세상에 이 법을 보호하여 지탱하리이까?”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멸도한 뒤 40년 동안 이 법이 유포되다가 그런 뒤 문득 없어지리라. 선남자야, 비유컨대 세간이 감자ㆍ멥쌀ㆍ수유ㆍ유락으로 음식을 삼는다. 어떤 중생들은 이 음식을 먹고 병이 생기나, 반대로 거칠고 껄끄러운 풀이나 나무 열매를 먹으면서 저 멥쌀이나 소유의 좋은 음식처럼 여기듯이 대승경을 들으려 하지 않고 도리어 거칠고 껄끄러운 풀이나 나무 열매를 먹는 것이다. 모든 성문승들이 영원히 이와 같은 대반니원경 법의 좋은 음식을 버리고 들으려 하지 않느니라.
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어떤 임금이 깊은 산중에 있으면서 멥쌀과 소유 등 먹을 것이 없자, 여러 인민들이 가지고 있는 좋은 음식을 모두 보내 왕에게 바치고, 스스로 거칠고 껄끄러운 풀이나 나무 열매를 먹나니, 그 여러 사람들이 왕을 친근히 하는 것은 왕의 힘을 받들기 때문이니라. 처음에는 일찍이 이러한 음식의 비교를 보지 못하고 먹었느니라. 이와 같이 선남자야, 저 네 종류의 사람들은 불법 가운데 용맹한 장수가 되느니라. 저 보살마하살 가운데 만약 어떤 한 사람이 세상에 나와서 이르러 있는 곳에 대반니원의 대승경으로써 중생들을 교화하여 문득 스스로 써 가지거나 만약 남으로 하여금 쓰게 하여 그 경권을 써 중생들에게 베풀고 혹 어떤 중생이 저 보살마하살 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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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반니원의 대승 법식(法食)을 들으면 모두 보살의 광명의 신력인 까닭이니, 이 일찍이 없었던 법의 문자와 구절과 뜻의 한 자라도 듣게 된 것이니, 저 중생들이 왕의 힘을 입은 탓으로 온갖 좋은 음식을 얻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선남자야, 대반니원의 대승경이 이르러 있는 곳은 마땅히 이 땅이 모두 금강이 되는 줄 알 것이니라. 그 어떤 중생이 이 법을 들은 자가 한 자라도 써 가지거나 외워 말하면 온몸이 또한 금강인 줄 마땅히 알 것이니라. 그 모든 중생들이 덕이 얕고 복이 적으면 이 대승마하연경을 자신의 국토에서 바른 법이 유포되어도 듣고 받지 못하나니, 저 중생들이 자신의 국토에 갖가지 맛이 좋은 음식이 나도 얻어먹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애통하도다. 중생들이여. 진실한 뜻을 들어도 듣고 받지를 않는구나.”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멸도한 뒤 40년 동안 이 법이 세상에 흥성한 후에 문득 없어지고 그 후 얼마나 되어 다시 유포됩니까?”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내 뒤 정법이 멸하려는 것이 80년 남았을 적에 이 대승경전이 마땅히 다시 염부제에 유포되어 40년이 지나면 이 경이 다시 없어질 것이다.”
가섭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의 말씀과 같이 이 대반니원경의 법이 멸하려는 때에 마땅히 다시 세상에 일어나려면 이러한 때를 당하면 계를 지니는 자는 적고 계를 범하는 자는 많으며 바른 법이 멸하려 하고 바른 갈래가 줄어들며 어떤 사람이 능히 이 법을 듣고 받으며 능히 지니고 능히 읽으며 능히 외우고 능히 공양 올리며 능히 해설하며 능히 스스로 쓰며 능히 남을 가르쳐 쓰게 하겠나이까? 오직 원컨대 세존께서 분별해 해설하여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이를 인해 제도를 얻게 하시고 모든 보살들이 깊은 법을 배우기를 좋아하는 이가 있으면 세존의 말씀을 듣고 마땅히 그 가르침을 따르게 하소서.”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좋고도 좋구나. 선남자야, 만약 중생들이 희련강의 모래 수만큼 있어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보리심을 발하면 이들 중생은 능히 정법이 멸하려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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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에 보리심을 내리라. 비록 위없는 도를 결정하지 못했으나 능히 이 방등경(方等經)을 비방하지는 아니하리라. 한 항하 모래만큼의 모든 여래 처소에 보리심을 내어 능히 정법이 멸하려는 때에 이 방등에 비방을 일으키지 않고 믿어 즐거워하는 마음을 얻어 능히 중생을 위하여 널리 말하지 아니하며, 두 항하 모래만큼의 모든 여래 처소에 보리심을 내어 능히 정법이 멸하려는 때에 방등경에 비방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몸에 스스로 받아 배우되 또한 능히 남을 위하여 널리 말하지 아니하며, 세 항하 모래만큼의 모든 여래 처소에 보리심을 내어 능히 정법이 멸하려는 때에 방등경에 비방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능히 받고 능히 말하고 능히 쓰되 능히 뜻을 알지 못하며, 네 항하 모래만큼의 모든 여래 처소에 보리심을 내어 능히 정법이 멸하려는 때에 방등경에 비방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능히 받고 능히 말하여 깊은 법의 뜻을 16분의 1을 알며, 다섯 항하 모래만큼의 모든 여래 처소에 보리심을 내어 능히 정법이 멸하려는 때에 방등경에 비방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능히 받고 능히 말하고 능히 쓰고 능히 지녀 깊은 법의 뜻을 8분의 1을 알며, 여섯 항하 모래만큼의 모든 여래 처소에 보리심을 내어 능히 정법이 멸하려는 때에 방등경에 비방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능히 받고 능히 말하고 능히 쓰고 능히 지녀 깊은 법의 뜻을 4분의 1을 알며, 일곱 항하 모래만큼의 모든 여래 처소에 보리심을 내어 능히 정법이 멸하려는 때에 방등경에 비방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능히 받고 능히 말하고 능히 쓰고 사람들을 가르쳐 쓰게 하고 능히 지녀 깊은 법의 뜻의 2분의 1을 알며, 여덟 항하 모래만큼의 모든 여래 처소에 보리심을 내고 능히 정법이 멸하려는 때에 방등경에 비방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능히 받고 능히 쓰며 사람들을 가르쳐 쓰게 하며 능히 지니고 능히 읽고 외우며 말하고 능히 돌리고 능히 잘 은밀히 하며, 또한 능히 수호하고 또한 능히 나타내 보여 세간을 불쌍히 여기고 널리 하여금 경권을 공경하고 공양 올리게 하며 돌려 다른 사람들을 가르쳐 그로 하여금 공양 올리게 하며, 지혜를 가득 채워 깊은 요의를 알며, 여래는 항상 잘 머무는 법이며, 변하여 바뀌지 않는 법이며, 마멸하지 않는 법인 줄 알며, 안온하고 쾌락하며 중생들이 각기 자기 몫의 여래의 성품이 있는 줄 잘 알아 널리 위하여 개발하니, 이것은 모든 보살들이 과거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섬겨 지내온 탓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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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능히 여래의 바른 법을 보호하여 유지하느니라. 만약 다시 오늘 보리심을 낸 자는 오는 세상에 또한 마땅히 책임지고 능히 바른 법을 보호 유지하리니, 이들 및 나머지 중생의 무리들을 너희 선남자야, 이와 같이 관찰해야 하느니라. 지금 현재나 미래 세상에 그 어떤 이가 법을 좋아하여 보리심을 내면 마땅히 이 사람은 법을 보호하는 자가 되는 줄 알 것이니라.
또 선남자야, 어떤 외도들이 이양을 위하는 까닭으로 부처님의 니원을 듣고 길이 죽어도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다시 기뻐하며, 어떤 이는 당래세에 내 가사를 빌려 입고 내 법 가운데 출가하여 도를 배우되 게으르고 태만하며 이러한 방등경을 비방하면 마땅히 이들은 오늘 여러 이도의 무리인 줄 알지니라.
이와 같이 한량없는 공덕이 성취되면 이 방등대반니원경의 깊은 법을 믿는 자는 바로 이 선남자로 하여금 과거에 일찍이 한량없는 온갖 죄와 갖가지 악업을 지었더라도 이 모든 죄의 과보 두통이 곧 제거되게 하느니라. 혹 입음이 가볍고 쉬우며, 혹은 형상이 누추하며 의복이 부족하고 음식이 거칠고 성글며, 재물을 구해도 이익이 없으며, 빈천한 집 및 삿된 견해의 집에 태어나며, 혹 왕난(王難) 및 나머지 갖가지 인간의 괴로운 과보를 만나되 현세에 가벼이 받나니, 이는 법을 보호한 공덕의 힘을 말미암은 까닭이니라.
선남자야, 비유컨대 서리와 눈이 해가 나지 않을 때에는 엉키고 쌓여 없어지지 않다가 햇빛이 이미 나면 모두 다 없어지듯이 이와 같이 중생이 한량없는 악을 지어서 이 대반니원경의 햇빛이 나오지 않을 적에는 한량없는 악의 과보가 엉키고 쌓여 없어지지 아니하다가 이 대반니원의 햇빛이 나오면 한량없는 악의 과보가 다 모두 없어지느니라.
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출가하여 도를 배워 비록 계를 지니지 아니해도 여래의 대중과 더불어 함께하면 있는 곳마다 가사를 입고 남의 공양을 받아 이름이 여래의 승가 수에 드는 것과 같으니라. 이와 같이 선남자야, 만약 보살마하살이 10지를 이루어 채우거나 여러 외도들이 능히 이 대승경을 믿어 받아 한 마디 말이라도 귀에 지나면 이런 이들은 모두 여래 보살 대중의 축에 드느니라. 바로 이양과 명예를 위하는 까닭으로 이 경을 독송하여도 다만 비방하지 않으면 이와 같은 등의 무리들도 다 모두 마땅히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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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ㆍ응공ㆍ등정각의 도를 이루리라. 이렇기 때문에 내가 저 네 종류의 사람을 말하여 참된 네 의지를 삼게 하니, 저 네 가지 사람 가운데 다만 한 사람이라도 능히 스스로 결정하면 세속의 외도들의 기론으로써 여래의 말씀이라 아니하리니, 그러므로 진실한 네 가지 의지라 하느니라. 마땅히 더욱 공양 올려 배움을 받고 법을 보호할 것이니라. 어떻게 공양 올리는가? 만약 사람이 대승경을 능히 받아 지니는 자가 있으면 마땅히 이 사람을 따라 그 형상과 목숨이 다하도록 배움을 받고 법을 보호하여 그로부터 배우고 나서 더욱 공양을 더하여야 하나니, 그러므로 내가 이 게송으로 말하노라.”
만약 바른 법을 아는 자는
늙은이나 젊은이를 묻지 않고
마음을 다하여 더욱 공양 올리기를
사람이 불을 섬기는 법과 같이 하여라.
만약 사람으로서 법을 아는 자는
그 늙고 젊고를 묻지 않고
마음을 다하여 공경해 예배하기를
하늘이 제석천왕을 받들듯 하여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 말씀과 같이 모든 스승에게 마땅히 더욱 공경하고 예배하며 공양 올릴 것이요, 가령 나이 많은 스님이 젊은 사람으로부터 배울 적에도 또한 마땅히 공경하여 예배를 해야 하나이까? 만약 또 나이 많은 스님이 비록 경법을 아나 금하는 계율을 지니지 아니하고 나이 어린 제자가 능히 계행을 지닐 적에도 마땅히 공경하고 예배해야 하나이까? 또다시 속인이 경법을 잘 알아 출가한 사람이 그로부터 배움을 받을 때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는 법이 어떠하나이까?”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 출가한 사람은 속인에게 마땅히 예배하지 말라. 복전이 아니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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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라. 그 출가한 사람은 무릇 장로나 모든 복전에게 마땅히 경례해야 하나 만약 계를 범한 자에게는 마땅히 하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더러운 풀을 키워 곡식의 싹을 해치기 때문이니라.”
가섭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의 말씀과 같이 마음을 다하여 공경 예배하기를 하늘 사람들이 제석천을 받드는 것처럼 하라 하시니, 이와 같은 두 게송이 뜻이 서로 어긋납니다. 만약 마땅히 모든 장로 스님을 예경해야 한다면 계를 지켜야 할 비구들이라도 다분히 범한 죄가 있는 수가 있거니, 어떻게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나이까? 또 여래께서 이 경에서 계를 범한 자를 응당히 항복시키라 말씀하시나이까?”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당래의 보살들을 위하여 말한 것이니라. 지극한 마음으로 공경 예배하기를 하늘 사람이 제석천을 받드는 것처럼 하라는 이 두 게송을 말한 것은 보살들을 위함이며, 성문들을 위한 것이 아니니라. 선남자야, 내가 니원에 든 후에 여래의 정법이 멸하려 할 때에 계를 지니는 대중은 줄어들고 계를 범하는 대중은 늘어날 것이다. 그 모든 청정한 해탈을 얻은 자는 모두 숨고, 여러 출가한 자들은 법답지 못한 재물을 받아 쌓고 노비를 기를 것이니, 이러한 때를 당해 네 종류의 사람 가운데 만약 한 사람이라도 세상에 나와서 집이 집이 아님을 믿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면서 또한 저 법답지 못한 재물을 받아 쌓고 노비를 기르는 것과 같이 나타내지만, 그러나 이 사람은 스스로 능히 법과 법 아님과 율과 율 아님을 분별하여 다른 사람의 계행을 지니지 않음을 모두 알며, 또한 자기가 범한 바가 가볍고 무거운가를 알며, 능히 여래가 마땅히 행하는 곳을 알며, 시절과 지방 국토의 법의 작용과 여래의 9부 경전을 독송하는 때를 알아 9부의 경전을 외워 익힘이 있느니라. 계를 범하고 율을 어겨 이 사람이 비록 그가 무거운 죄를 범한 것을 아나, 법을 보호하기 위한 까닭에 방편으로 잠자코 그 허물을 말하지 않고, 스스로 겸손하게 낮추어 저로부터 배움을 받느니라. 법을 보호하는 마음에 부서지는 바가 없나니, 마땅히 이 사람은 법을 보호하기 위하여 세상에 출현한 줄 알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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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야, 비유컨대 어떤 나라에 왕이 죽었는데 왕자는 어리고 약해 능히 나라를 다스릴 수 없었다. 한 야인 전다라 종이 힘이 강했기 때문에 저 나라 왕이 되었다. 그때 여러 장자와 바라문들이 생각하기를 ‘이제 전다라가 이 나라를 주재해 다스리니 우리들이 무슨 인연으로 가고 오며 받들어 따르겠는가?’ 하고 문득 버리고 도망해 밖의 다른 나라로 달아났다. 저 전다라 왕이 사람을 보내 쫓아 그 길을 끊었다. 전다라 왕이 북을 치고 명령을 선포해 여러 장자들과 바라문들에게 고했다.
‘너희들은 가지 말라. 내가 마땅히 너희에게 나라의 반을 나누어 주어 다스리게 하겠다. 나라의 인민들은 달아나지 말고 있으라.’
왕이 다시 말했다.
‘여러 바라문들아, 너희들은 각각 고하는 말을 전하여라. 7일 뒤에 바라문들 및 여러 사인(士人)들은 전다라 왕을 위하여 대회를 베풀라. 마땅히 서로 함께 왕의 처소로 가라. 국왕 및 그 친족은 전다라 무리와 함께 밥을 먹고 자야 한다. 만약 한 사람이라도 교지를 따르지 않는 자가 있으면 내가 마땅히 고통으로 다스리겠다.’
또다시 말했다.
‘나의 집 안에 삼십삼천의 감로약이 있으니, 그 것을 먹는 자는 능히 죽지 아니한다. 아울러 처방하는 이론이 있으니 반드시 서로 나눠 주겠다.’
그때 머리 긴 한 범지(梵志)가 있었다. 오로지 청정한 행을 닦다가 왕의 교지를 듣고 왕의 처소로 와서 머리를 발에 대어 예배하고 왕에게 말했다.
‘대왕이여, 마땅히 참지 못할 천하에서 큰 악을 능히 행할 이는 저인 줄 아십시오. 왕은 마땅히 저에게 관작과 봉록을 주십시오. 제가 능히 영(令)을 제창하겠나이다.’
왕이 곧 허락하였다. 그때 저 범지가 곧 왕명을 받고 나라 안에 영을 제창하였다.
그때 나라 안의 모든 바라문들이 모두 성을 내어 꾸짖고 욕하였다. 그러나 그 범지는 오히려 저 왕과 더불어 함께 국사를 처리했다. 뒤에 가서 대신 범지가 문득 왕에게 말했다.
‘제가 대왕과 더불어 함께 국사를 같이하여 오늘에 이르렀으나, 아직도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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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를 못하고 한 가지 술법도 가르쳐 주는 것을 보지 못했나이다.’
왕이 범지에게 고했다.
‘내가 마땅히 천천히 너에게 술법을 가르쳐 주겠다. 지금 나의 집에 선왕이 남겨 준 감로미(甘露味) 약이 있으니 마땅히 너와 함께 먹겠다’ 하고 곧 이 감로미 약과 아울러 그 방술을 저 범지에게 주었다. 범지 대신이 이 감로와 방술을 얻고 나서 왕이 먹는 약에 섞었다. 왕이 그 약을 먹고 곧 죽었다. 그때 범지 대신이 곧 선왕의 태자를 세워 다시 왕위를 잇게 하고 선왕의 바른 법을 보호 유지하여 다스려 교화하였다.
이와 같은 범지 대신은 바라문 법을 버리고 전다라법을 익힌 것은 아니니라. 일부러 이 범지가 보살의 건져 구제하는 업을 수행했으므로 국토의 인민들이 찬탄해 ‘훌륭하도다. 이 바라문이 왕법을 보호 유지하였도다’라고 말하였느니라. 이때 보살이 바른 법을 지녔기 때문에 바라문이 되어 방편을 만들어서 저 왕자를 세워 국왕을 삼았느니라. 궁중 안팎 및 모든 대신들도 다 바른 법을 받았으며, 전다라 왕의 처자 권속은 모두 독약을 주어 그들로 하여금 까무러치게 한 후에 토해내게 하나니, 보살마하살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계를 범한 모습을 나타내며, 노비를 쌓아 기르며, 법답지 아니한 재물을 받으며, 저 계를 범한 나쁜 비구의 처소에 나아가 받들어 섬겨 배움을 받고, 그 경권을 쓰며 경권을 쓰고 나서 옮겨와 계를 지니는 자들을 가르치는 까닭에 저들 악인과 더불어 그 머묾을 같이 하나니라. 음식을 주선하되 자기 손으로 만들어 먹고 남에게 주지 아니하며, 바른 법을 보호하는 까닭에 문득 방편을 지어서 여러 여덟 가지 법답지 못한 일을 항복시켜 그로 하여금 까무러치게 하며, 다시 저와 더불어 같이 자자(自恣)하고 포살(布薩)하여 화합하며, 모든 범계자를 조복하여 청정한 화합대중과 더불어 포살하고 자자하고 대승의 방등술법으로써 널리 사람들을 위해 설해서 한량없는 중생을 안온케 하여 제도하나니,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바른 법을 보호 유지하는 것이니라. 내가 이들을 위하여 게송을 말하였으니, 만약 어떤 비구가 내가 말한 것을 듣고 법을 보호하는 마음이 없으면서 방편으로 저 보살을 본받고자 하다가 모든 허물을 일으키는 자는 부처님이 허락하지 않은 바이니라. 스스로 보살이라 말하면서 실로 관대하고 방종하여 허물을 짓는 자를 나는 게으른 무리라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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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니라. 나의 이 방편의 미묘하고 은밀한 가르침은 법을 보호하는 보살들을 위한 까닭에 이 게송을 말하느니라.”
만약에 바른 법을 아는 자는
나이 많고 적고를 묻지 않고
마음을 다하여 더욱 공양 올리기를
사람이 불을 섬기는 법과 같이 하리.
만약 사람으로서 법을 아는 자는
나이 많고 적고를 묻지 않고
마음을 다하여 공경 예배하기를
하늘이 제석천을 받드는 것과 같이 하리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보살들이 태만하고 방종하고 게으르면서 구족계를 청정하게 지키겠습니까, 그렇지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저 구족계는 참회하는 것으로 마땅히 청정하다 말하리라. 선남자야, 비유컨대 둑이 무너지면 그 물이 흘러나오나니, 왜냐하면 은근히 닦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그러나 선남자야, 둑이 무너져 다시 고쳐 막으면 물이 채워지나니, 저 게으른 자도 또한 그러하니라. 구족계의 포살과 자자는 무너뜨린 곳에서 계의 물이 흘러나오나니, 왜냐하면 정진이 줄어들고 게으름이 늘기 때문이니라. 그러나 이 비구의 계행이 손상되어 줄어들어도 마땅히 다시 닦아 고치거나 저 법을 보호하는 여러 보살들의 처소에서 고치고 힘써 참회하면 청정을 얻으리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마치 세존께서 아마륵과유경(阿摩勒果喩經)에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계를 지키는 것과 계를 범하는 것의 모양을 알기 어려우니, 어떻게 분별하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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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계를 지키는 것과 계를 범하는 것의 그 모양을 알려면 대반니원경을 의지해야 능히 잘 분별하리라. 선남자야, 비유컨대 농부가 오곡의 씨를 심고 거친 잡초를 제거해야 깨끗한 밭이 되나니, 때문에 좋은 곡식의 싹과 유사한 피를 가려내지만 풀과 곡식의 열매가 맺히어 각각 다르게 된 뒤에라야 바야흐로 진짜와 가짜가 다름이 있음을 아느니라. 법을 보호하는 보살도 또한 이와 같다. 복전을 닦는 법은 먼저 여덟 가지 거칠고 악한 죄행을 제거하고 거친 허물을 제거하는 것이니 이른바 육안이 청정한 대중 스님들이라고 하느니라. 좋은 복전의 축에 끼이면 이에 성과(聖果)에 이르며,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밖을 청정한 스님들이라 하느니라. 다만 여덟 가지 독사의 큰 허물을 제거하면 대중 스님들의 좋은 복전의 축이 되느니라. 비록 모두 청정해지지 못했으나 천상과 인간의 공양하는 바가 되어 좋은 복전이 되거늘 하물며 다시 마침내 현인과 성인의 미묘한 과를 이룬 청정한 복전이 저 육안이 보는 바의 겉을 벗어나겠는가?
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나라 안에 두 과일나무가 있었으니, 하나는 이름이 가류(迦留)요, 다른 하나는 이름이 첨모(沾牟)이다. 가류나무는 쓴 과일 나무요, 첨모나무는 단 과일 나무다. 꽃과 잎과 과실의 모양이 비슷하여 어떤 사람이 알지 못하고 그 열매를 섞어 따서 시장에 가 팔았더니, 사 먹은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 그때 지혜 있는 사람이 이 독 과일을 의심하고 문득 가서 물었다.
‘너희들은 어느 곳에서 이 과일을 따 왔는가?’
‘아무 곳이오.’
‘이는 반드시 독이 섞인 까닭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으니 반드시 속히 버려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선남자야, 게으른 스님은 여덟 가지 악을 이루느니라. 그때 어떤 계를 지니는 이가 그 가운데 있는 것은, 저 단 과일이 독나무 숲에 있는 것과 같으니라. 법을 보호하는 보살이 가르쳐 저로 하여금 버리게 해도 신심 있는 모든 제자들로 하여금 여배하고 공양 올리고 공경하고 친근하지 못하게 하여 지혜의 명근(命根)이 끊어져 지옥 가운데 떨어지느니라. 이렇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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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에 신심 있는 우바새들은 마땅히 잘 분별하여 형상을 보고 복종하여 문득 서로 익혀 가까이하지 말고, 마땅히 모두 ‘그가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였는가, 못하였는가? 자자하고 포살하여 화합하였는가, 못하였는가?’ 하고 물을지니라. 만약 그가 이미 여덟 가지 악법을 여의었으면 이와 같은 스님들은 세존이 또한 중생을 섭수해 불쌍히 여기기 때문에 기원림에서 더불어 함께 화합하는 것이 진금의 무더기와 같으니라. 이들은 마땅히 공양 올릴 바를 알아야 하느니라. 만약 받지 않고 함께 화합하여 포살하고 자자하지 않는다 말하면 이들은 천상과 인간의 공양 올릴 바가 아니니라. 이 모든 비구들이 마땅히 함께 포살하고 자자하지 아니하거나 만약 그 물음에 오히려 능히 알지 못하면 마땅히 여래의 진실한 경전을 의지하여 분별해야 하나니라. 만약 어리석은 범부가 잘 분별하지 못하고 문득 공양 올리고 필요한 바를 공양올리고 베풀어 서로 익혀 가까이하면, 나는 이들이 마땅히 악도에 떨어질 것이라 말하노라.
또 선남자야, 비유컨대 설산에 좋은 단 약이 있었는데, 그때 여러 상인들이 모든 약을 모아 가지고 다니면서 팔았다. 그때 어떤 한 사람이 약을 알지 못해 저 상인에게 묻기를. ‘그대가 설산의 단 약초를 가지고 있는가?’, 대답하기를 ‘내게 있다’고 하자 곧 그로부터 샀다. 저 상인이 문득 쓴 약을 주었다. 그 약을 산 사람은 단 약을 구했는데 반대로 쓴 약을 얻었다. 청정한 대중이란 설산의 약과 같은 것이다. 저 게으르고 계를 범한 비구들과 더불어 함께 어울려 신심 있는 자가 공양올리고 예배하는 일은 마땅히 알아 둘 것이다. 이들은 육안 범부니라. 마치 저 사람이 단 약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청정한 이와 계율을 범한 이의 그 모습은 알기 어려우니라. 범부의 육안으로는 능히 분별하지 못하며, 오직 천안을 가진 자라야 능히 분별해 아느니라. 그러므로 여덟 가지 악법을 성취하면 비록 법복을 입었더라도 마땅히 남의 예배와 공양을 받지 못하느니라. 만약 능히 여덟 가지 허물을 고쳐 뉘우쳐 제거한 이라면 청정한 스님이라 이름하느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만족하게 이 법을 설하셨나이다. 제가 마땅히 정수리로 이 금강의 보배를 받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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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가섭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의 말씀과 같이 비구들에게 네 가지 의지하는 법이 있다 하오니, 어떤 것이 네 가지 의지하는 것이옵니까? 법에 의지하고 사람을 의지하지 않으며, 결정된 말에 의지하고 결정되지 아니한 것에 의지하지 않으며, 지혜에 의지하고 식(識)에 의지하지 않으며, 뜻에 의지하고 문자에 의지하지 않습니다. 저희들은 이것이 네 가지 의지가 된다 믿으며, 네 사람이 진실한 의지가 된다고 믿지 않나이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법이라는 것은 곧 여래의 대반니원이니, 모든 부처님이 다 이 법과 같으니라. 모든 부처님이 이 법을 얻고 나면 항상 머물러 변하지 아니하고 마멸되지 않는 법이니라. 만약 여래가 무상하다는 생각을 한다면 나는 이들은 법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믿을 수 없는 이라고 하느니라. 내가 말한 네 종류의 사람들은 여래 방편의 비밀한 가르침을 잘 아느니라. 모든 여래가 항상 머무는 법이며, 변하여 바뀌지 않는 법이며, 마멸하지 않는 법임을 알며, 모든 부처님ㆍ여래가 또한 저들에게 있으니, 네 종류의 사람들과 나머지 중생들이 여래의 항상 머문다는 방편의 비밀한 가르침의 뜻을 잘 알면 나는 이들이 근본적 의지가 된다 하나니라. 마땅히 믿을 줄 알아야 하니 이런 뜻에서 네 종류의 사람이 진실한 의지가 된다 말하느니라. 법에 의지하는 것은 모든 성문 대덕들이 지혜로워 정법 가운데 마음의 생각을 잃지 않는 것이며, 정법이라 하는 것은 여래가 항상 이 정법의 정근과 방편에 머무나니 이 정법의 방편을 부지런히 하는 것을 법을 의지한다 하느니라. 사람을 의지하지 않는다는 것은 만약 마땅히 이 사람이 계를 범하고 탐탁(貪濁)하며, 다시 여래가 무상한 법이라 말하면 그는 믿을 수가 없느니라. 그러므로 내가 사람을 의지하지 말고 결정한 뜻을 의지하라 하는 것이니라. 결정한 뜻이란 보살을 말하니, 성문들은 이 여래 방편의 비밀한 가르침을 의혹하여 믿지를 못하나, 대승의 지혜 바다에 그들로 하여금 결정하여 모든 의혹을 영원히 여의게 해야 하느니라. 또 결정한다는 것은 대승의 지혜로 영원히 모든 장애를 여의는 것으로 장애는 성문의 지혜요, 모든 보살들은 능히 결정한 대승의 지혜로 모든 여래가 항상 머무는 법임을 아느니라. 이렇기 때문에 보살의 말은 믿을 수 있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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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라. 결정하지 못한 것은 성문의 지혜다. ‘모든 여래의 예식(穢食)하는 몸이 열반하여 멸해 다하는 것이 불이 꺼진 것과 같다’고 말하는 것은 믿을 수 없느니라. 때문에 여래는 이러한 경들을 말하여 방편으로 저 다른 도[二道]에 미혹한 여러 중생의 무리들을 교화하느니라. 성문의 지혜는 덜함이 있어 결정한 것이 아니니라. 그러므로 모든 성문들을 결정하지 아니한 셈이라 이름하느니라. 저들의 지혜로는 여래 대성존(大聖尊)의 말씀을 알지 못하나니, 그러므로 저들을 믿을 수 없다 말하느니라. 이런 까닭에 부처가 말하기를 ‘결정한 뜻이 참된 네 의지로 지혜를 의지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느니라. 지혜라는 것은 여래의 법신을 믿는 것이며, 방편신(方便身)은 믿지 못하느니라. 어찌하여 다만 여래의 방편신만 보고 실로 5음이나 18계나 6입이 있다 하는가? 만약 없었다면 어느 곳에서 왔는가? 지금 현재 사리(舍利)가 쌓여 있으니, 사리가 세상에 나타나 있기 때문에 그 법신을 예식(穢食)하는 몸이라 하는가? 망령되이 이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식(識)은 믿을 수 없다’ 하느니라. 식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식으로 생각하는 자는 이 사람 또한 믿을 수 없는 줄 알아야 하느니라. 뜻을 의지한다는 것은 뜻이 바르다는 뜻이니 바르다는 것은 가득하다는 뜻이요, 가득하다는 것은 소멸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소멸하지 않는다는 것은 여래가 항상하다는 뜻이니라. 여래가 항상하다는 것은 법이 항상하다는 뜻이며, 법이 항상하다는 것은 대중 스님들이 항상하다는 뜻이니, 이것이 부처님이 말한 의지한다는 뜻이니라. 만약 어떤 아첨하기 좋아하고 굽은 마음을 가진 범부가 여래의 자비심으로 덮어줌을 입어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되 게으르고 방일하여 금계(禁戒)를 버리고, 부처님께서 ‘나에게 노비와 법에 맞지 않는 재물을 받아 쌓는 것을 허락하였다’고 말하거나, 만약 배고프고 쪼들릴 때에 나의 여러 제자들에게 ‘스스로 고생하고 곤란해 하지 말라. 나는 노비와 돈과 재물과 금ㆍ은ㆍ보물ㆍ소ㆍ말ㆍ곡식ㆍ쌀을 사고팔아 이익을 생기게 하는 것을 허락 받았다’고 말하여 그가 이와 같은 갖가지 글과 말을 만들어 경과 율을 말하는 자는 다 믿을 수 없느니라. 이 말을 믿는 자는 그 사람 또한 믿을 수 없는 줄 알아야 하느니라. 이런 뜻에서 뜻을 의지하라 하느니라. 그 뜻이 아닌 것은 이 세 법이 다 무상하고 변하여 바꿔지고 마멸하는 것을 말하니, 이것은 뜻이 아니고 문자이니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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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므로 ‘뜻을 의지하고 문자를 의지하지 말라’고 말하느니라. 바로 설사 외도가 설한 경의 뜻이라도 대승에 합치되는 것은 이는 모두 믿을 수 있으니 문자라 할 수 없느니라. 이러한 까닭에 네 가지 의지와 더 나아가 육안을 가진 네 종류의 사람 축에 드는 이는 진실한 의지가 되느니라. 선남자야, 이것이 네 가지 의지이니 마땅히 이렇게 배울지니라.”
10. 분별사정품(分別邪正品)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종류의 법이 있다. 마군이 설한 경이 있으며, 부처님이 설한 경이 있으며, 모든 중생들이 마군을 따라 가르치는 것이 있으며, 부처님을 따라 가르치는 것이 있느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마땅히 어떻게 분별해 알아야 하나이까? 원컨대 듣고자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내가 니원에 든 지 7백 년 후에 여래의 교법이 이로부터 점점 쇠멸할 것이다. 마군이 비구가 되어 정법을 무너뜨리고 어지럽히리라. 사냥꾼의 모습을 하고 스스로 덮어 감추고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의 형상과 부처의 형상을 하나니, 이는 마군 파순이 세속을 여읜 모습을 만들어 세속법을 행하면서 나의 가르침을 무너뜨리고 어지럽히는 것이다. 파순이 ‘여래가 도솔천으로부터 없어지고, 정반왕의 집에 내려올 적에 마야부인의 애욕이 화합하여 그로부터 태어났다. 만약 애욕으로부터 태어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옳지 못하며, 인간의 법과 같되 천상과 세상 사람과 아수라의 공경과 공양을 받는 것은 왜냐하면 숙세에 온갖 덕의 근본을 심어 자신과 처자와 갖가지를 베풀어 주어 그 때문에 부처가 되어 이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하면 이는 마군이 말하는 경전과 율인 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여래ㆍ응공ㆍ등정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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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중생을 교화하려는 까닭으로 세상에 출현하였을 뿐이며, 여래는 그 부모가 익힌 애욕으로부터 태어난 것이 아니며, 이런 모습은 세간에 따르는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니, 마땅히 이것이 부처가 말한 경과 율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마군의 경전과 율을 따라 믿으면 이런 무리는 마군의 가르침을 따르게 되는 줄 알아야 하느니라. 만약 여래가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자는 마땅히 보살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또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여 두루 시방을 향하여 각각 일곱 걸음을 걸었다는 것은 시현한 것이 아니니, 시현했다 말하는 것은 믿을 수 없다’고 말하면 이들 경전과 율은 마군이 말한 것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만약 ‘여래가 처음 세상에 태어나 두루 시방을 향하여 각각 일곱 걸음을 걸었으니 이는 곧 여래가 방편으로 시현한 것이다’라고 말하면 이들 경전과 율은 부처님이 말한 것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마군이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이런 무리는 마군의 가르침을 따르게 되는 줄 알아야 하느니라. 부처님이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자는 보살인 줄 알 것이니라. 또 ‘여래가 천신의 사당에 가 공경히 예배하였다’고 말하며, ‘천신이 보살에게 예배한 것이 아니니 까닭이 무엇이냐? 천신이 먼저 태어나 있었고 여래가 뒤에 태어난 까닭이다’고 말하면 이는 마군이 말한 경전과 율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여래가 방편으로 천신의 사당에 들어갔을 적에 여러 천왕들, 제석천왕과 범천왕이 모두 공경히 예배하고 보살을 모시었으니, 이러한 모습은 여래가 말한 것이니라. 마군이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이런 무리는 마군의 가르침을 따르게 되느니라. 부처님이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자는 보살이니라. 또 여래가 왕태자가 되었을 적에 ‘궁인들과 채녀들과 5욕을 스스로 즐겼다’고 말하면 이는 마군이 말한 경전과 율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여래가 깊은 궁전에 있을 적에 채녀들이 즐거워 기뻐하였으나 침을 뱉듯이 버리고, 집을 버려 도를 배웠으니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이 마땅히 여래의 경전과 율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마군이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이런 무리는 마군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며, 부처님이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자는 보살인 줄 알 것이니라.
또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시면서 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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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과 금ㆍ은 보물과 노비를 받아 모았으며, 코끼리ㆍ말ㆍ소ㆍ양ㆍ닭ㆍ개ㆍ고양이ㆍ이리ㆍ원숭이ㆍ쥐ㆍ구리ㆍ무쇠ㆍ유리ㆍ진주ㆍ자개ㆍ금ㆍ은ㆍ보옥ㆍ산호ㆍ호박 등 갖가지 온갖 물건과 갖가지 전택(田宅), 갖가지 파는 물건들을 모으거나 남녀를 모아 키우며, 곡식과 쌀을 쌓아 모아 이와 같은 온갖 물건들을 세간을 불쌍히 여기는 까닭에 모두 받았다’고 말하면 이와 같은 무리들은 마군의 말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 일체 중생의 무리들을 불쌍히 여겨 나라림(那羅林)에 머물면서 미라기라(彌羅耆羅) 바라문과 파사닉왕(波斯匿王)을 위하여 ‘대왕이여, 나의 제자들이 법에 맞지 않는 물건을 받으면 옳지 않소이다. 만약 금ㆍ은ㆍ노비ㆍ코끼리ㆍ말ㆍ소ㆍ양ㆍ닭ㆍ개ㆍ고양이ㆍ이리ㆍ원숭이ㆍ쥐ㆍ구리ㆍ무쇠ㆍ유리ㆍ금ㆍ은ㆍ진주ㆍ자개ㆍ옥돌ㆍ산호ㆍ호박 등 갖가지 온갖 물건과 갖가지 전택과 갖가지 파는 물건들을 모으거나 남녀를 모아 키우며, 곡식과 쌀을 쌓아 모으며, 스스로 익히고 가르쳐 익히게 하여 관상과 주문과 온갖 새들의 말을 배우게 하고, 천체의 운행을 관측하여 달력을 만들며,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일식과 월식을 우러러 역수(曆數)를 관측하며, 꽃다발을 묶고 나무를 공교하게 만드는 것을 배우며, 점을 치고 해몽하는 64술법[術]을 배우며, 음식을 소화하고 입술과 치아를 치료하는 약을 먹으며, 화만을 몸에 걸치며 아첨하고 굽실거리고, 천천히 걸으며, 만족해하는 모습을 나타내어 실로 싫어함이 없으며, 웃고 떠들고 말하며, 맛을 탐해 생선과 고기와 좋은 음식을 먹으며, 온갖 독약을 합하며, 온갖 향유를 합하며, 온갖 악기와 가죽신과 우산을 만들며, 대나무를 엮고 조각을 만들어 그림을 그리고 문채와 수를 놓으며, 갖가지 약을 먹으며, 온갖 향을 합해 섞으며, 왕가(王家)에 나아가는 말을 배우며, 앉고 일어나 말하며 웃고, 잠자코 여인들이 꽃으로 장엄해 꾸미는 도구를 만드는 것을 배우며, 장난치고 말하며, 온갖 색의 의복을 맞추고, 금누각을 지으며, 술집과 음녀의 집에 들어가는 이와 같은 갖가지 법에 맞지 않는 물건들을 혹 만들거나 혹 받거나 혹 가지고 사람들에게 베풀면 이렇소이다. 대왕이여, 이 모든 형상의 무리들은 내가 허락하지 않은 것이오. 왜냐하면 이들이 법답지 못하면 마치 잡초가 좋은 곡식의 싹을 해치는 것과 같나이다. 내가 괴롭게 다스려 몰아내 나가게 하도록 허락하였소이다’라고 말하였으니, 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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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말하는 것은 마땅히 여래의 경전과 율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마군이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이 무리는 마땅히 마군의 가르침을 따르게 되는 줄 알아야 하느니라. 부처님이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자는 보살이니라.
또 ‘여래가 능히 천신의 사당에 들어감을 시현하지 않았으며, 또한 다시 저 여러 천인의 무리들을 조복하지 않았으며, 또한 능히 96종의 도 가운데서 출가하지 않았으며, 능히 겁의 성패를 나타내지 않았으며, 모든 의방술을 배우지 않았으며, 또한 능히 남의 종이 되어 남녀 약나무로 하여금 왕ㆍ대신과 같게 함을 나타내지 않았다. 만약 여래가 이런 일을 하였다’고 말하면 여래가 한 것이 아니고 삿된 견해의 무리이리라. 여래는 평등하여 칼로 베고 향으로 바르더라도 중도에 처하여 원망함도 없고 사랑함도 없으며, 또한 이런 것이 있지도 않다. 이와 같은 모양은 마땅히 마군이 말한 경전과 율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일체 모든 천신의 사당에 들어감을 나타냈고, 96종으로 출가함을 나타냈고, 겁의 성패를 나타냈으며, 온갖 주술과 글씨를 배우는 집에 들어갔으며, 종이 되고 남자가 되고 여자가 됨을 나타냈으며, 혹 약초 국왕과 대신이 되며, 음사(淫舍)에 들어감을 나타냈으며, 혹은 장자ㆍ거사ㆍ범지ㆍ빈궁한 남녀 및 남자 아닌 이가 되었으며, 두루 일체 25유에 갖가지 변화를 나타내되, 저들의 의혹하고 어지럽힘이 되지 않았다. 마치 연꽃이 진흙물에 물들지 않는 것과 같았느니라.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모든 중생들을 교화 제도하려는 까닭으로 세간을 따랐으니, 이와 같은 모습은 여래가 말한 경전과 율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마군이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무리는 마군의 가르침을 따르게 되느니라. 부처님이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자는 보살이니라. ‘우리의 경전과 율은 세존께서 설하신 바라 죄와 악과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 거친 죄, 성죄(性罪), 제한하는 죄니, 우리가 설한 계가 진실하고 너희가 설한 계는 헛되니, 어찌 우리가 설한 것을 버리고 너희가 설한 것을 취하겠는가? 너희가 이 율을 세속의 말이라 하겠는가? 우리의 이 경전과 율은 여래가 설한 9부의 계경(契經)에 이미 인봉(印封)이 되었으니 9부의 인봉된 가운데 나는 일찍이 방등경이 있다는 한 구절 한 글자 외마디의 말도 듣지 못하였으니, 여래가 설한 경이 10부만 있는가? 방등경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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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수가 한량없으니 모두 마땅히 조달이 지은 것일 것이로다. 일체의 뜻을 무너뜨리고 헛된 말을 만들었으니 방등경에 나온 뜻은 거짓으로 만든 것이라 나는 믿지 못하겠다’고 말하리라.”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말하는 자는 내 법의 가르침을 어지럽히고, 여래의 방등계경을 비방하나니, 이와 같이 말하는 자는 마땅히 마군이 말한 경전과 율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당래의 세상에 이와 같은 무리가 있어서 각각 스스로 ‘우리에게도 경전과 율이 있다’고 말하며, 삿되게 말한 경전과 율로써 함께 논쟁할 것이다. 어떤 비구들은 9부의 경 겉에 내가 별도로 이 대승방등대경을 말한 줄 알고, 믿어 향하는 마음이 있어 계율에는 삿된 견해에 집착하지 아니하고 청정하지 못한 위의를 능히 다 버리고 나의 법과 율을 청정하게 갖추어서 마치 보름달과 같으며, 낱낱의 경전과 낱낱의 법과 율과 낱낱의 계행을 알아 그 수효가 항하의 모래만큼이라 계산할 수 없는 진실한 뜻과 갖가지 뜻은 모두 부처가 말한 것이다. 만약 ‘우리의 경전과 율에는 계가 없다’고 말하면 마땅히 알 것이니, 이 계는 부처님이 말한 바가 아니니라. 나의 ‘가르침을 제한한 것이 계를 지니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자는 이들은 계를 범한 사람이 되느니라. 그 어떤 경에 욕망을 줄이고 청정하고 소박하게 하라고 말한 것은 부처의 말에 합당하니, 이러한 뜻은 모두 대승경전에 말한 바임을 알아야 하느니라. 만약에 여래가 일체 중생들을 안온하게 제도하는 까닭에 이와 같은 대승인 니원방등경을 말했다고 말하는 자는 이들은 나의 제자로 알아야 하느니라. 다르게 말하는 자가 있으면 나는 그의 스승이 아니니라. 나의 처소에 출가하여 도를 배우지 않는 자는 모두 삿된 견해를 가진 외도의 제자이니라. 이러한 모양으로 말한 것은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부처가 말한 경전과 율이니라. 마군이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이러한 무리들은 마군의 가르침을 따르게 되느니라. 만약 여래가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자는 보살로 알아야 하느니라. 여래가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여 공하여 없는 지혜를 얻어 중생을 위하여 괴로움과 공함과 내가 아님을 말하고 이제 덧없이 열반에 들어감도 또한 세간을 따름을 보여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 이와 같이 말하는 자는 마땅히 알라. 마군의 가르침이니라. 여래는 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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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릴 수 없어 한량없고 수없는 공덕을 성취하여 부처님ㆍ세존이 되어 항상 머무는 법이며, 변하여 바뀌지 않는 법이며, 일체가 다라(多羅)나무를 베는 것과 같지 않느니라. 세존이 네 가지 제도하지 못하는 법은 다라나무를 베는 것과 같다 말했으며, 또 낱낱이 제도하지 못함은 마치 돌을 쪼개는 것과 같다 말했으며, 과인법(過人法:世間法)은 무간지옥 등의 위라 말했으니 과인법을 얻지 못하고 얻었다고 말하는 까닭이니라.
어떤 한 비구가 욕망이 적고 만족할 줄 알았으며, 또 지식이 많아 왕과 대신 및 세상 사람들이 보고 모두 공경하여 게송을 말하여 저 비구의 갖가지 공덕을 찬탄하였다.
‘존자는 이 몸을 버리고 나면 마땅히 불도를 이루리라.’
비구가 듣고 이렇게 말했다.
‘그대들은 과(果)를 얻지 못한 사람을 도과(道果)로써 찬탄하지 마십시오. 이 욕심 많은 이름을 부처님은 허락하지 아니하셨습니다. 그대들은 잠자코 몸과 수명을 다하지 마십시오. 내가 법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명자(名字)에 욕심이 많아 아직 도과를 얻지 못한 것을 내 스스로 아나이다.’
그러자 저 국왕과 여러 대신들이 비구에게 말하였다.
‘이제 그대 존자는 바로 부처님이 되었소이다. 온 세상이 다 소문을 듣고 모두 그대로부터 율과 경전과 기론을 배울 것입니다.’
마땅히 알 것이니, 저 왕과 대신들이 게송으로 한량없는 공덕을 찬탄하였으나 저 비구는 범행을 닦아 지녀 어기거나 범한 바가 없었느니라. 제도하지 아니하고 범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일컫되 남을 능가하는 법을 얻었다 하지 않았느니라.
또 어떤 비구는 자세히 여래장경의 말씀을 말하였다.
‘일체 중생이 모두 불성이 있으니 몸 가운데 있는 한량없는 번뇌를 모두 제거해 없애고 나면 일천제를 제외하고 부처가 문득 나타날 것이다.’
그때 국왕 대신들이 이 비구에게 물었다.
‘그대들 몸속에 모두 불성이 있다 하니 그대가 부처가 되었는가, 부처가 되지 못했는가?’
저 비구가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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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부처가 되었는지 되지 못했는지 모르지만 그러나 내 몸 속에 실로 불성이 있나이다.’
다시 비구에게 말했다.
‘그대는 이제 일천제의 무리가 되지 않으면 내가 스스로 마땅히 부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비구가 말하였다.
‘그렇소이다. 다만 내 몸 속에 실로 불성이 있소이다.’
그러나 비구가 비록 이 말을 하여도 스스로 남을 능가하는 법을 얻었다 한 것은 아니니, 실로 불성이 있다 하여 계를 베풀어 생기게 한 까닭이니라. 다시 어떤 비구가 생각하되 ‘내가 마땅히 성불할 것은 결정코 의심이 없다’고 하였다면 비록 도과를 얻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복이 한량이 없으리라. 이러한 뜻에서 일체 비구들은 모두 마땅히 이러한 사유법(思惟法)을 수행해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80억 가지의 청정하지 못한 법이 이로부터 여의게 되기 때문이니라. 청정하여 욕망이 없어짐을 성취하여 여래의 참된 성품이 이로 말미암아 나타나 백천 가지 모든 법보장을 얻게 되느니라. 크게 어여삐 여기는 세존이 이렇게 말하느니라. 이와 같은 모양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여래가 말한 경전과 율이니라. 마군이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그러한 무리는 마군의 가르침을 따르게 되느니라. 부처님이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자는 보살이니라.
또 ‘4타(墮)ㆍ13승잔(僧殘)ㆍ30사법(捨法)ㆍ91타법(墮法)ㆍ중다학법(衆多學法)ㆍ4회과법(悔過法)ㆍ2부정법(不定法)ㆍ7멸쟁법(滅諍法)도 없고 비니(毘尼)를 넘음도 없으며, 또한 추악한 죄도 없고 5역(逆)도 없으며, 경법을 비방함도 없으며, 일천제도 없으며, 또한 이 모든 계를 범한 과보로 지옥 속에 떨어짐도 없다’고 말하고, ‘모든 비구들 및 외도들은 모두 마땅히 천상에 태어날 것이거늘 그런데도 부처님ㆍ세존이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게 하려는 까닭으로 이러한 계율을 말씀하셨다’고 말하며, ‘만약 마음대로 지극히 세상의 쾌락을 즐기려는 자는 마땅히 법복을 버리고 다시 5욕락을 누리고, 5욕이 싫어지면 허물을 뉘우쳐 선을 닦아라.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적에 또한 어떤 비구들이 5욕을 누리고도 천상에 태어났으며 해탈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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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이런 일이 있었으니, 내가 홀로 지어낸 것이 아니다.
4타법과 5계 및 일체 청정하지 못한 율의를 범하고 법에 맞지 않는 물건을 받아도 다 해탈을 얻나니, 만약 비니를 흐트러뜨리는 죄는 도리천의 해와 달의 연수만큼 8만 4천 년을 지옥 속에 떨어진다는 것과 다른 책에 말한 죄의 차이가 가볍고 무거운 것들은 모든 율사들이 거짓으로 말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이라 하나 이는 믿을 수 없는 것이다’라고 말하면 이와 같은 모양은 마땅히 알 것이니, 마군이 말한 경전과 율이니라. 비니를 흐트러뜨리는 죄가 가장 미세하니, 만약 어떤 비구가 이 낱낱의 미세한 율의를 범하거나 알고 숨기기를 거북이 여섯 군데를 감추는 것과 같이 하면 마땅히 알 것이니, 이러한 무리들은 가까이하지 말 것이니라. 내가 게송으로 말한다.
만약 미세한 죄를 범하거나
잠자코 거짓말을 하는 자는
뒷세상을 생각하지 않아
짓지 않을 악이 없다.
이런 것들은 모두 여래의 가르침으로 틀림없는 말씀이거늘 하물며 추악한 죄를 범하겠는가? 계는 거친 계나 미세한 계 없이 마땅히 견고하게 지녀야 하나니 불성을 위한 까닭이니라. 만약 9부 경전에 중생이 모두 불성이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 하거나 또 방등경은 내가 아님을 말했다 하면 이는 9부의 경을 비방하는 것이다. 어떻게 중생의 견해를 일으킨 것이 아니겠는가? ‘9부의 경 가운데 일체 중생이 모두 불성이 있다 했으나, 일찍이 듣지 못했으니 내가 마땅히 무엇을 취하리오?’ 하거나 혹 능히 스스로 일컫되 남을 능가하는 법을 말한다 하면 마땅히 알 것이니, 이들은 큰 바다에 갖가지 보배가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으니라. 저들이 비록 9부의 경을 받아 배우나 방등은 중요한 대승 바다의 갖가지 법의 보배를 간직했으니 저들의 경계가 아니니라. 그러나 부처님이 말한 법은 일체 성문과 연각을 위한 것이 아니니 모두 그 경계가 아니니라. 부처님이 말한 인연의 모습을 보면 또한 능히 일체 중생이 여래의 성품이 있음을 알 것이다. 내 수명의 상을 무너뜨리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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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마음을 중도에 두고 ‘내 몸 가운데 모두 불성이 있으니 내가 마땅히 부처가 될 것이다. 내가 지금 다만 마땅히 모든 번뇌를 다하겠다’고 말하면 이와 같이 말하는 자는 나의 성문이요, 만약 이와 다르게 하는 자는 이름이 스스로 남을 능가하는 법이 있다 일컫는 것이니라.
또 ‘내가 이미 부처가 되었으며, 내가 이미 법을 보았으며, 부처의 땅에 머문다’고 말하면 이는 스스로 남을 능가하는 법을 얻었다 하는 것이 된다. 그렇게 하지 않는 자라야 이들이 오래지 않아 마땅히 불도를 이룰 것이다. 이와 같아야 틀림없는 매우 심오한 부처님 가르침이니라. 모든 비구들 중에 스스로 남을 능가하는 법을 얻었다 하거나, 이양을 위한 탓에 아첨하고 굽은 마음으로 천천히 거닐며 걸식을 행하는 것을 나타내며, 어리석어 계를 범해 도과를 얻지 못하고 과를 얻었다고 사람을 향하여 칭찬해 말하면서 널리 함께 듣고 아는 이들이 공경하여 받들어 섬기게 하고, 더욱 탐착을 늘려 공양을 엿보고 바라면서 법을 닦지는 아니하고 위의를 보여 나타내 사람들의 뜻을 즐겁게 하겠다는 생각만 하면, 나는 이러한 무리들은 스스로 일컫되 ‘남을 능가하는 법을 얻었다’고 말하는 무리라 하느니라.
다시 어떤 비구가 바른 법을 보호하여 유지하려는 까닭으로 이양을 구하며 명성을 탐착하여 이와 같은 생각을 한다. 마땅히 일체 아는 사람들로 하여금 훌륭하다 칭찬하게 하고 공경하여 받들어 섬기게 해서 내가 마땅히 이로 인하여 외도와 계를 범한 자들을 항복시키고, 여래 천존(天尊)의 덕을 빛내어 드날리며, 널리 방등반니원경을 말하여 중생들을 열고 인도하여 여래가 말씀하신 경전과 율 및 율의 권속들을 잘 알게 하고, 자신의 여래 종자를 키워 속히 불성으로 하여금 개발하여 나타나게 하고, 한량없는 번뇌의 우환을 한꺼번에 제거하여 소멸케 하고, 여러 중생들에게 ‘그대들은 모두 여래의 성품을 이루어 모든 번뇌를 멸할지어다’라고 말하면서 마음은 법을 보호하는 데 두겠다는 이러한 말을 하면 나는 이들을 보살이라 말하느니라. 법을 보호하기 때문에 스스로 ‘남을 능가하는 법을 얻었다’고 말하지 않느니라. 비니를 흐트러뜨리는 죄는 도리천에 있는 것이 8만 4천 년 동안 지옥 속에 있는 것과 같거늘 어찌 하물며 추악한 죄[麤罪]를 짓겠는가? 그 대승에서 추악한 죄가 있는 자는 마땅히 쫓아내야 하나니, 가져다 두는 것은 추악한 죄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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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들이 지켜 보호하는 탑물(塔物)을 겨자만큼이라도 가지거나 주인에게 묻지 않고 경권을 가지는 자는 모두 추악한 죄니라. 도적질하는 마음으로 탑을 부수는 것도 또한 추악한 죄를 범하는 것이니, 다 마땅히 쫓아내야 하느니라. 만약 왕이나 대신이 낡은 탑과 절을 고치고자 사리에 공양 올리며 혹 공경하는 까닭에 한 비구를 세워 경영하게 하고 왕이나 대신이 돈과 재물을 맡겼을 적에 저 비구가 문득 가져 스스로 사용하여 왕이나 대신의 꾸짖음을 당하면 이러한 비구도 또한 마땅히 쫓아내야 하느니라. 남자 구실을 못하는 자와 2근(根)을 가진 자도 쫓아내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5계를 흐트러뜨리기 때문이니라. 나아가 개미 따위에게라도 모두 마땅히 자비로운 마음으로 두려움 없는 보시를 하는 것이 사문의 법이며, 설사 술이나 향이 있더라도 모름지기 멀리 여의는 것이 사문의 법이며, 바로 꿈속에서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사문의 법이며, 꿈에서도 여인과 같이 있지 않는 것이 사문의 법이니, 만약 꿈속에서 같이 있으면 비록 계를 범하지 않았더라도 향과 꽃 등은 사람을 방종케 하고, 마음에 방일을 일으키며, 모두 낮에 본 것을 말미암아 마음이 따라 생기기 때문에 몽상이 있다. 저 꿈에서 깨고 나면 또한 어지러운 생각이 더하나니라. ‘자식을 먹는다’는 생각으로 걸식을 행할 것이거늘, 어떻게 훔치려는 마음을 내겠는가? 꿈속에서라도 그런 마음이 생기면 마땅히 속히 제거해 없애야 하느니라. 이와 같은 모양새라야 마땅히 여래의 경전과 율인 줄 알 것이니라. 마군이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이러한 무리들은 마군의 가르침을 따르게 되느니라. 부처님이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자는 보살이니라. 여래가 ‘대인좌법(大人坐法)으로 가고 그치는 위의를 받으며, 말하지 않는 법을 받으며, 바위에 몸을 던지고 독을 마시며, 단식하여 죽으며, 중생을 묶거나 매고 자신의 몸을 살리며, 무라업(茂羅業)을 지어 주술로 목숨을 해치는 것을 허락하였다’고 말하며, ‘전다라 등 남자 구실을 못하는 자와 근(根)이 두 개인 자와 지절(支節)을 갖추지 못한 이를 모두 출가를 허락하였다’고 말하며, 중생을 불쌍히 여긴 까닭에 우유ㆍ꿀ㆍ비단ㆍ가패(珂貝)ㆍ가죽과 온갖 곡식과 쌀 등을 모두 입고 먹지 않았다고 말하고, 모든 초목에 목숨이 있다는 생각을 하였으며, 자비심 때문에 열반하여 길이 멸했다고 말하면 이와 같은 모양새는 마땅히 마군이 말한 경전과 율임을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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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니라. 대인좌의 네 가지 위의를 제외하고, 만약 내가 독을 마시고 불에 들어가며, 단식하고 바위에 몸을 던지며, 중생을 죽이며, 무라업을 지어 주술로 목숨을 죽이며, 우유ㆍ꿀ㆍ비단ㆍ가패ㆍ곡식ㆍ쌀을 익힌 고기라는 생각을 하였으며, 일체 초목이 목숨이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고 말하면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은 내가 허락하지 아니한 것이다. 이런 말을 하는 자는 마땅히 외도들의 제자인 줄 알 것이니라. 내가 허락한 것을 따라 능히 행하는 자라야 나의 제자이니라. 4대(大)에 목숨이 있다는 생각을 말하지 않았으니, 이와 같이 말한 것은 부처님이 말한 경전과 율인 줄 알 것이니라. 이와 같이 비유해 말한 것이 많아 한량이 없느니라. 마군이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자는 이런 무리는 마군의 가르침을 따르게 되느니라. 부처님이 말한 경전과 율을 따라 믿는 자는 보살이니라.
선남자야, 이와 같이 말한 것에 마군이 말한 경전과 부처님이 말한 경전의 차별된 모습을 마땅히 분별해 알아야 하느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오늘 비로소 여래의 매우 심오한 말씀을 알았나이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좋고 좋구나. 선남자야, 마땅히 이와 같이 배울 것이니 이것이 지혜로운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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